삶이 보이는 창은 낮은 곳을 지향한다. 결코 권력을 지향하거나, 자본의 축적을 지향하거나 하지 않는다.

 

낮은 곳에서 자신의 할 일에 최선을 다하는 사람들의 모습이 실려 있다. 그냥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 아니라, 올바름을 추구하는 삶에 최선을 다하는 사람들.

 

그래서 가끔은 가슴이 찡하기도 하고, 마음이 따뜻해지기도 하고, 세상에 대한 분노에 주먹을 쥐게 되기도 한다.

 

이번 호 특집은 무언가로부터 벗어나 자유롭게 산다는 것, 자유롭게 살고자 하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있다. 그래, 아무리 인간이 '사회적 관계의 총체'라고 하지만, 관계를 떠나서는 인간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하지만, 가끔은 자기만의 방을 지니고 싶어하듯이, 이러한 관계가 굴레로 다가오기도 한다. 굴레로 다가오는 관계는 이미 자신의 삶을 방해하는 존재가 된다.

 

이럴 때 앞뒤 따지지 않고 뚝 끊고 자신의 삶을 살아갈 수 있는 사람. 살아가는 사람, 그런 사람들의 이야기가 이번 호에 있다.

 

이런 사람들 이야기 외에도 우리의 일상에서 나름대로 열심히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이 나온다. 그런 삶은 남의 삶이 아니라, 바로 우리의 삶이기도 하다.

 

여기에 이번 호에 실린 손바닥 소설은 통쾌한 웃음을 터트리게 한다. 세상에 한미 FTA를 이렇게 풍자할 수 있다니... 짧은 소설에 들어 있을 내용은 다 있으니, 조금이라도 한미 FTA에 대해 생각해 본 사람은 우리나라 재벌 문제와 정치 문제와 그리고 이 자유무역 문제를 연계해서 웃음을 지을 수밖에 없을테다.

 

역시 삶이 보이는 창에 실릴 만한 소설이다. 아주 짧지만 통쾌하다. 아니 슬프다. 이게 현실이 될 가능성이 너무나 많기에. 그런 현실을 이겨낼 수 있는 힘이 웃음이라지만, 그냥 웃고 마는 것이 아니라, 웃음을 힘이 되게 하기 위해 우리가 어떻게 해야 하나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하는 소설이기도 하다.

 

우리가 삶에서 겪는 소소한 일들이 우리를 만들어간다는 사실. 이 책을 읽으며 늘 드는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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