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쁘게 살아왔다. 너무도 바쁘게.

 

주변을 돌아볼 틈도 없이, 앞만 보고, 오직 시계와의 싸움을 했는지.

 

모모에 나오는 창백한 회색신사들처럼.

 

삶의 시간을 아낀다는 이유로, 오히려 시간에 쫓겨 사는 삶을 살아오진 않았는지.

 

그 여파로 아이들에게도 시간을 뺏지는 않았는지.

 

세계에서 가장 공부시간이 길다는, 어른보다도 더 많은 학습 노동을 한다는 우리 아이들.

 

이 아이들에게 뺏은 것이 시간만일까?

 

오히려 우리는 아이들에게 삶을 빼앗고 있지는 않을까?

 

삶을 빼앗아 놓고, 왜 너희들은 그리고 폭력적이냐고, 너희들은 왜 남을 배려하지 못하느냐고, 이제는 학교에만 맡겨서는 안 되겠다고, 너희들을 경찰이 관리해야겠다고...너희들, 체육이 부족해, 그럼 체육시간 늘려줄게로... 이렇게 나아가고 있다.

 

아이들이 왜 인간성을 잃었는지, 왜 남들과 함께 하는 즐거움을 잃었는지 생각하지 않고 말이다.

 

아무 것도 없는 동네에서 아무 것도 없는 아이들이 오직 시간만을 가진 아이들이 얼마나 재미있게 시간을 보내고, 함께 어울리는지, 그들의 삶이 얼마나 풍요로왔는지, "모모"의 앞부분을 읽어 보자. 아이들의 삶만이 아니라, 어른들도 얼마나 풍요로운 삶을 살 수 있는지...

 

우리가 잀은 것은 과연 무엇인지... 아이들이 폭력적인 생활을 하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이 책 "모모"에는 너무도 잘 나와 있다. 답은 이미 나와 있는데, 해결책을 엉뚱한 데서 찾고 있다. 어른들을 통제하는 것도 모자라, 이제는 학생들까지 경찰이 관리하겠다고 하니...

 

아니, 문제 학생만인가? 세상에 문제 학생이 누구인가? 오히려 너희는 문제야 하고 말하는 어른이 더 문제 아닌가.

 

제발, 아이들을 가만히 내버려 두자. 가만히 내버려 두면, 그들이 놀 시간이 있으면, 그들은 그들대로, 또 우리들 어른과 같이 잘 지낸다.

 

아이들에게 "모모"를 읽을 시간도 주지 않으면서... 무슨 폭력 대책은?

 

체육 수업을 늘리는 것도, 경찰이 소위 문제 학생을 관리하는 것도, 아이들이 놀 시간을 주는 것보다 좋은 대책이 아니다.

 

우리 아이들에게는 어른들의 이런저런 대책보다는 그냥 그들만이 가질 수 있는 시간이 더 필요하다. 아이들에게서 빼앗은 시간 되돌려 주어야 할 때다.

 

우리 모두 "모모"를 읽자. 여기에 폭력 대책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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