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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력의 거짓말
고이데 히로아키 지음, 고노 다이스케 옮김 / 녹색평론사 / 2012년 1월
평점 :
품절
얼마 안 있으면 후쿠시마 원자력 발전소 폭발 사고가 일어난 때가 된다. 겨우 1년이 지났을 뿐인데,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이, 우리는 모두 그런 일이 있었나 하고 지내고 있다. 원자력 발전소 폭발 사고 직후 원자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우리나라에서도 방사능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었는데, 지금은, 고민하는 사람이 있겠지만, 다들 나 몰라라 하고 있다. 이렇게 우리가 무관심하게 원자력을 방치해도 될까? 원자력은 남의 얘기에 불과할까? 원자력 발전소가 20기가 넘는 우리나라인데...
이 책은 이 책보다 조금 일찍 나온 "은폐된 원자력-핵의 진실"과 내용이 겹치는 부분이 많다. 내용이 겹치지만, 오히려 더 쉽게 쓰여 있어 이해하기는 이 책이 더 편하다. 그 책이 조금 더 과학적인 자료와 근거를 제시한다면, 이 책은 그 근거들을 토대로 대중에게 원자력의 실상을 알려준다는 목적이 더 강하다고 볼 수 있기에 조금 더 쉽게 원자력에 대해 접근하고 있다.
몇 가지 생각할거리가 있다.
우리는 방사능으로부터 안전할까? 후쿠시마에서 나온 방사능이 우리나라엔 오지 않았을까? 글쎄... 도무지 연구소들에서 발표를 하지 않으니 알 수가 없지만, 이 책의 내용을 보면, 1986년 체르노빌 원자력 발전소 폭발사건 때 방사능이 일본에까지 왔다고 하니까, 지금의 폭발이 우리나라에 영향을 끼치지 않을 리가 없다는 생각이 드는데... 참, 그럼 그 때 일본에서도 체르노빌 폭발사고의 영향을 받았다면, 우리는? 나도 그 영향을 받았을텐데.. 우리는 아무런 준비도, 대책도 없지 않았나? 아니 그런 일이 있는지도 모르고 지내지 않았나...
지금 우리나라 방사능으로부터 결코 안전하다고 봐서는 안된다. 그렇다면 우리의 먹을거리들이 많이 오염될 수도 있지 않나? 특히 해산물 같은 경우는 일본과 우리가 가까운 바다를 이용하고 있는데... 무엇 하나 밝혀진 것이 없으니... 답답하기는 한데... 충격적인 사실 하나. 이 책의 저자는 방사능에 감염이 된 먹을거리들은 인정을 하자고 한다. 다만, 아이들에게는 그런 먹을거리를 먹이지 말고, 어른들이 특히 나이 든 어른들이 먹자고 한다. 방사능에 오염된 먹을거리들을 우리가 모두 먹지 않고도 살 수 있으면 좋겠지만, 그는 불가능한 일이고, 그렇다면 방사능에 그래도 덜 민감하게 반응하는 어른들이 먹어야 하지 않겠나 하고 주장하고 있다. 참, 주장도 주장이지만 섬뜩하다. 언제 우리에게 이런 일이 닥칠지 어떻게 하나. 해결책은 만에 하나라도 철저하게 준비하는 일. 가장 좋은 해결책은 그 만에 하나가 아예 생기지 않도록 하는 일. 원전을 건설하지 않고, 가동하지 않으면 된다.
그 일환으로 일본에서 한 사람이 광고에 원자력발전이 '깨끗하다'는 표현을 써서 하는 광고에 문제제기를 해서 일본광고심사기구에서 '깨끗하다'란 표현은 잘못된 광고 표현이라는 결정을 얻어냈다는 얘기가 있다. 사람들의 의식을 호도하는 광고를 소비자의 힘으로 막아내려는 노력을 했다고 보는데... 이런 노력들이 하나하나 뭉쳐지면 원자력발전을 막는데 큰 힘이 되지 않을까 한다.
여기에 학교에 위대한 과학자로 가르치는 퀴리 부인 얘기를 해도 되겠다. 노벨상을 받고, 그 자식까지도 노벨상을 받은 위대한 과학자인 퀴리 부인이 죽게 된 결정적인 이유가 바로 방사능이라는 사실. 그런 사실을 학생들이 알게 된다면 방사능의 위험에 대해 아주 어렸을 때부터 인식하게 될테니... 미래에는 원자력 발전 운운하는 일이 좀 줄어들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고.
또한 녹색평론 2012년 1,2월호에도 실리기도 했지만, 우리가 아무 생각없이 치료하는 엑스레이부터 컴퓨터단층촬영(일명 씨티)도 한 번쯤 다시 생각해 봐야 한다. 그것이 아무리 미미한 양이라고 하더라도 방사능임에는 틀림이 없고, 그 촬영실 앞에는 노란색 경고표시가 늘 붙어 있으며, 관계자외 출입금지라는 엄격한 통제구역임에 틀림이 없다는 사실. 그러한데도 우리는 일이 있을 때마다 무슨 소화제를 먹듯이 엑스레이를 찍고 씨티 촬영을 하고 있으니, 과연 몸에 아무런 이상이 없을까 하는 생각. 의사들은 그 문제에 대해서 심각하게 고민을 해봤을까 하는 생각.
또 방사능 폐기물들 처리 문제.. 이거야 도대체 답이 나오지 않는 문제이니. 좋은 말로 방사능폐기물이지 그냥 일반적으로 말하면 핵쓰레기이다. 이 핵쓰레기 처리가 문제가 되어 우리나라도 심각한 갈등을 겪기도 했는데.. 아직도 해결이 되지 않았다. 그런데 저준위 폐기물 말고 몇 백만년이나 보관해야 하는 고준위 폐기물은 또 어쩔건가? 원자력 발전이 계속 이루어지고 있는데, 이런 폐기물들은 계속 나오고 있는데... 처리 방법은 없는데... 있더라도 확실하지 않고, 후손들에게 책임을 전가하고 있는데.. 오죽했으면 이 책에서는 방사능 묘지라는 말이 나오겠는가? 체르노빌이나 후쿠시마에서는 이런 방사능 묘지가 만들어질 수밖에 없지 않나 하고 주장하는데...
방사능 묘지... 바람의 계속 나우시카를 보면, 방독면 없이는 밖에도 나가지 못하고, 모든 것이 오염되어 있는 부해가 나오는데... 왜 그 장면이 자꾸 떠오르는지...
이 책... 너무도 쉽게 쓰였다. 잘 읽힌다. 그리고 원자력의 문제점을 너무도 잘 지적해 주고 있다. 그냥 넘어가서는 안될 문제이니, 이런 책을 읽고 원자력에 대해 자꾸 이야기를 해야 한다. 이야기를 해서 대책을 세우도록 압력을 가해야 한다. 그래야만 우리도, 우리의 후손들도 안심하고 이 지구에서 살아갈 수 있다.
원자력은 단지 우리나라의 문제만은 아니다. 이 원자력은 그 발전소 자체 하나만으로도 이미 세계적인 문제이다. 그러니 한 국가를 넘어 세계적인 문제로 원자력을 인식해야 한다. 물론 먼저 우리나라에서 이 원자력 문제를 해결해야 하고...
더 읽고, 더 많이 생각하고, 더 많이 행동해야 한다. 원자력에 관해서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