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학생 인권조례 가지고 말들이 많다.

텔레비전에서 인터뷰한 학생들은 머리 기르고 싶어요, 염색하고 싶어요 하고, 교사들은(아니 교감들이었나?) 여자애들처럼(어느 시대인데, 여자애, 남자애 가리는지) 머리 긴 거는 지도하겠다, 지나친 염색은 지도하겠다 하고, 교복이 없어지느니 마느니 하고 있으니...

 

교과부는 서울시학생인권조례 실시하지 말라고 법원에 청구하고 있고, 일선 학교들은 어떻게 해야 하나 우왕좌왕하고 있다는 소식이 신문이나 텔레비전에 단골로 나오고 있으니...

 

여기에 서울시교육감인 곽노현 교육감이 인터뷰에서 한 말이 마음에 꽂혔다.

이제는 학생들 머리 모습이 아니라 머리 속이 중요하다고...

 

그렇다. 겉으로 보이는 모습으로 사람을 판단하려고 하지 않았나, 또 겉모습을 통제함으로써 속마음까지도 통제하려고 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을 해봐야 한다.

 

학생인권조례든 뭐든, 우선적으로 생각해야 할 문제는 학생(청소년)들 자신이다. 자기 몸을 자기 스스로 관리할 수 없게 하고 있는 상태가 바로 지금의 모습 아니던가. 남의 몸을 외부에서 남이 통제하고 있는 상태가 정상이라고 생각하는가?

 

판단 능력이 없다고? 경제 능력도 없다고... 판단 능력이라니.. 제 머리 제가 기르는데, 제 머리 색깔 제가 선택하는데 거기에 판단 능력이 왜 들어가나? 그렇다면 남자애들은 짧은 머리가 정상이고, 여자애들은 묶은 머리가 정상이고, 색깔은 검정색이 정상이란 말인가? 남녀 구분없이 기를 수도, 짜를 수도 있고, 머리 색깔을 자유롭게 할 수도 있지 않나... 여기에 판단 능력이란 말은 들어갈 필요가 없다.

 

제 몸에 대한 남의 통제는 그 자체가 판단 능력을 빼앗는 행위이다. 이는 너는 스스로 네 몸에 대해서 어떻게 할 권리가 없어 하고 외부에서 압력을 가해, 판단 능력이 없는 남이 시키는대로 하게 되는 사람으로 만드는 행위에 불가하다.

 

이렇게 자라온 우리 아이들은 자신의 몸에 대한 통제력을 상실하고, 자신의 몸을 자꾸 외부의 기준에 비춰보게 된다. 남들은 나를 어떻게 볼까 하는 생각이 강하게 드니, 남들과 다르게 하고 싶어하지 않는다. 그것이 남들이 다 입는 옷을 입어야 하고, 남들이 화장을 하면 나도 해야 하고, 남들이 성형을 하면 나도 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나타나게 된다.

 

거리 어디를 나가도 비슷한 옷들, 비슷한 얼굴들 천지인 이 나라, 왜 그렇게 되었을까? 어렸을 때부터 자기 몸을 남의 통제에 빼앗긴 결과일 뿐이다. 이를 모르고 판단 능력 운운하면 이는 안되는 소리다.

 

최근에 노스페이스 교복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학생들 사이에서 노스페이스 옷이 유행하고 있다. 이 옷도 또 가격 차이에 따라 계급이 달라진다고 하니, 이는 자기 표현을 욕구를 억압당한 아이들이 자신을 표현할 줄 모르는 모습이 나타난 증거라고 해야 한다.

 

아이들은 노스페이스로 자신의 계급을 구분한다면, 어른이 되면 무엇으로? 당연히 명품으로, 가격이 계속 오름에도 명품 매장에 줄 서서 사겠다는 사람들을 보라. 이들은 그것이 자신을 잘 표현해 준다고 믿고 있다. 디자인, 실용성 등이 아니라, 오로지 남들의 시선에서 말이다.

 

그러니... 학생인권조례가 반드시 실시되어야 한다.

 

어른들, 동화라고 무시하지 말고 이 책을 꼭 읽어봤으면 좋겠다. 교과부 장관부터 읽어야 한다. 이런 책을 읽어보면 생각이 달라지지 않을까...

 

"엉뚱이 소피의 못 말리는 패션"

너무도 엉뚱한 옷을 입고 다니는 소피와 소피 때문에 고민에 빠진 학교, 그리고 소피를 믿고 학교에서 소피를 강제하지 못하게 하는 부모... 이 황당한 일들이 이 동화책에 재미있게 표현되어 있다. 단지 재미만이 아니라 생각을 많이 하게 해준다.

 

우리가 관심을 가져할 문제는 아이들의 외모가 아니라 아이들의 내면이다. 그 내면이 성숙할 수 있게 최대한 도와 주어야 한다.

이 책에 나오는 부모처럼 아이들의 표현 욕구를 받아주어야 한다. 그러면 아이는 자신만의 표현 방법을 알게 된다. 그렇게 자신을 표현할 줄 아는 사람은 어른이 되어서도 남의 시선보다는 자신만의 미적 표현 방법을 추구하게 된다.

 

지금 어른처럼 명품, 비싼차, 그리고 인공 얼굴, 인공 몸매가 아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