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좋은 수업이란 무엇인가
힐베르트 마이어 지음, 손승남 옮김 / 삼우반 / 2011년 12월
평점 :
품절
좋은 수업이란 무엇인가? 제목이 참 평이하면서도 도발적이다. 평이한 이유는 누구나 한 번쯤은 해보는 말이기 때문이고, 도발적이란 이유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기에 대해서 고민하고, 정리해서 한 권의 책으로 냈기 때문이다.
좋은 수업에 대해서 고민하는 사람은 우선 교사일테고, 다음은 학부모쯤 되려나? 그렇다면 수업의 또다른 주체라는 학생은? 과연 좋은 수업이란 무엇일까 고민을 할까? 그러니 이 책이 도발적일 수밖에.
교육학을 공부하거나, 교사가 되기 위해서 사범대 또는 교대, 그리고 다르게 교직을 준비하는 사람들에게는 이 책의 제목이 전혀 낯설지 않고, 오히려 진부하게 느껴질 수 있고, 이거 또 하나 이런 책이 추가되었군 하기 십상인데, 수업에 관심이 전혀 없는 학생에게는 이런 책은 스쳐지나가기도 뭐한 관심 밖의 책이고, 학부모들은 좋은 수업에 대해서, 오로지, 아니 대다수의 학부모들은 좋은 수업이란 자기 자식 성적 올려주는 수업일테니, 역시 진부한 질문을 단 책이라고 여기기 쉽다.
도대체 좋은 수업이란 무엇일까? 저자는 여기에 대한 답은 정해져 있지 않다고 말한다. 백이면 백, 다 다른 답이 나올 수 있고, 또 현장에서 직접 교육활동에 종사하는 사람들의 경험과, 대학에서 이론을 전공하는 사람들 사이에 답이 달라질 수 있음을 이야기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책을 내는 이유는, 우리가 그 많은 답에서도 무언가 공통점을 찾을 수 있기 때문이고, 이런 공통점을 바탕으로 자신만의 좋은 수업을 만들어갈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 책에서 말하는 좋은 수업은 열 가지로 정리된다. 물론 이 열 가지가 다는 아니라는 사실을 명심하면, 우리는 이 열 가지에서 좋은 수업에 대한 나름대로의 관점을 형성할 수 있다.
좋은 수업의 열 가지 특성
수업의 명료한 구조화, 학습 몰두 시간의 높은 비율, 학습 촉진적인 분위기, 내용적인 명료성, 의미 생성적 의사소통, 방법의 다양성, 개별적인 촉진, 지능적 연습, 분명한 성취 기대, 준비된 환경
이들은 우리가 중요도의 차이는 있지만 공통적으로 인정할 만한 요소들이다. 이를 바탕으로 자신의 환경에 맞는 교육방법을 택한다면 나름대로 좋은 수업을 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한다.
이런 논의에 맞추어 우리나라에서는 학생들의 자존감 회복과 공부에 대한 목표를 정할 수 있게 해야 한다. 즉, 배움에 대한 생각을 스스로 학생들이 정립하지 않으면, 교사가 아무리 좋은 수업을 하려고 해도 할 수 없는 상황에 처하게 될 터이니 말이다.
공부의 목적이 오로지 대학에 가겠다가 아니라, 어떤 삶을 살아야 하는가?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 무엇을 통해 내 삶을 풍요롭게 할 것인가? 함께 살아가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하는 질문에 답을 할 수 있는 교육, 이 책에서도 단지 지식의 습득만이 아니라, 사회에서 민주시민으로서 살아가는 모습을 제대로 가르치는, 또는 배우는 모습이 좋은 수업이라고 얘기하고 있으니, 준비된 환경에 대해서도 생각해 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좋은 수업, 이는 주어지지 않는다. 학생과 교사가 함께, 그리고 사회의 다른 요소들이 유기적으로 엉켜 만들어가는 과정에서 좋은 수업은 만들어진다. 이를 명심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