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창작 수업 - 이야기가 있는
공광규 지음 / 화남출판사 / 2009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무엇을 알고자 할 때,
또 제대로 알고자 할 때 가장 확실한 방법은?

 

다른 사람에게 그것을 설명할 수 있도록 준비를 하면 된다.

 

시에 대해서 알고 싶다면, 시에 대해서 다른 사람에게 설명할 수 있게 준비를 하면 되는데, 시는 배울수록 오묘하다는 생각을 하기 때문에, 그냥 마음으로 느끼고, 이게 바로 시야 하고 마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남들이 시가 뭐냐고 물으면 대답할 말이 별로 없게 된다.

 

이 책은 시에 대해서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또 여러 시들을 예로 들면서 이야기를 하고 있다. 대학 수업이나 대학원 수업에서 할만한 내용이라고도 할 수 있지만, 시에 관심있는 사람이면 누구나 이해할 수 있게 쉬운 입말체로 시에 대해 이야기를 하고 있다.

 

여기에 글쓴이가 바로 시인 자신이 아니던가?

 

또 이 책의 장점은 인용한 시들을 부분만 인용하지 않고, 가능하면(아니 대부분의 인용시들은) 전문을 인용했다는 점이다. 따로 이 시들을 찾아볼 필요가 없게 하겠다는 글쓴이의 의도도 있으나, 이는 시를 더욱 가까이 느낄 수 있게 해주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

 

700쪽이 넘는 분량이지만, 한 주차씩 차례로 읽다보면 길다는 느낌을 그리 받지 않는다. 여기에 또 시를 읽는 재미와, 그 시를 이해하는 재미가 겹쳐지니 분량이 부담으로 다가오기보다는 즐거움으로, 이번 주차에서는 어떤 시들을 인용하고 있나 하는 기대를 갖게 되기도 한다.

 

시의 여러 요소부터, 시 창작할 때 필요한 요소까지 시에 대해 총망라하고 있는 책으로, 자신이 시를 쓰고 싶거나 시를 가르치는 처지에 있는 사람이라면 한 번 읽어볼만한 책이다.

 

가르치는 사람이 읽으면 더 쉽게 시를 가르칠 수 있는 자양분을 얻을 수 있으며, 시를 쓰는 사람이 읽으면 시쓰기의 영감을 얻을 수 있겠단 생각이 들었다.

 

처음부터 끝까지 한 번에 읽겠단 생각을 버리고, 한 주 한 주, 주차를 따라서 읽어도 좋은 책이다. 시를 곱씹으면서, 그 시에 대해 한 이야기를 곱씹으면서 읽으면 시는 먼 나라 이야기, 다른 사람 이야기가 아니라, 바로 내 이야기임을 느끼게 되리라.

 

 

덧말

1. 560쪽의 유하의 옛날 영화를 보러 갔다란 시 중에서 4연의 3행 '미래는 죽었다. 그리고 현실은/장성한 토토가 되어 백미러를 통해 옛날 영화를 본다'는 구절의 해설을 561쪽에서 '미래는 죽었고 현실은 장성한 성장소설의 주인공인 토토(구로야나기 데츠코, <창가의 토토>)가 되어 옛날 영화를 본다고 합니다'고 했는데, 왜 나는 토토가 창가의 토토가 아니라, 시네마 천국의 주인공인 토토라는 생각이 들까? 영화와 토토하면 나는 창가의 토토보다는 시네마 천국의 토토가, 그래서 마지막에 알프레도 아저씨가 물려준 영화, 그 키스 장면들의 모음을 보고 있는 장성한 토토가 생각나는데...

 

2. 590쪽의 미국의 리처드 도킨스라고 했는데... 리처드 도킨스는 영국 옥스퍼드대를 나왔고, <만들어진 신>이란 책의 작가 소개에도 영국 옥스퍼드대 석좌교수(?우리나라 개념으로 하면) 라고 하니 이를 영국의 리처드 도킨스로 바꾸어야 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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