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학교란 무엇인가 - 어디에서부터 시작하고 무엇을, 어떻게 실천할 것인가?
김성천 지음 / 맘에드림 / 201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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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이시습지 불역열호(學而時習之 不亦說乎)! 

이 책을 읽는 내내 이 글이 생각났다. 동양의 성인으로 불리는 공자의 말을 모아논 논어에서 이 구절은 제일 앞자리를 차지한다. 

그만큼 중요한 위치를 지닌 말이리라. 인간이 인간으로 태어나 배움의 중요성을 알고, 그를 즐겨야지만 한다는 말. 이 다음이 바로 벗에 관한 내용 아니던가.  

배움의 즐거움을 알고, 벗과 더불어 세상을 살며, 땅과 하늘에 부끄럽지 않은 삶을 산다면 인간으로서 한 세상을 살아가는 의미를 찾을 수 있으리라. 

그런데 이런 배움의 자세가 어느 순간부터 사라져버렸다. 학생들, 즉 배움을 찾는 사람들의 눈에 총기가 사라지기 시작했으며, 배우고자 하는 의욕도 더불어 사라져 버렸다. 

배우고 때때로 익히면이 아니라, 배우고 이를 수시로 익혀야 한다고 하는데, 수시로 익히기는 커녕 주어진 내용을 받아먹기에 급급한 모습이 바로 배우는 이들의 현재 모습이다. 

이런 모습을 지닌 사람들이 모여 있는 곳이 학교고. 그래서 학교는 예전부터 위기다. 망했다는 소리를 들어왔다. 들어왔다... 아직도 진행형이란 뜻이다. 학교는 이래서 안된다. 저래서 안된다 참 많은 말들이 있었는데도, 학교는 굳건하다. 그래 너희들은 떠들어라, 나는 이대로 지내련다. 이런 자세다. 

이런 학교의 모습에, 학교, 넌 그러면 안 돼 하고 직접 학교를 변화시키려는 사람들이 나타났는데, 이는 먼저 학교를 거부하고 나간 학생들, 학교에선 배움이 이루어지지 않는다, 오로지 훈육만이 있을 뿐이다하고 다른 배움의 길을 찾아 떠난 사람들 덕에 학교의 문제가 불거지고,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그랬더니 대안학교가 생겼다. 지금의 학교와는 다른 학교. 다른 교육. 주입식 교육이 아닌, 배움이라는 말에 걸맞는 스스로 찾는 교육, 나만이 잘 사는 길을 찾는 교육이 아니라, 남과 더불어, 또한 자연과 더불어 함께 살 수 있는 방법을 찾는 배움을 함께 추구하는 학교로서 말이다. 

이런 대안학교들이 생겨나고 일정한 성과를 거두자, 학교가 앗 뜨거 하게 되었다. 이대론 안된다. 정말로 학교 교육의 위기다. 위기다 위기다 하고, 이를 구조적인 문제로 외부적인 문제로만 취급하면 안된다 하는 각성이 일었다. 

이런 각성을 바탕으로 혁신학교들이 생겨났다. 이제 학교 내부에서 스스로 배움을 추구하는 모습을 보이기 시작했다.  

혁신을 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할까? 기존의 틀을 과감히 벗어나야 한다는 공감대를 형성했다. 지식인이라고 자처하는 교사들이 순응하고, 입다물고 살던 모습에서 벗어나 과감하게 자신의 말들을 쏟아내기 시작했다. 

쏟아지는 말들의 양에 비례해 여러 시도들이 이루어지고, 교사들의 얼굴에 자신감이 묻어나기 시작했다. 그렇게 혁신학교는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이 책은 이러한 혁신학교의 모든 것을 이야기하고 있는 책이다. 

왜 학교교육은 위기인가? 어떻게 하면 이 위기를 벗어날 수 있을까? 무엇이 혁신학교인가? 혁신학교에 필요한 요소는 무엇인가? 그리고 혁신학교는 어떻게 만들어지고 있는가? 이런 혁신학교를 만들고 유지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직접 혁신학교에 관여한 지은이가 자신의 체험을 바탕으로 혁신학교에 대해서 썼다. 그래서 이해하기가 쉽고, 논의가 겉에서만 놀고 있단 생각이 들지 않는다. 실천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또한 이 책은 남의 성공사례를 곧이곧대로 따라해서는 안된다는 사실을 강조하고 있는 데에 장점이 있다. 혁신학교를 하려면 우선 그 학교에 대해서 분석부터 하라는, 학교 내와 학교 환경 등에 대한 철저한 분석 위에서 실천 방법들을 찾을 수 있다고 하는 점에서 어느 학교에나 적용가능하다는 생각이 든다. 

물론 지은이의 말처럼 혁신학교는 실패한 학교도 있고, 성공한 학교도 있다. 그러나 혁신학교를 시도했다는 자체에서 우리는 성공이라고 해야 한다. 이미 몇 걸음을 떼었기 때문에 그 걸음만큼 남았다고 생각해야 하기 때문이다. 

다시, 우리는 학교를 배움의 장으로 만들어야 한다. 

배우고 늘 익혀서, 그를 즐거움으로 만들어야 한다. 그게 학교의 첫번째 과제이다. 배움이 즐거워질 수 있으려면, 학생 한 명 한 명이 배움에서 소외되면 안 된다. 혁신학교의 첫번째 원칙은 바로 그것이다. 그리고 이런 배움의 과정은 학생에게만 국한되지 않는다. 교사에게도 해당된다.  

그래서 학생과 교사가 함께 배워가고, 그 배움의 즐거움을 느끼는 학교, 바로 그것이 혁신학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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