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용석 의원 집단모욕죄로 최효종 고소 "
어제 크게 난 기사다. 개그맨이 개그프로그램에서 개그를 통해 풍자를 했다고 고소를 한단다. 국회의원들을 모욕했단다.
개그를 개그로 보지 못한다. 이는 자신에게 무언가 걸리는 점이 있다는 얘기다. 우리들도 자신이 당당하면 남 얘기를 웃으며 넘기지만, 자신에게 무언가 약점이 있을 땐 굉장히 화를 내지 않던가.
그렇게 생각하면 강용석 의원이 개그맨 최효종을 키워주고 있는 셈이다.
그리고 우리들에게 또 하나의 개그를 선사하고 있는 중이기도 하고.
김지하의 오적이 생각났다. 그게 언젯적 시이던가. 김지하도 이 시로 꽤나 고생을 했는데...
오적, ,이렇게 시작한다.
시를 쓰되 좀스럽게 쓰지 말고 똑 이렇게 쓰럈다.
그리고 좀 지나면
으리으리 꽃궁궐에 밤낮으로 풍악이 질펀 떡치는 소리 쿵떡
예가 바로 재벌, 국회의원, 고급공무원, 장성, 장차관이라 이름하는,
간뗑이 부어 남산만 하고 목질기기 동탁배꼽 같은
천하흉폭 오적의 소굴이렸다.
사람마다 뱃속이 오장육보로 되었으되
이놈들의 배안에는 큰 황소불알 만한 도둑보가 곁붙어 오장칠보,
그러다가
또 한놈이 나온다.
국회의원 나온다
곱사같이 굽은 허리, 조조같이 가는 실눈,
가래끓는 목소리로 응승거리며 나온다
이렇게 간다.
하하, 웃으며 넘기기엔 뭔가 이상하다.
오히려 국회의원들이 최효종에게 우리들을 각성시켜줘서 고맙습니다 하고 감사패를 주어야 하지 않나.
이 정도 성찰도 하지 못한다면 한 나라를 대표한다고 할 수 있나? 
이런 일이 고소로 간다면 우리나라 문화 수준을 세계에 알리는 일밖에 되지 않을텐데...
남사스럽다.
오적, 다시 읽어도 그 오적이 사라지지 않고, 아직도 오적일지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참 끈질기다.
덧말
1. 오적에서 쓴 국회의원, 장성, 장차관, 재벌, 고급공무원은 한자어가 우리가 알고 있는 한자어가 아니다. 이 한자어 자체에 이미 비꼼이 들어가 있다. 그런데, 여기서는 한자로 옮길 능력이 안된다. 원문을 읽어보면 좋을 듯.
2. 또 하나 내가 갖고 있는 책은 1985년에 동광출판사에서 나온 오적인데...이걸 찾을 수가 없다. 이미 없어진 책인가? 이 책엔 최루탄가, 오적, 비어, 오행, 앵적가, 아주까리 신풍, 똥바다가 수록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