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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꼼수다 뒷담화
김용민 지음 / 미래를소유한사람들(MSD미디어) / 2011년 10월
평점 :
절판
언제부터인가 나꼼수(나는 꼼수다의 줄임말)를 듣는 재미로 지낸다는 사람이 많아졌다.
무엇 하나 재미없는 세상, 무엇이 상식인지, 도대체 상식이라는 말의 뜻이 바뀌고 있는 세상에서 자기들이 하고 싶은 말을, 우리들에게 감춰져 있던 일들을 직설적으로 토해내고 있는 방송. 이 방송에서 어떤 카타르시스를 느낀다고 해야 할까?
어쩌면 자신이 할 말이 제대로 못하고 있다고 느끼는 사람이 많아서 일지도 모른다.
옛이야기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에서 자신이 할 말을 하지 못한 사람이 결국에는 대숲에 가서 말을 할 수밖에 없었듯이, 우리는 우리가 할 말을 제대로 하지 못해, 그 울분을 참고 참고 있었는데, 이런 가려운 데를 나꼼수가 긁어준다고 생각해서인지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아마도 우리 사회에서 사회지도층이라고 자처하는 사람들은 왜 이런 현상이 생겼는지 돌아봐야 할 것이다.
그런데 이런 나꼼수에 대해 오늘 신문에 이런 기사가 났다.
나는 꼼수다 선거법 위반으로 경찰 수사.
그리고 나는 꼼수다에 출연하는 정봉주 전의원이 반발하고 있다. 방송을 제대로 들으라고...
이번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박원순 후보가 당선되는데 일등 공신이 나꼼수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은데... 설마?
하여간 방송을 제대로 잘 들어보면 알 수 있는 일이다.
이 방송은 사실을 전달하는 방송이 아니다. 그들 말대로 사실에 입각하되, 사실 전달을 하는 매체가 아니라 그 사실을 가지고 자신들의 생각을 가감없이 내보내는 풍자 방송이라고 해야 한다.
그런 방송을 수사한다면 호응을 얻기가 힘들어진다는 생각이 드는데...
나는 꼼수다에 이어 나는 꼽사리다가 나왔고, 이와 비슷하게 20들의 애환을 거침없이 풀어내는 나는 껌수다란 프로도 나왔다.
이들이 이야기하듯, 나는 꼼수다와 비슷한 매체가 우후죽순처럼 생긴다면, 말에 대한 사람들의 숨통이 좀 트이려나?
아무튼 이런 방송, 돈도 얼마 들지 않고, 광고에 종속되지 않기 위해 광고도 받지 않으며 또한 자신들이 하고 싶은 말이 있으면 그걸 숨겨두지 않고 표출해내는 방송, 우리 사회에서는 귀한 방송이다.
격려해주고 지지해줘야 한다.
언론이 살아야 세상이 산다. 언론이 죽은 새상은 이미 죽은 세상이다. 사람들이 할 말을 하고 살 수 있게, 아니 할 말을 하고 살자고 외치는 이런 방송, 이미 많은 사람들이 듣고 있으니, 굳이 들으라고 할 필요는 없을테고...
돈벌이가 안되는 방송이니, 이 책의 수익금이 나꼼수를 만드는데 쓰인다니, 이런 책 열심히 읽어줄 일이다.
사실, 나꼼수를 위해서가 아니라, 언론인을 꿈꾸는 사람, 아니다, 참 언론인을 꿈꾸는 사람이 꼭 읽어볼 필요가 있는 책이다. 참 언론인은 앵무새가 아니라, 자신의 생각으로 세상의 일을 해석하고 그를 방송으로 내보낼 수 있는 용기가 있는 사람이다. 김어준은 이렇게 말한다고 한다.
쫄지마!
이 말에 나꼼수가 어떻게 만들어졌고, 어떻게 운영이 되는지, 그리고 이러한 피디의 자질은 무엇인지 잘 나타나 있다. 그리고 이 책은 이러한 정신으로 나꼼수의 탄생과 운영에 관한 이야기들을 우리에게 전해주고 있다. 쉽고 편하게 읽을 수 있도록...
더불어 김어준의 닥치고 정치를 함께 읽으면 더욱 좋다. 두 책이 서로 통한다. 물론 둘이 함께 작업을 하니 그런 면도 있겠지만... 닥치고 정치를 먼저 읽고 이 책을 읽으면 나꼼수에 대한 이해가 더 쉽고, 반대로 읽어도 나꼼수에 대한 이해가 더 쉬워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