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업 중 15분, 행복한 책읽기
도날린 밀러 지음, 정수안 옮김 / 다른 / 2011년 8월
평점 :
절판


독서에 관한 책이 많이 나와 있지만, 이 책의 지은이처럼 책을 사랑한다는 느낌을 준 사람은 별로 없었다. 

이 책을 읽으면 이 책을 쓴 사람, 교사로서 아이들에게 독서 교육을 하기 전에 이미 자신이 너무도 책을 좋아한다는 느낌을 받는다.  

책이 좋아 책하고 사는 사람, 그런 자신의 경험을 아이들에게도 전해주고 싶어서 안달인 사람. 이런 마음이 아이들에게도 이심전심으로 전해져 아이들 역시 책을 좋아하게 만든 사람. 

늦게 교사가 되었고, 책을 좋아하게 하겠다는 마음으로 여러 시행착오를 거쳐 자신만의 방법을 터득하고, 그 방법을 다른 사람에게도 알리기 위해 책을 썼다는 사람. 

이 책을 읽으면 책을 이렇게도 좋아할 수 있구나, 책을 좋아하는 것이 참 멋지고 좋은 일이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이 책을 읽으며 몇 가지 상상을 해봤다. 스마트폰과 비슷한 종류의 기기들을 만지작거리지 않고, 책을 손에 들고 읽고 있는 사람들로 넘쳐나는 버스나 지하철. 

자신의 눈과 정신을 기계에 쏟지 않고 책에 쏟는 사람들이 많아지면 우리는 남의 생각을 일방적으로 받아들이기 보다는 자신의 생각으로 한 번 더 걸러내는 능력을 지닌 사람들이 많이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 

또 책으로 넘쳐나는 교실. 우리나라 학교 어느 교실에 가 보자. 과연 책이 얼마나 있는가? 있어봤지 조그마한 책장에 한 100권 정도 있는 모습이 아마도 책이 많이 있는 반의 모습이리라. 

그나마도 그정도는 굉장히 책과 친한 학급이고, 대부분의 학급에는 책이라고는 교과서와 참고서를 빼면 구경하기조차 힘든 것이 우리네 현실이지 아닐까 싶다. 

이는 아이들이 책을 읽을 시간이 없을 정도로 공부에 쫓기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기도 하지만, 이 책의 지은이가 말하는 대로 공부 따로 책읽기 따로는 없다. 책읽기가 바로 공부인데, 우리는 책읽기와 공부를 따로 떼어서 생각을 하고, 수업 중이나 학교에서 책을 읽고 있는 학생을 보면 "책 그만 보고 공부해"라고 말하는 현실 속에서 살고 있지 않나. 

책을 많이 읽은 사람이 결국은 더 좋은 공부를 한다고 말은 하면서도 아직도 책과 공부는 분리되어 있는 모습이 우리의 현실. 

이런 현실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아이들이 손에 손에 핸드폰, 스마트폰을 들고 그것을 들여다보는 대신 책을 들고 책을 읽고, 책에 대해 이야기하게 만들어야 하지 않을까. 

그러기 위해서는 책이 바로 자신의 곁에 있어야 하지 않을까? 

책을 한 번 보기가 힘들다면 어떻게 책을 좋아하겠는가? 학교에서 도서실을 이용할 수 있는 시간을 제한되어 있고, 방과후에 도서관을 이용할 수 있는 시간도 제한되어 있다면, 학생들이 책을 접할 수 있는 가장 좋은 공간은 하루의 대부분을 생활하는 자신의 교실일 수밖에 없는데... 

교실에서는 책을 찾아보기 힘들고... 

이 책의 지은이는 그래서 자신이 자신의 학급에 엄청나게 많은 책을 가져다 놓고 학생들이 접하게 한다. 눈만 돌려도 책이 보이는 상황, 그리고 교사가 끊임없이 책에 대해 이야기하는 상황. 무엇보다 교사가 읽을 책을 정해주지 않고, 자신들이 책을 직접 고르게 하는 상황에서 아이들은 자연스레 책하고 가까워진다.  

그리고 교사나 어른들이 책을 좋아하고 즐기면서 읽는 모습을 보여주어야 한다. 그래야 자연스레 아이들도 책을 좋아하게 된다.

지은이가 일년에 40권이라는 목표를 두고 읽으라고 했다는데... 대부분의 학생이 40권을 읽었다는데.. 또 못 읽었어도 그때까지 자신이 읽은 책보다는 훨씬 많이 읽었다니... 이정도면 독서교육의 성공이라고 할 수 있을텐데... 

이러한 양적인 결과도 결과지만 학생들이 스스로 책을 찾아서 읽고, 읽으라고 하지 않아도 집에까지 가서 책을 읽는 모습을 보였다는 사실에서 독서교육의 성공을 말할 수 있다. 

지은이가 목표로 삼은 것이 바로 이것이다. 

스스로 좋아서 책을 늘 가까이 하고 사는 삶. 

그의 학생들은 이것에 성공했다는데... 우리나라 현실에서 부럽다고만 여기고 끝낼 문제는 아니다. 우리도 충분히 할 수 있고, 해야만 하지 않는가? 

그래 강제로 하는 이것 읽어라 저것 읽어라 하는 추천도서만 남발(?)하지 말고, 직접 아이들이 책을 읽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어야 한다.   

이는 어른의 관점에서 아이들의 책읽기를 보면 안 된다는 뜻. 

지은이가 말하듯이 아이들의 책읽기는 반드시 존중해주되, 조금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게 그 수준에서 아이들의 취향에 맞는 책을 추천하고, 함께 읽고, 함께 이야기하는 모습을 보여주어야 한다.  

공부잘하는 학생을 만들고 싶다면 책을 좋아하게 하라. 지은이는 아이들이 그렇게 책을 좋아해서 결국 학업성취에서도 만족할만한 결과를 내었다고 한다. 

우리도 말하지 않던가. 책 속에 길이 있다고. 

우리 아이들도 이렇게 책을 좋아하게 만들었으면 좋겠다. 아니 어른들도 이렇게 책을 좋아했으면 좋겠다. 

지은이가 우리나라로 치면 초등학교 6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교육이지만, 우리나라는 초등학교 고학년과 중학교에서 충분히 응용할 수 있는 방법이란 생각이 든다. 

책읽기 교육에 관한 책 중에 이해하기 쉽고도 바로 실천할 수 있는 책, 그 드문 책을 읽는 즐거움, 다른 사람들도 느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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