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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국어의 정석이다
허재영 지음 / 행성B(행성비) / 2011년 8월
평점 :
품절
수학의 정석이라고 들어봤는가? 아니, 수험생을 둔 집에서 수학의 정석이라는 책을 모르지는 않으리라.
그만큼 우리나라는 수험생이 있는 집이면 집집마다 수학의 정석이라는 책이 있다.
꽤 오랜 시간 동안 수학의 규범으로써, 수학을 공부하는 학생의 필독서로써 존재해온 책이고, 매년 몇십 만권의 책이 팔리기도 하는 책이다.
수학에는 정석이 있다면, 예전부터 영어에는 성문영어가 있었는데... 지금은 많은 책들이 나와서 그 영향력이 많이 줄었다고 하더라도 수학과 영어에서는 교과서와 다름 없는 역할을 한 책들이었다.
그런데 국어는 그러한 책이 없다. 국어의 모든 것을 알기 쉽게 정리해 준 책이 없었다고 봐야 한다.
국어는 우리가 사용하는 말이기에 그렇게 정리된 책이 없어도 공부하기 쉽다고 생각했기 때문인지, 아니면 국어라는 우리가 사용하는 우리말을 어떻게 한권에 정리할 수 있느냐는 생각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국어는 문법이면 문법, 문학이면 문학, 쓰기면 쓰기 식으로 각자 다른 종류의 책으로 존재했지, 수학의 정석처럼 한 권으로 정리된 책을 찾기가 힘들었다.
하지만 이제는 국어의 모든 것을 체계적으로 정리한 책들이 하나 둘 나오기 시작했다.
이 책도 그 중의 하나이다.
제목도 도발적이다.
"나는 국어의 정석이다"
나는 누구인가?
바로 이 책을 읽은 사람이기도 하고, 이 책이기도 하고, 이 책을 지은 저자이기도 하다.
나를 이 책으로 보면, 이 책에는 국어에서 알아야 할 것들이 조목조목 잘 정리되어 있다. 바둑에서도 정석을 알아야 바둑을 잘 둘 수 있듯이, 국어 생활에서 반드시 필요한 요소들을 정석과 같이 정리해 준 책이 이 책이다.
나를 이 책을 읽은 사람으로 보면 이 책을 읽으면 국어의 정석에 대해서 우리가 알게 된다는 이야기로 해석을 할 수 있다. 글쓴이는 말할 것도 없고.
소리부터 표기까지, 맞춤법부터 읽기, 그리고 쓰기까지, 국어에서 사용되는 이해와 표현의 전 분야에 걸쳐 우리가 알아야 할 사실들을 정리해 놓고 있다.
그렇다고 이 책은 어렵지도 않다. 각 부분의 내용이 쉽게 잘 정리되어 있다.
한 번에 죽 읽어도 좋다. 다만, 한 번에 다 읽어서는 모두 기억할 수 없으므로, 한 번에 죽 읽되, 필요할 때마다 필요한 부분을 찾아보면 좋을 책이다.
이 책의 뒷표지에 쓰여 있듯이 국어사전 곁에 두고 있으면 좋을 책이다.
우리는 그동안 영어는 열심히 했지만 국어에는 소홀했음을 반성하고, 국어를 어떻게 하면 잘 사용할 수 있을지 고민해야 한다.
국어에 대해서 두려움을 지니고 있던 사람에게 이 책은 많은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어른들도 마찬가지다. 우리가 어른이 되었다고 해서 국어에서 벗어날 수는 없으니 말이다.
어른과 아이가 함께 읽으면, 그리고 집에 두고, 가끔씩 이 책을 들춰본다면 우리 국어생활은 더욱 풍요롭고 다채로와질 수 있겠단 생각을 하게 한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