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로 산다는 것 - 학교교육의 진실과 불복종 교육
조너선 코졸 지음, 김명신 옮김, 이계삼 해제 / 양철북 / 201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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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을 셋으로 구분하기도 한다. 어른들이 말하던 것들인데... 

든사람, 난사람, 된사람. 이 중에서 어른들은 늘 된사람이 되라고 했다. 

든사람은 배운 사람이라는 뜻으로 지식인이라고 보면 될 듯하고, 난사람은 자기 분야에서 뛰어난 능력을 발휘하는 사람으로 그 분야에서 전문가로 인정받는 사람이라고 보면 될 듯한대, 된사람은 배우고 활동한다는 의미보다는 사람이 되었다, 즉 나와 남을 조화시키면서 나만이 아닌 우리가 잘 살 수 있게 살아가는 사람이라는 뜻으로 해석이 되었는데... 

된사람이 된다는 것, 쉽지 않은 일이다. 

이러한 된사람은 자신의 삶 자체로 다른 사람에게 영향을 주고, 그를 이끌어 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이들이 바로 스승이 될 수 있지 않겠는가? 

이 말을 교사에게 적용을 하면 교사를 세 부류로 나누어서 교사와 선생과 스승으로 보면 스승은 된사람이 된다. 물론 기계적으로 적용이 되지는 않지만 말이다. 

적어도 선생이란 먼저 태어났다는 것, 육체적으로가 아니라 정신적으로 먼저 깨우쳤다는 뜻으로 쓰면 선생도 거의 스승의 범주에 들 수 있겠으나, 스승과 다른 점은 스승은 한 사람의 일생에 걸쳐 지속적으로 영향을 주는 존재임에 비해, 선생은 일정한 기간 동안 영향을 준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고, 교사는 이에 비해 정해진 기간 동안 학생과 접하며 학생에게 무언가를 전수해 주는 존재라는 생각이 든다.  

즉 교사는 지식인이나 전문가라고는 할 수 있어도, 된사람, 스승이라는 범주에는 들어가기 힘들지 않을까 한다. 

지금 교사는 많은데, 선생은 드물고, 스승은 거의 찾아볼 수 없는 시대에 우리가 살고 있는데... 

이 코졸의 책은 스승의 모습을 추구하는 교사를 이야기하고 있다. 자신의 삶을 통해 학생들에게 진실을 가르쳐야 하는 존재...  

그러한 존재가 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를 지금으로부터 30년전에 나온 이 책이 우리에게 알려주고 있으니... 그동안 세상이 변하지 않았단 말인가? 아니면 교사 집단이 너무도 무기력하게 현실과 타협하며 지내왔단 말인가? 

이 책에 나와 있는 문제제기 하나하나가 몇십 년 전의 것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지금 우리와도 관계가 있다.  

교사가 자신의 언어로 말하지 못하는 상태, 극단을 부정하고 중용이라는 이름으로 진실을 얼버무리는 모습, 아니오라고 말을 할 수 없는 경직된 학교 분위기, 그리고 교과서에 나오는 특정한 생각을 알게 모르게 주입하는 인물들, 생활기록부라는 이름으로 학생들의 활동, 생각까지도 통제하기, 지도서를 벗어나지 못하는 수업, 교과서와는 동떨어져 있는 아이들, 사회의 다양한 계층에 대한 몰이해, 또 국기에 대한 맹세 문제, 우리가 우리를 규정하고 있는 언어는 과연 바른가 하는 문제와 우리가 비판하는 교육을 벗어나기 위해 대안으로 제시하고 있는 교육이 또다른 주입식 교육에 불과하지 않은가. 또한 애국주의는 과연 절대적 선인가 하는 문제들. 

1장부터 15장까지가 우리 현실과 하나하나 연결이 되면서 읽어갈수록 아, 이렇구나, 이럴 수도 있구나, 이래야겠구나 하는 생각을 불러일으킨다. 

교사가 된사람이 되면 자연스레 학생들과 교감이 형성이 되고, 이는 학부모들과도 교감을 이룰 수 있는 조건을 마련하게 되며, 이 된사람은 동료교사들을 가르쳐야 할 존재나 또는 함께 할 수 없는 존재라고 규정짓지 않으므로, 동료교사들과도 함께 문제점을 고쳐나갈 수 있으리라. 

그래서 코졸의 교사로 산다는 것은 스승이 된다는 것으로 바꿀 수 있다고 보고, 스승이라는 말은 진실되게 세상을 살아가는 사람에게 붙일 수 있는 말이기에 이러한 스승이 된다는 것은 곧 사회의 부조리, 학교 교육에서 일어나는 부조리를 극복하려고 노력하는 사람이 된다는 의미가 된다. 

그 존재 자체만으로도 학생들에게 믿음을 주는 스승, 그러한 스승이 된다는 것은 교사로서의 가장 큰 꿈이기도 하려니와, 학교 교육이 제대로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이러한 스승되기를 꿈꾸고, 실천하려는 교사들이 늘어나야 한다. 

이 책은 코졸의 다른 책인 "젊은 교사에게 보내는 편지"와 더불어 교육에 관심 있는 사람들이 반드시 읽어야 할 책이라고 생각한다. 

이미 경력이 오래된 교사들은 자신들이 잊고, 또 잃고 있던 어떤 것을 이 책을 통해서 찾을 수 있으며, 이제 갓 교사가 된 새내기 교사들은 임용고시라는 시험 앞에 자신이 던져 놓고 있었던 참 교사의 모습을 이 책에서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교사로 산다는 것, 이는 스승이 되기를 꿈꾸며, 스승이 되도록 노력한다는 의미이고, 이는 곧 된사람이 된다는 이야기가 된다. 

된사람, 이 사람은 자신이 삶만이 아니라, 우리 모두의 삶을 본다. 그래서 우리 모두가 행복해질 수 있도록 허위를 깨뜨리며, 자신의 삶을 통해 감춰진 진실을 드러내어 우리가 진실을 볼 수 있게 해준다. 

그런 사람, 바로 코졸이 바라는 교사의 모습이다. 

교사 된 사람들, 끊임없이 자신에게 질문해야 한다. 

"과연 교사로 산다는 것은 어떻게 사는 것인가?"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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