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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부터 가르쳐라 - 강하게 키워 행복하게 만드는 독일 학교의 행복수업
에언스트 프리츠-슈베어트 지음, 김태희 옮김 / 베가북스 / 2011년 8월
평점 :
절판
이 책 앞부분 추천하는 글에 이런 말이 나온다.
"행복하기 위해 교육을 받지만, 교육 때문에 아이들은 오히려 불행하다." (18쪽)
이 얼마나 역설적인 말인가. 교육의 목표가 행복인데, 오히려 그 목표를 없애는 방향으로 교육이 작동하고 있다니...
학생들에게 학교가 좋냐고 물어보면 대다수의 학생들이 학교를 싫다고 한다. 다시 질문을 바꾸어 학교에 다니는 것이 행복하냐고 물어보면, 대다수의 학생들은 행복하지 않다고 대답하리라.
행복한 학교라면 학생들의 표정이 살아 있어야 하고, 활기찬 생동감이 느껴져야 하는데, 우리나라 학교 같은 경우는 똑같은 옷에, 똑같은 머리에, 똑같은 모습의 교실에, 똑같은 모습의 책상과 의자에, 그리고 거의 같은 모습의 교사들에 둘러싸여 비슷한 생활을 하면서 지내기, 생동감은 커녕, 학생들 스스로 무엇인가를 하려는 능동적인 모습을 보이기도 힘든 상황이다.
여기에서 어떻게 행복을 찾을 수 있는가?
그런데도 행복을 찾을 수 있고, 또 행복은 가르칠 수 있으며, 행복은 연습을 통해서 얻을 수 있다고 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얼마전에 읽은 행복교과서도 마찬가지다.
이 책은 독일에서 행복수업을 한 사람의 경험담이다. 그래서 현실성이 있다. 우리나라에도 충분히적용이 가능하단 생각이 든다.
왜 우리는 수업 시간에 국영수과 중심의 교육을 해야만 하는가? 미래형 교육과정에서는 창의적체험활동이라는 과목이 있던데, 이 과목의 비중이 커지면 독일처럼 행복수업을 할 수 있지 않을까?
교과서가 없다고? 앞에 언급했던 행복교과서도 있고, 교과서의 문제라기보다는 행복을 위해 함께 무엇인가를 해나가야겠다는 의지의 부족 아니던가?
대학에 진학하면 행복이 시작된다는 착각 속에 머물고 있지는 않은가?
대학에 가면 대학생 나름대로 학비 문제부터 취업 문제로 온갖 고민에 빠져 있어, 행복을 추구할 여유가 없으며, 취업을 하면 또 실직되지 않기 위해 여유를 잃고 살아가지 않나?
그런 삶을 평생 살아가게 해야 하나? 질문은 여기서 시작되어야 한다.
정말로 우리의 후배들이, 후손들이 이런 삶을 살기를 바라나?
학생때부터 4-50대, 아니 노년이 되어서는 삶의 질을 유지하는 문제로 평생 고민만 하게 해야 하나?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행복을 느낄 수 있게 해줘야 하지 않나?
행복은 저 멀리 있는 무엇이 아니라, 바로 자신의 삶에 있다는 사실을 알게 해주야 하지 않나?
이런 면에서 행복 수업은 정말로 시급한 문제이고, 이 책이 그러한 행복 수업을 할 수 있게 해주는 다리 역할을 한다고 본다.
앞부분 읽다보면 독일 청소년들도 우리나라 청소년들과 같은 고민, 같은 방황을 하는구나 하는 생각을 하고, 이 청소년들의 문제가 단지 한 나라에 국한되지 않고, 전세계가 공유할 수 있는 문제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교육 선진국이라는 독일도 이러한데, 그래서 이렇게 행복수업을 통해 청소년들에게 행복을 찾아가게 해주고 있는데, 독일보다는 교육여건이 열악하고, 청소년들의 행복지수도 떨어지는 우리나라에서는 행복 수업은 뒤로 미룰 수 없는 문제라는 생각이 든다.
행복을 추구한다고 해서, 그냥 오냐오냐 해주는 것은 아니고, 또 어려움을 피하게 하는 것도 아니다. 오히려 할 일과 해서는 안 될 일을 명확하게 나누되, 주로 해야 할 일을 중심으로 긍정적인 마인드를 중심으로 내세우면서 교육을 하고, 또 어려움을 이겨나갈 수 있는 강인함을 키워주는 교육을 해야 한다고 한다.
행복은 회피에서 오지 않고, 어려움과 맞부닥쳐 그것을 넘어섰을 때 온다고 하니, 하나하나 마음에 새겨둘 내용들이다.
정말, 이제는 행복을 가르치자.
행복을 배우게 하자.
그래서 행복한 사회를 만들자.
이 책을 읽는 사람들이 많아졌으면 좋겠다. 교육이 꼭 지식교과나 예체능 교과로만 이루어질 필요는 없다는 사실을 깨닫는 사람이 많아져야 하니...
행복 수업도 하고, 그밖의 다른 여러 가지 수업도 하고 하면 학교는 학생들을 불행에 빠뜨리는 공간이 아니라, 행복하게 만드는 공간이 되지 않을까.
덧글
1. 이 책의 20쪽 칸트와 헤르만 헤세 같은 대문호라고 했는데... 아마도 칸트가 아니고, 괴테일 듯.
2. 이 책은 빅터 프랭클의 죽음의 수용소에서와 같은 그의 책과 함께 읽으면 더 좋다. 행복은 삶의 의미를 깨달았을 때 비로소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의미치료를 주장한 프랭클의 책들은 강인한 의지를 키우는데 도움이 많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