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止學 멈춤의 지혜
마수추안 지음, 김호림 옮김 / 김영사 / 2005년 11월
평점 :
절판
오랜만에 다시 읽은 책이다.
어디론가 여행을 떠날 일이 있어 멀리 오래 가는데 어떤 책을 들고 갈까 망설이다 이 책을 뽑아들게 되었다.
여행이란 것도 사실 일종의 멈춤이 아니던가.
자신의 일상을 잠시 멈추고, 그동안 하지 못했던 다른 일을 하든가, 아니면 자신의 모습을 되돌아 보든가 하는 일이니, 여행 중에 시간이 날 때, 또는 무료할 때 길게 읽지 않고 짧게 생각하면서 읽을 책으로 이 책이 좋지 않을까 해서 들고 갔다.
여행을 통해 그동안 앞만 보고 달려 왔던 자신을 잠시 멈추게 되었는데, 이 책을 읽으면서 멈춤이란 우리 인생에서 가장 필요한 요소라는 생각을 다시 한 번 하게 되었으니...
세상에서 빨리빨리란 말이 잘 통하는 나라가 우리나라인데, 이 빨리빨리가 자신을 되돌아볼 여유를 상실하게 하고, 그런 여유없음이 사회 전반에 걸쳐 일어나니, 어떤 일이든 밀어붙이면 된다는 식의 사고가 팽배하고, 실제로 그렇게 되어가고 있어, 도저히 멈춤이란 지혜를 발휘하지 못하고 있는 사회가 되어 버렸는데...
지금 잘나간다고 생각하고 있는 사람, 자신이 하는 일이 옳다고만 여기는 사람들에게 이 책을 권하고 싶다.
이 책은 10개의 주제로 각각 10편씩의 이야기를 묶어 놓았기에, 총 100편의 멈춤에 관한 이야기가 있다. 꼭 멈춤이 아니더라고 세상을 살아가는 지혜가 담겨 있다.
하나하나 곱씹으면서 읽으면 인생을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 우리 스스로 정립할 수 있지 않을까.
각 이야기는 하나의 경구를 먼저 제시하고, 다음에는 그 경구를 풀이하고 있으며, 마지막에 이 경구에 맞는 고사(옛이야기)를 들고 있다.
그래서 경구를 마음 속에 새기는 재미도, 고사를 읽는 재미도 모두 느낄 수 있는 책이다.
'내가 해 봐서 아는데'라는 말이 얼마나 자만에 차 있는 말인지, 그것이 얼마나 멈춤의 지혜와는 거리가 먼지 이 책을 읽으면 쉽게 알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