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은 곳에서 피는 꽃 - 만민보 민중의소리 알다문고 1
구도희 외 8명 지음 / 민중의소리 / 2011년 5월
평점 :
절판


'만인보'라고 들어 보았는가? 

시인 고은이 쓴 시집 이름이다. 무려 30권까지 나온, 우리나라 역사에서 또 고은의 삶에서 고은의 체에 걸린 인물들을 시로 형상화해 낸 시집이다. 

만인보? 만인에 대한 족보? 다른 말로 하면 많은 사람들 이야기라는 뜻인데... 

그 시에는 역사적인 인물부터 지금 우리와 함께 숨쉬는 사람들이 간결하게 고은다운 표현으로 형상화되어 있다. 

그래서 만인보는 친숙한데... 만민보라니?  

민중의 소리라는 인터넷 신문(?)에 연재되었던 글을 책으로 엮어냈다고 하는데... 최근에 이 민중의 소리를 네이버에서 링크하지 않겠다고 하여, 민중의 소리가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하는데...이 곳에서 낸 책 정도는 읽어봐야 하지 않겠나 하는 생각이 들었던 책이다. 그리고 이와 비슷한 형식의 글이 '삶이 보이는 창'에도 실렸었는데... 한 번 읽어봐야지 하는 생각이 들고...

이 책의 제목은 "낮은 곳에서 피는 꽃"이지만, 실질적인 제목은 만민보이다. 

만민보? 만인보와의 차이점은 무엇인가? 만인보가 고은에게 포착된 사람들의 이야기를 시로 만들어냈다면, 이 만민보는 민중의 삶을 가장 민중답게 살면서, 더 나은 세상을 지향하는 바로 우리와 함께 숨쉬고 있는 사람들이 이야기를 인터뷰 형식으로 펼쳐나간다. 

그래서 만인보는 모르는 사람들이 많이 나오고, 또 너무도 간략하게 특징만이 표현되어 있다면, 이 만민보는 비록 모르는 사람일지라도 바로 우리 곁에 있는 우리와 같은 사람들 이야기이고, 또 인터뷰라는 형식을 통했으므로, 이 사람들이 살아온 모습, 생각하는 세상 등이 잘 표현되어 있다는 점이 다르다. 

아마도 읽기에는, 그리고 현실성이 있기도 이 만민보가 더 있으리라.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더 나올지 모르지만, "낮은 곳에서 피는 꽃"이라는 제목으로는 노정렬, 맹봉학, 정철(영어학원 관계자 아님), 김용민, 김형태, 박혜명, 신유아, 김홍모, 김진, 고성원, 윤정원, 윤희숙, 전지현(배우가 아님), 안소희, 이종섭, 주말순, 김갑수(역시 배우 아님, 평론가도 아님), 이인철, 공재민, 박재만, 김은총, 박흥식으로 22명의 사람(民)이 나오고 있다. 

다들 높은 곳을 지향하지 않고, 낮은 곳을 지향하는, 그 낮은 곳에서 한 송이의 꽃을 피워, 그 향기를 온 세상으로 퍼뜨리는 사람들이다. 

낮음으로서 높아진다는 사실을 이들은 자신들이 살아온 이야기를 담담하게 들려줌으로써 우리에게 알려주고 있다. 

세상이 험하다고 생각할수록 희망의 빛은 더욱 가까이 있다고, 우리 주변에는 낮은 곳에서, 보이지 않는 곳에서도 이렇듯 꽃을 피우고, 씨앗을 뿌리는 사람들이 있음을 이 책을 통해서 다시 한 번 인식할 때, 어둠은 결코 영원하지 않으리라는 생각이 든다. 

희망의 빛, 그것을 이 만민보에서 볼 수 있다. 

만민보에서 보여주는 희망의 빛은 민중의 희망은 실현될 수밖에 없음을 우리에게 알려준다고나 할까. 

따스하게, 그러나 마음 뭉클하게, 또 희망을 지니게 하는 책이다. 

한 번에 주욱 읽어도 좋고, 하루에 한 사람씩, 그 사람의 삶의 궤적을 생각하며 읽어도 좋다. 

무엇보다도 이들이 위대한 그 누구가 아니라, 바로 우리의 이웃이고, 바로 나 자신일 수 있음을 알게 해주는 책이니... 좋다... 마음에 담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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