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기는 학교 웃지 않는 아이들 - 교육과 입시에 관한 6가지 진실
김대유 지음 / 시간여행 / 2011년 5월
평점 :
절판


이 책의 부제다. 여섯 가지 진실이라니. 그만큼 우리는 교육에 대해서 모르고 있었던 걸까? 아니면 진실을 애써 외면하려 했던 걸까? 

여섯 가지 진실이라고 하지만, 이미 알고 있던 것, 그리고 생각하지 않았던 것, 또 생각하고 싶지 않았던 것 등을 이야기 하고 있다. 이미 모르고 있는 사실을 이야기 하지 않고, 우리가 알고 있지만 어렴풋이 알거나, 알려고 하지 않고 외면하려는 사실에 대해 알려주고 있는 책이다. 

저번에 읽은 김종철의 책(교육이냐 사육이냐)이 거시적인 측면에서 접근을 했다면 이 책은 학교 현장으로 다가간, 미시적인 측면에서 접근한 책이라고 할 수 있다. 

여섯 가지를 나열하면, 진보교육감 시대, 이상한 입시제도, 아이들이 공부 다음으로 싫어하는 세 가지, 교장공모제, 전교조, 그리고 학교 현장의 개혁이다. 

이 여섯 가지가 그간 학교에 대해서 피상적으로 알고 있던 부모들에게 구체적인 정보를 전달하고, 그 정보를 바탕으로 하여 앞으로 나아갈 점을 이야기 하고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래서 이해하기 쉽고, 그간 언론에서 들었던 파편적인 정보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갈 수 있다. 또 학교 현장을 직접 언급함으로써, 즉 교장제도의 문제부터, 혁신학교, 그리고 담임제도, 또 입학사정관제까지 다뤄줌으로써 아이를 둔 부모들이 어떻게 학교와 만나야 하는가를 생각하게 해주는 책이다. 

아마도 저자 자신이 교사이고, 또 전교조 활동을 해왔던 사람이므로 구체적인 학교 현장의 모습을 담을 수 있었으리라. 그렇다고 이 책은 전교조만을 옹호하는 책은 아니다. 저자 자신이 전교조 내부의 갈등으로 이미 탈퇴를 한 상태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전교조에 대해서도 애정어린 비판을 하고 있으니, 나름 균형적인 시각을 갖추었다고 할 수 있다. 

최근 서울에서 불거지는 무상급식 반대 주민 투표와 학생인권조례제정 청구 운동을 살펴보라. 우리나라 교육이 얼마나 왜곡되어 있는지 이 두 사례가 보여주고 있다. 

무상급식은 교육감의 권한임에도 서울시장이 반대를 하고, 무상급식에 관한 투표을 위한 홍보지를 서울시장만이 발행할 수 있다는 선관위의 해석이 나왔다. 기다 무상급식 반대 서명이 80만명을 넘어섰는데, 의무교육에서 아이들 밥 하나도 무상으로 하자는데 반대하는 사람이 이렇게 나오는 현실이다. 주민투표가 서울 투표권자의 1/3을 넘어 개표가 될지 안 될지는 모르겠지만, 이런 현상이 생긴 것 자체가 성숙한 시민의식을 키우지 못한 학교의 책임임은 분명하다. 

이 책에서도 나오지만 그간 우리 교육은 입시교육만을 해왔지(우리가 받아온 교육을 생각해 보라. 옆 친구는 친구가 아니라 내 대학 합격을 견제하는 적이라고 은연중에 압박을 받아오지 않았던가. 같은 학교, 같은 반 친구도 협력의 대상이 아니라, 경쟁의 대상이라고 교육받은 세대들이 어떻게 자신들과 무관한 사람들을 배려할 수 있는지) 다른 사람을 배려하는 교육은 거의 하지 않았다. 

그러니 이런 현상이 일어나고, 반대로 학생인권조례 청구 서명은 8만명을 넘기기가 힘들어 (무효처리가 된 서명지가 만 장이 넘어 다시 만 장 이상의 서명을 받아야 한다고 한다) 지고 있으니... 

같은 현상이다. 교육의 부재다. 정작 필요한 사항에서는 움직임이 없고, 하지 않아도 될, 해서는 안 될 일에는 와 하고 움직이는 이 교육의 부재 현상 앞에서, 학교는 정말로 웃기는 그야말로 쇼를 하는 공간이 되고, 그나마 이 쇼는 자신만을 위한 쇼가 되니 학생은 쇼를 보고도 웃지 않는 상황이 되고 만 것이다. 

그렇다고 실망만 하고 있을 필요는 없다. 이러한 웃기는 학교에서도 점차 학생들을 웃길 수 있는 학교로 변해가고 있기 때문이다. 그건 그동안 열심히 노력해온 교사들, 학부모들, 학생들의 힘이리라. 여기에 교장, 교감, 그리고 교육청, 교과부의 관료들은 들어가지 않는데, 최근에는 진보교육감이 탄생함으로써 교육청, 교장 등에서 변화가 일어나고 있기도 하다. 아주 바람직한 현상이다.  

여기에 교육에 대한 대안이 많이 나오고 있는 것도 바람직한 일이다. 이 책의 저자와 교육을 잡는 자가 대권을 잡는다를 쓴 이기정 교사의 주장 중 비슷한 점을 찾을 수 있는데, 그건 아마도 이 대안이 지금의 입시, 학교 서열체제를 바꿀 수 있는 소중한 방안이기 때문이리라. 

앞으로 교육운동이 이 방향에 집중하면 좋은 결과가 있으리라 생각하는데, 그건 다름 아닌 학급제를 폐지하고, 학점제를 시행하자는 주장이다. 

같은 나이의 사람들이 다 비슷한 능력을 가졌으리라는 생각만 버리면, 왜 같은 나이 때 학생들이 자신들의 흥미, 적성, 능력을 고려하지 않고 똑같은 시간 동안 똑같은 과목을 배워야 하는지에 대한 의문만 가진다면, 누구나 나이에 상관없이 자신의 능력과 흥미에 맞는 공부를 한다면 모두가 행복해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만 한다면 이 학점제로 전환하는 문제는 해답을 찾을 수 있을텐데 말이다. 

그리고 학점제가 되면 그간 문제가 되던 많은 문제들이 자연스레 풀릴 수 있을텐데 하는 생각이 들었다. 교육운동단체, 시민사회, 학부모단체, 그리고 교수단체들도 중고교를 학점제로 운영하는 문제를 고민하고 좀더 구체적인 대안을 내놓아야 할 것이다. 

이 책은 이밖에도 여러 가지 생각할 거리를 많이 제공해주었지만 무엇보다도 학부모들이 읽으면 많은 구체적인, 그리고 왜곡되지 않은 정보를 얻을 수 있어서 좋겠단 생각을 하며 읽었다. 

이런 책을 읽은 사람이 늘어나면 적어도 무상급식 반대 서명에는 동참하지 않겠지. 

이야기가 옆으로 새지만, 한 때 텔레비전에서 임상옥의 술잔, 계영배 이야기가 나온 적이 있었는데... 술이 70%이상 차면 흘러 나와 남지 않는다는 너무 많이 가져서는 안되다고 경계하는 술잔이라는... 

우리나라 좀 있는 사람들이 임상옥같은 사람 얘기를 들었으면 좋겠다. 자신들이 얼마나 많이 가졌는지, 그 가진 것이 넘치지 않게 사회에 환원하게.. 그렇게 주장해야 보수 아니던가. 보수는 이 사회를 유지하길 목표로 삼은 집단이고, 이 사회를 유지하기 위해선 없는 사람을 있는 사람이 돌보아야 하지 않는가. 그건 진보라 할 수 없는, 보수의 몫이다. 

어떤 일을 하는지 알려줄 수 있는 교육, 그런 교육을 받으면, 이런 책을 읽으면 적어도 보수라 자처하는 사람들은 무상급식 반대는 하지 않으리라. 그리고 학생인권조례도 역시 반대하지 않으리라. 

덧말 

이런 책을 읽다가 몇 가지 사실이 눈에 거슬리는데... 

하나는 정몽주가의 아들 정몽준은 이라고 나오는데, 이걸 뒤의 이병철가의 이건희는과 연결지으면 정몽주가 아니라, 정주영으로 바꿔야 할 듯하고...  92쪽 

또 하나는 신일고의 강의석 군은, 이 말은 강의석은 신일고가 아니라 대광고다. 대광고의 강의석 군은으로 바꿔야 한다. 15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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