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운몽의 불교적 해석과 문학치료교육
이강옥 지음 / 소명출판 / 201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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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교 때 구운몽을 배울 땐 인생은 허무하다고 결국 현실에 너무 상심하지 말고 지내라고 그것이 이 소설의 주제라고 배웠는데... 

자식 하나 잃고, 남편 잃고, 남은 자식은 유배생활을 하는 어머니의 마음을 위로해 드리고자 하루만에 썼다는 이야기도 있는 이 소설은, 양소유를 중심으로 읽으면 양반들의 꿈이 실현되어 가는 과정이 펼쳐진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이는 양소유가 황제를 제외한 일인지하, 만인지상의 위치에 오르기까지의 과정이고, 그가 그 자리에 오르자 그는 극심한 회의에 빠지게 된다.  

그래서 참선을 하고, 결국 다시 성진으로 깨어나게 되는데... 이 부분을 가지고, 인생무상, 또는 현실 부귀영화의 덧없음을 이야기한다고 기억하고 있었다. 

항상, 기억이란 자신조차도 속이는 경우가 많으니, 구운몽을 불교적으로 해석한다는 이 책의 제목이 흥미를 끌게 되었다. 왜냐하면 이 소설의 처음과 끝부분은 분명 불교의 교리라고 할 수 있는 부분이기 때문이다. 

육관도사나 성진이나 다 불교의 도를 닦는 사람이라고 볼 수 있는데, 결국 성진으로 시작해서 성진으로 끝나는 이 소설은 불교적 깨달음을 이야기하는 소설이라고도 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설명도 들은 기억이 나서이다. 

불교와 유교와 도교(선교)가 섞여 있는 작품이라고 그냥 뭉뚱그려서 기억을 하는데, 이번에 이강옥이 쓴 이 책을 읽으니, 구운몽은 유교나 선교보다는 불교의식이 더 잘 드러나 있는 작품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1부는 불교적 해석으로 구운몽을 다루고 있으며, 2부는 문학치료의 대상으로 구운몽을 다루고 있다. 두 부분이 유기적으로 연결된다고 할 수는 없으나, 종교나 문학이 이미 치료의 기능을 하고 있다고 보면 이 두분은 각각 따로따로 발표가 되었겠지만 한 책에 묶여 있다고 해서 이질적인 모습을 보이지는 않는다.  

오히려 1부에서 불교적 해석에 공감을 하면 2부 문학치료 이론을 더 잘 이해하고 공감할 수가 있다. 

무엇보다도 신선했던 점은 제목에 대한 해석을 시도한 점이다. 물론 그 이전에도 구운몽이라는 제목에 대한 해석이 있었지만, 이 책에서는 이들을 종합해서, 불교와 관련지어서 해석을 하고 있다. 

당연한 일이지만 제목에는 작가의 주제나 표현하고자 하는 방향이 잘 드러나 있는데, 우리는 그냥 구운몽을 아홉개 구름의 꿈, 또는 아홉 사람의 꿈이라고만 해석하고 말지 않았던가. 이 책에선 구운몽을 '아홉 사람에 의해 만들어진 아홉 개의 구름이 꿈임을 성찰하라'는 뜻으로 해석하고 있다. 

그렇다. 구운몽은 우리의 생각이 이루어짐을 알려주기도 하고, 또한 양소유의 활동이 단지 꿈에 불과한 것이 아니라, 성진의 깨달음을 이루는 한 요소임을 알려주기도 한다. 즉 우리의 현실을 가까이에서, 또는 멀리서 볼 수 있게 해주는 작품이다. 

그래서 마지막 부분에 저자는 살활론(殺活論)이라고 하여, 살활자재교육의 궁극적 목표는 양극단을 벗어나 그 각각에 들어있는 중도를 내면화하는 것이라고 하여 어느 한 쪽에 치우치지 않는 삶을 살 수 있게 해주는 작품이 구운몽이라고 이야기하고 있다. 

고등학생 수준에서는 다소 어려울 수 있으나, 한 번 소설을 깊이 있게 읽고 싶은 사람은 이 책을 참조하는 것도 좋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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