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님 오신 날이 다가온다.
언제 부처가 왔는지가 중요하지 않고, 부처는 왜 우리에게 왔을까에 대한 깨달음이 더 중요하지 않을까.
불교하면 상당히 관념적이라는 생각이 드는데..
사찰들이 도시에 보다는 깊은 산 속에 있어서 호젓하고, 왠지 시간을 내야지만 갈 수 있는 곳으로 인식이 되고(물론 이는 조선시대 배불숭유 정책 때문에 절이 산 속으로 쫓겨가서 그렇게 되었다고 생각되지만), 불경은 아무나 읽지 못하는 어려운 책으로 인식되고 있다.
그러나 불경이 과연 어렵기만 할까.
교회가 우리 곁에 존재하듯이 절도 바로 우리 곁에 존재하지 않는가.
부처님의 전생을 다룬 본생담을 읽으면 재미있고, 또 유마경을 읽으면 세상이 아프니 나도 아프다는 유마거사의 마음을 알게 되어 좋고, 수타니파타를 읽으면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는 말이 여기서 나왔구나 하는 것을 알 수 있고, 법구경을 보면 짤막한 구절 속에 진리들이 담겨 있어, 언제 어디서 어느 때고 아무 구절이나 읽으면서 마음을 다스리는데도 좋다.
나는 불교는 이런 점들 외에도 내 마음이 곧 부처다. 모든 일은 마음에 달려 있다는 말들 때문에도 좋아한다. 사람이 깨달음의 유무에 따라서 부처도 될 수 있다는 말, 얼마나 좋은가.
이런 불경들 중에서 금강경을 보면 불교를 좀더 알 수 있지 않을까 한다.
남회근의 "금강경 강의"를 아주 재미있게, 그리고 감동 깊게 읽었다. 한 번 읽어볼 일이다.
이는 종교에 상관없이 누구나 읽어도 되는 책이다. 굳이 불교를 종교로 보지 않고 철학으로 보아도 무방하다고 나는 생각하기 때문이다.
불경에 거부감이 있으면 종교학자인 오강남의 "불교, 이웃종교로 읽다"와 "세계종교 둘러보기"를 읽자. 이책들은 독실한 기독교 신자이지만 종교학자로서 편견없이 다른 종교를 들여다본 노학자의 업적이 잘 드러난 책들이다.
하지만 한 번은 남회근의 금강경 강의에 도전해 보아야 한다. 금강경을 어떻게 해석해야 부처님 말씀에 가까운지 모르지만, 나는 이 책이 불교의 진수에 많이 다가갔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