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과 서양 사이 - 개인으로부터 공동체로 동문선 현대신서 36
뤼스 이리가라이 지음 / 동문선 / 200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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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 제목은 동양과 서양 사이지만, 부제가 개인으로부터 공동체로이다. 

동양과 서양의 차이를 이야기 했다고 보기보다는 나와 너가 우리로 나아가는 과정을 쓴 책이라고 보면 된다. 

이리가라이라는 이름을 강신주의 책에서 처음 들었다. 그리고 이 사람은 차이를 인정한 통합을 주장한다고 들었다. 한 번 읽어보고 싶은 생각이 들게 한 내용이었고 어떤 책을 읽을까 하다가 우선은 작은 책부터 시작하는 게 좋겠지 싶어 이 책을 선택했다. 

말 그대로 이리가라이는 차이를 인정한다. 이 차이를 배제하고 통합이 되면 그것은 가부장적인 수직적 질서에 편입될 뿐이라는 주장을 한다. 나라는 존재가 지닌 특성과 너라는 존재가 지닌 특성을 인정한 상태에서 우리가 된다면 아주 새로운 공동체가 만들어질 수 있다는 주장, 언뜻 당연한 주장같지만, 생각하면 할수록 꼭 지녀야 할 자세이자 명심해야 할 말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어줍잖게 배웠던 수학의 집합이 생각났다. 

나라는 집합과 너라는 집합이 만나면 차이를 인정한 채 결합이 되는 합집합이 되어야 한다는 생각. 

여집합도 아니고, 차집합도 아니고, 교집합도 아닌, 교집합을 포함하고 있는 합집합. 즉 공통점은 함께 지니되, 차이를 그대로 가지고 가는 집합. 

그러한 합집합은 엄청나게 큰 집합이 되고, 개별 집합의 특성도 잃지 않는다.  

우리가 공동체를 만들어가는데, 이리가라이는 특히 가정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하는데, 가정을 만들어가는데, 남녀의 차이를 인정하고, 이 차이를 바탕으로 가정을 꾸린다면 행복한 가정이 될 수 있다는 주장을 하는 것이다. 

타당하고 좋은 주장이다. 

남녀가 수직적 관계로 가정을 이루지 않고 수평적 관계로 가정을 이루어야 한다는 주장, 그 주장이 바로 우리가 명심해야 할 것이 아니던가. 

좋은 책이다. 생각할 거리가 많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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