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에 어느 날 갑자기 홈플러스 익스플러스라는 가게가 들어왔다. 그러더니 빵집으로 빠리 바게트도 들어왔다.
어느 순간부터 동네 슈퍼는 사라지고, 동네 빵집도 사라지고 말았다.
오로지 대기업들만이 체인점들만이 동네에 살아남아 장사를 하고 있는 셈인데...
대기업들의 동네 상점 입점을 규제하는 법안이 제대로 마련되지 않아, 중소상인들이 다 망한다는 우려를 하고 있는 상황에서, 시나브로 이러한 체인점들이 하나 둘씩 자리를 잡고 있으니.
아이엠에프를 겪으며, 많은 사람들이 자영업자로 변신을 했는데, 이러한 자영업자들이 살아갈 길을 막고 있으니...
이 홈플러스 익스프레스나 빠리 바게트를 보며 양귀자의 "원미동 사람들"을 떠올렸다.
80년대 서울 변두리에서 고마고만하게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을 연작소설로 쓴 작품,
이 중에 '일용할 양식'이라는 단편 소설이 머리에서 사라지지 않고 있으니.
김반장이 운영하는 형제슈퍼와 경호네가 운영하는 김포슈퍼, 그리고 나중에 들어온 싱싱청과물 가게가 서로 경쟁을 하는 내용의 소설.
이거야 원. 이들의 치열한 경쟁이 서로에게 도움이 되지 않고, 오히려 제 살 갉아먹기 경쟁이었으니. 이 당시에도 이렇게 작은 자영업자들은 살기가 힘들었는데, 이제는 대기업들이 이러한 유통시장에 들어와 이들끼리 경쟁하지 못 하고, 대기업의 힘에 그냥 물러나고 마는 현실이니...
80년대의 원미동 사람들이 지금 2000년대의 우리들 모습과 다르지 않으니.
언제, 우리는 사람답게, 생존을 걱정하지 않고, 생활을 즐기며 살 수 있을지.
조금씩 나눌 수 있는 사회가 될지.
그런 사회를 만들어야 하는데...
동반성장이라는 말이 울림이 없이 사라지고 있는 이 현실이 안타깝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