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살던 용산 평화 발자국 2
김성희 외 지음 / 보리 / 201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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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만화, 재미있다기 보다는 슬프다. 슬프지만 우리가 알아야 할 현실이다. 얼마전에 용산 2주기가 지났다. 그동안 무심히 세월만 보내고 있지는 않았던가. 

70년대 쓰인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공(일명 난쏘공)이 이미 몃 십년 전의 일이지만, 그것이 과거로 끝나지 않고, 현재까지도 되풀이되고 있는 현실이 너무 안타깝다. 

지금도 홍대입구역 근처에 있는 두리반에서는 제2의 용산이 되풀이 되고 있고, 이것이 두리반뿐만이 아니라, 팔당댐 유기농 단지 농민들이 4대강 개발이라는 이름으로 쫓겨나는 등 곳곳에 들어서고 있는 마천루들이 일반 서민들의 삶을 오히려 더 힘들게 하고 있으며, 힘들게 하는 선에서 그치지 않고, 그들의 눈물 위에서 세워지고 있으니 아직도 우리나라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으니, 역사는 되풀이 되면 안 된다고 했는데, 꼭 용산을 남의 일이라고만 할 수 없는 현실이 더욱 슬프다. 

만화라는 매체는 나름대로의 특성이 있다. 그림을 통해서 시각을 자극하기도 하고, 생략된 언어를 통해서 우리의 상상력을 자극하기도 하고, 단절된 그림들을 통해 단절된 모습을 연속성으로 살려내는 연습을 하게도 한다. 이와 더불어 만화는 쉽게 접근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 누구나 읽을 수 있다는 특성을 지니게 된다. 이 책도 마찬가지다. 도시빈민이나 재개발에 대한 설명을 할 필요가 없다. 6명의 작가가 나름대로 그린 작품을 죽 읽어나가면 도시빈민의 삶에 대해서, 철거민들이 왜 그렇게 저항할 수밖에 없는지를 머리로도 가슴으로도 느낄 수가 있게 된다. 

잊을 수 없는 일을 기록으로 남기는 일, 그것은 이 사회에서 꼭 필요한 일이다. 그 작업을 만화로 해낸 만화가들에게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읽은 지는 오래되었는데, 얼마 전에 읽은 "여기 사람이 있다"와 "밥과 장미"를 읽으면서 이 책이 다시 생각이 났다. 그냥 머리 속에 간직하기 보다는 한 번 글로 정리를 해봐야 더 오래 남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고, 그리고 이것은 과거의 일이 아니라 현재의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남일이 아닌 내 일이라는 생각. 그리고 남들의 눈물 위에 과연 나는 행복할 수 있을까란 질문을 우리는 해야 하지 않을까란 생각.  

그래 적어도 우리는 남의 눈물은 내 눈물이고 남의 웃음은 내 웃음이라는, 우리나라 속담에 있는 슬픔은 나누면 반이 되고, 기쁨은 나누면 둘이 된다는 그 말대로 내 주변을 살펴보는 연대성에 대해 고민하는 삶을 이 책에서 발견할 수 있다.  그리고 그 발견이 우리의 삶의 소중한 자산이고 삶의 지침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이 이 책에 참여한 만화가들의 생각이 아닐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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