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멸의 설계자들 - 트랜스휴머니즘에서 바이오해킹까지, 실리콘밸리 영생 프로젝트를 추적하다
알렉스 크로토스키 지음, 최정숙 옮김 / 미래의창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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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질문에 대답을 해 보자.


불멸주의자 중 한 사람인 존슨이 한 말이라고 한다.


"인생 최고의 신체적-정신적-영적 건강을 주는 알고리즘에 접근할 수 있다고 상상해보세요. 그 상태에 닿는 대가로 여러분은 알고리즘이 시키는 대로만 하면 됩니다. 알고리즘이 먹으라고 할 때 알고리즘이 짚어준 것을 먹는 겁니다. 여러분은 그렇게 하겠습니까?" (337쪽)


죽음을 늦추는 방법. 그 대가는 자율성을 잃는 것이다. 알고리즘, 인공지능이 시키는 대로만 해야 한다. 과연 그런 삶을 인간의 삶이라고 할 수 있을까? 하지만 인간은 죽음을 두려워하니... 이에 대한 대답은 사람마다 다를 수도 있겠지만...


두려운 죽음. 삶과 늘 함께하지만 그 존재를 의식하고 싶지 않은 죽음. 어떻게든 멀리 떨쳐버리고 싶은 죽음, 피할 수 있다면 피하고 싶은 죽음. 하지만 아직까지는 피할 수 없는 죽음. 필멸의 존재, 인간.


필멸의 존재이기에 불멸을 꿈꾼다. 인간이 애초부터 불멸이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만약 신이 있다고 가정한다면, 그러한 신이 불멸의 존재를 창조한다면 과연 그에게 생식 능력을 부여할까?


아마, 생식 능력을 부여하지 않을 것이다. 불멸의 존재이기 때문에... 생식 능력이 있다면 불멸의 존재들이 한 없이 늘어날 텐데, 그것을 감당할 장소가 없게 될 것이기 때문에... 


또한 신을 믿지 않고 진화론을 믿는다면, 과연 불멸의 존재에게도 생식의 능력이 나타날 수 있을까? 신의 창조와 마찬가지로 진화의 관점에서도 불멸의 존재에게는 생식 능력은 없게 될 것이다. 왜냐하면 진화란 적응과 생존인데, 불멸의 존재가 계속 생식을 한다면 적응과 생존이 불가능해지기 때문이다.


이렇게 창조론과 진화론을 보아도 인간은 또 생물은 불멸의 존재가 되어서는 안 된다. 필멸, 언젠가는 죽음에 이르는 것이 바로 이 지구에서 인간이나 생물들이 살아가는 온당한 방식이다. 그것이 그들의 생존을 유지하는 비결이기도 할 것이고.


그런데 불멸을 추구하는 존재들이 있다. 바로 인간이다. 인간이 의식을 통해 죽음을 생각하면서, 또 주위 존재들의 죽음을 목격하면서 자신들이 알지 못하는 죽음에 대해서 두려움을 지니게 되었다. 


알지 못함이 두려움을 낳고, 두려움은 어떻게든 피하고 싶다는 욕망을 낳는다. 그러한 욕망이 죽음을 피할 수 있는 방법을 찾게 한다. 인류가 기록을 남긴 때부터 죽음을 피하고자 하는 욕망들이 얼마나 많은 기록으로 남아 있는가?


하지만 성공한 사례가 있던가? 없다. 없으니 지구에서 인류가 계속 생식을 통해 지구 상에 존재했으리라. 이것이 지금까지의 과정이다. 그런데 다른 변수가 생겼다. 인간이 신의 자리에 오르려 하고, 오를 수 있다고 여기는 존재들이 나타났다.


범용인공지능, 그것을 통해서 인간은 불멸로 나아갈 수 있으리라 기대를 한다. 지금까지 인간이 몰랐던 사실을 인공지능을 통해서 알 수 있을 것이고, 늙지 않는 법을 발견하고, 그를 실현할 수 있는 시대가 곧 올 것이라고 믿는 존재들... 이 책에서는 그들을 불멸주의자들이라고 부른다.


불멸주의자들(IMMORTALISTS). 최첨단 과학기술을 자랑하는 실리콘밸리에서 불멸을 추구하는 집단들이 나타났고, 이들은 그 가능성을 이야기하면서 사람들에게 접근하고 있다.


이런 이들의 사고를 지탱하는 것은 우선 인간은 기계라는 관념과 객관적이고 측정가능한 정보이론, 그리고 시스템 이론이라고 한다.


인간도 디지털처럼 0과 1로 나눌 수 있다는 것, 고도로 복잡한 기계가 바로 인간이라는 것, 인간의 신체를 이렇게 해체하고, 부분들로 나누어 그 부분들의 역할을 파악한다면 죽음을 극복할 수도 있다는 것.


그래서 다양한 관점을 지닌 불멸주의자들이 등장하고, 그들의 이론과 지금까지 해왔던 실험들을 살피고 있다.


지금까지는 인간의 능력을 동원해 실험과 연구를 했다면, 이제는 인공지능을 통해 그것을 더욱 발전시킬 수 있다고...


하여 '실리콘밸리의 독실한 불멸주의자들은 ... 죽음을 정복하는 데 필요한 것은 그저 기계에 문제를 맡긴 후 답을 찾아내게 만드는 일 뿐이라고'(157쪽) 한다. 즉 '끊임없이 전진하는 기술이, 인간존재 자체를 포함해 우리가 직면한 모든 복잡한 문제를 해결하리란 신념'(173쪽)을 지닌 이들이 바로 실리콘밸리의 불멸주의자들이라고 한다.


엄청난 규모의 자본을 투자하고, 네트워크 국가를 창설한다고 한다. 단지 네크워크 상에만 존재하는 국가가 아니라 국가로부터 땅을 사들여 그 나라의 법에서 자유로운 자신들의 이념을 자유롭게 실행할 수 있는 국가를 마련하고 있다고... 좀 섬뜩하기도 하다. 이들이 국가로부터 땅을 구입해 자신들의 네트워크 국가를 만들 때, 이미 그곳에 살고 있던 사람들은 쫒겨나고 말 뿐이니...


또한 이들이 불멸을 추구하는 사업을 하는데, 여기에 가난한 사람, 사회적 약자, 다른 종교를 가진 사람들(특히 무슬림)은 그들의 네트워크 국가에 들어갈 수도 없다. 또한 그들이 수명 연장을 위해서 하는 갖가지 방법들도 돈이 없는 사람들은 시도조차 해볼 수도 없다.


즉, 이들이 추구하는 네트워크 국가, 이 앞에 '불멸'을 붙이고 싶겠지만 이들 역시 아직 범용인공지능이 나오지 않았기에 '불멸'이란 말 대신 '장수'라는 말을 붙여 '장수 네트워크 국가'라고 하기도 한다는데... 그런 국가에는 사회적 약자, 소수자들이 자리할 수 있는 장소는 없다.


이 책의 저자는 많은 불멸주의자들을 인터뷰한 결과 그들이 추구하는 것이 과연 현재의 삶을 개선하는데 도움이 되기보다는, 가진 자들의 미래를 더욱 있게 만드는 데 기여하고 있다는 결론을 내리고 있다.


그런 사회가 과연 바람직한가? 저자는 아니라고 한다. 저자는 '죽음은 결국 우리 모두에게 찾아온다. 우리가 통제할 수 있는 유일한 것은 그것을 맞이하는 우리의 태도뿐이다.'(333쪽)라고 하고 있다.


이렇게 죽음을 없애는 것이 아니라 죽음과 함께하는 삶을 인식하고, 어떤 삶을 살 것인가? 현재의 내가 만족스러운 삶, 후회하지 않는 삶을 살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를 고민해야 한다.


죽음, 그것을 피하는 불멸. 하지만 인간에게 불멸은 생물학적으로 몸이 죽지 않음을 넘어서는 그 무엇일 수도 있음을, 그래서 인간과 다른 생물들에게 생식 능력이 존재함을, 나라는 개체로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라는 집단으로 존재하는 것이 바로 불멸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했는데...


실리콘밸리에서 추구하는 인간의 몸을 기계로 대하면서 고치려고 하는 모습과 더불어 먼 미래 기술을 바라면서 냉동하는 기술도 지금 쓰이고 있다고 하니, 인간에게 죽음이란 여전히 피하고 싶은 것이기도 하다. 물론 내게도.


그래서 더 많이 죽음에 대해 고민하는 시간을 가져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이 책을 읽으면서. 피하고 싶지만 피할 수 없는 존재임을 알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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