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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제국: 권력, 자본, 노동 - 샘 올트먼과 오픈AI의 빛과 그림자
카렌 하오 지음, 임보영 옮김 / 생각의힘 / 2026년 2월
평점 :
오픈 AI. 아마 이 회사는 이제 이름을 바꿔야 할지도 모른다. 자신들의 이름에 있는 '오픈'이라는 말을 부정하기 시작했으니까.
인류에게 행복을 가져다 줄 기술을 함께 공유하자는 의미로 '오픈'이라는 말을 썼을 테고, 이 '오픈'이라는 말은 독점이 아니라 공유를 의미하는데, 그 동안 오픈AI가 걸어온 길을 보면 이들은 '오픈'과는 거리가 먼 행보를 보였다.
오픈AI의 최고경영자라 할 수 있는 샘 올트먼이 권력을 독점하고, 자신의 이윤을 위해서는 앞뒤 안 가리고 기술 개발을 해 온 결과, 또 그러한 기술 개발로 이윤을 만들어내고, 그것을 독점하기 위해서 '오픈'이라는 말을 부정하고 비밀로 하는 모습이 이 책 전반에 걸쳐서 나타나고 있다.
이 책을 쓴 저자는 기자다. AI 열풍이 불 때, 그것을 심층 취재한 사람이다. 특히 오픈AI에 대해서 직접 방문해서도, 또 관계자들을 만나고 다양한 학자들을 통해서, 여기에 오픈AI의 기술을 위해 일하는 세계 각국의 노동자들을 만나서 오픈AI라는 회사가 지금까지 해온 일들을 재구성하고 있다.
처음부터 박진감 있게 시작한다.
'2023년 1월 17일 금요일 ... 올트먼은 해고되었'다고.
어라? 샘 올트먼이 우리나라에 온다고 하면 정치인들부터 기업인들까지 열광을 하는데, 그가 해고된 적이 있었다고? 무슨 스티브 잡스야?
모르던 사실, 관심이 없었으니... 미국의 한 회사 최고경영자가 해고되었든 말든 그것이 내 삶과는 거리가 멀었으니... 하지만 아니다. 지금은 샘 올트먼이라는 사람이 해고되느냐 되지 않느냐는 내 삶에도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그가 오픈AI를 통해서 독점적 권력을 행사하고 있으니까. 초창기에 그의 비전에 동의하고 함께했던 사람들이 하나둘 떠나가고 이제 남은 것은 이윤을 선점하기 위한 기술개발밖에 남지 않았으니까.
그에게는 인류의 행복이라는 것은 이윤을 넘어서는 것이 아니니까. 그러니 그(또는 그와 같은 신념을 지닌 사람)가 오픈AI에서 계속 권한을 행사하면 우리 삶이 어떤 쪽으로 가게 될지 예측할 수가 없다.
바로 이 책의 제목에서 말한 것처럼 '빛과 그림자'인데, 이것이 적절한 균형을 이루지 않으면 인류를 유토피아로 이끌지 않고 디스토피아로 몰아갈 수도 있는 것이다.
이 책에서 오픈AI라는 회사가 발전할 때 자신들의 기술이 초래할 위험을 인지하고, 그것을 막을 방법이 구체화되었을 때에야 비로소 제품을 출시하자는 쪽과 다른 기업이 제품을 내기 전에 먼저 내야 한다는 쪽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음을 잘 보여주고 있다.
아무리 좋은 기술이라고 여러 측면에서 검토를 해야 한다는 쪽이 오픈AI에 있었을 때, 샘 올트먼이 자신의 이윤을 위해서 그들을 기만하는 말을 하는 모습을 여러 취재를 통해서 마치 소설을 읽는 듯한 느낌을 받도록 서술해주고 있다.
그러한 서술이 상상이 아니라 사실에 기반하고 있음을, 따라서 소설처럼 인물들의 갈등이 잘 드러나고 있지만 독자에게 생생하게 전달하기 위한 표현기법이지 결코 허구가 아님을 주장하고 있다.
수차례 자신의 서술이 잘못되었을지도 모르니 검토해 달라고 오픈AI쪽에도 글을 보냈다고 하니, 저자 역시 객관성을 유지하기 위해서 많은 노력을 했음을 알 수 있다. 다만, 오픈AI 쪽에서 답변읋 하지 않았다고 하는데.
자신들에게 불리한 내용은 침묵으로 무시하고, 자신들에게 유리한 내용은 부풀려서 홍보하는 거대 기업의 모습이라고 보면 된다.
샘 올트먼이 해고되었다는 내용으로 시작해서 그러한 결론을 이사회가 결정하기까지의 과정이 방대한 분량으로 펼쳐지고 있는데, 결국 올트먼의 해고는 해프닝으로 끝나고, 그가 다시 복귀하고, 그에 반대하던 사람들이 하나둘 오픈AI를 떠나는 것으로 이 책은 끝나게 된다.
아니, 그들이 떠나는 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이러한 기술이 사회적 책임, 인류의 행복에 대한 공헌을 목표로 한다는 것을 포기하지 않는 사람들이 다른 방향에서 다시 시작하고 있음을, 또한 오픈AI와 정반대의 길을 걷는 사람들도 있음을 보여주면서 끝내고 있다.
그러니 이 책은 무조건 AI기술을 반대하는 책이 아니다. AI를 인류가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지를 고민하자는 책이다.
인류의 행복을 위해서 또 어려운 환경에 있는 사람들을 위해서 AI를 활용할 수 있다면 누가 반대하겠는가? 그렇지 않고 기술이 독점되고 권력이 집중되어 통제하기 힘들어졌을 때 어떤 일이 생길지 고민해야 한다.
또 AI의 뒤에 가려져 있는 최소한의 임금으로 노동을 하는 노동자들이 있음을, 또한 자원을 수탈하는 거대 기업이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 거대 기술은 독점으로 나아가기 쉽다. 왜냐하면 그것은 엄청난 규모의 자본이 필요하고, 그러한 자본을 조달할 수 있으려면 거대 기업이 되어야 하고, 그 투자 기금을 회수하기 위해서는 기술을 독점하려고 하기 때문이다.
그 점을 샘 올트먼과 오픈AI라는 기업을 통해서 저자가 잘 보여주고 있다. 한 편의 다큐멘터리를 보는 듯한 느낌을 주고 있는 책인데, AI라는 기술을 구체적으로 설명하는 것이 아니라, 그 기술을 이용한 기업의 행태를 보여주고, 인류를 위해서 과연 그러한 기술을 어떻게 해야 하는가를 생각하게 해주는 책이다.
AI에 열광하는 사람, 또 비판적인 사람 모두 읽어보면 좋을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