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 사진엽서, 식민지 조선을 노래하다 知의 회랑 40
최현식 지음 / 성균관대학교출판부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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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국주의. 다른 나라를 침략하여 식민지로 삼는 국가를 주로 일컫는 말. 1900년대 초반 일본은 이러한 제국주의 국가였다. 옆 나라인 조선을 침략하여 식민지로 삼았다. 중국을 침략하여 만주국을 세우고 식민권력을 세웠다. 그리고 대만 및 동남아시아를 침략하여 또한 식민지로 삼았다.


식민지로 삼아 착취를 했다. 이건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일본이 아무리 사실을 가리려 해도 가릴 수 없는 사실.


그렇다면 일본이라는 나라는 무엇보다도 먼저 식민지배를 했던 과거에 대해 사죄를 해야 한다. 식민지였던 나라에 대해서, 또 그 나라의 국민들에 대해서. 자신들의 잘못을 인정하고 사죄를 한 다음, 용서를 구해야 한다. 그리고 새출발을 해야 한다.


여기서 책임질 자들이 책임을 지는 일이 가장 먼저 이루어졌어야 한다. 하지만 일본은 책임자가 책임을 면했다. 그리고 이들이 계속 권력을 잡았다. 이런 모습의 일본이 세계 평화를 위해서 일하겠다고 하면 식민지 경험이 있던 나라들은 긴장을 할 수밖에 없다.


일본이 다른 나라를 침략한 이유로 든 것이 바로 평화공존 아니었던가. 허울 좋은 대동아공영권이라는 이름. 일본이 재무장을 하려고 하는 것을 심각하게 바라보는 이유가 여기에 있기도 한데... 책임도 지지 않고, 사죄도 하지 않고, 과거는 없던 일인 양 미래로 나아가자고만 외치고 있는 일본 권력자들의 모습에서 식민권력을 보게 된다.


그런데 총칼만으로 식민지를 지배할 수는 없다. 무력으로 한 나라의 주권을 빼앗더라도 계속 지배하기 위해서는 문화적으로도 지배해야 한다. 


이는 자신들을 우위에 두고, 식민지 사람들, 식민지 문화들을 열등한 것으로 만들어서 자신들에 의해 계몽되거나 발전되었다는 생각을 알게모르게 식민지 사람들이 지니도록 하는 정책을 펼치는 방향으로 나아간다.


그런 정책 중에 문화, 교육을 통한 정책이 있는데, 이들은 교묘하게 의도를 감추고 있어서 쉽게 반발하지 못한다. 이 책은 그러한 일제의 식민정책 중에서 사진엽서를 통해서 조선인들의 무의식에 일본의 우월함을 각인시키고, 조선의 낙후성을 받아들이게 하는 모습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엽서는 글과 그림으로 되어 있지만, 엽서에 있는 글들이 노래로 불렸다는 것, 이는 자신들의 선전을 더욱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 방법이었으니 총칼만이 아니라 노래를 통해서도 식민지 이념을 전파했던 것이다.


이러한 사진엽서를 통한 식민지 권력의 선전을 하나하나 살피고 있는데, 처음은 아리랑으로 시작한다. 아리랑만큼 많이, 대중적으로 불린 노래가 있을까 싶은데, 이 아리랑조차 일본은 자신들의 선전도구로 삼으려 했다는 사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선인들은 아리랑을 통해 저항의식을 드러내기도 했다는 점, 즉 노래를 통해 식민권력에 대한 저항을 도모하기도 했다는 점을 잘 보여주고 있다. 


그렇다면 일제는 어떻게 대응해야 했을까? 아리랑에 비교될 수 있을 만한 노래들을 만들어 유포하는 것이다. 그 노래에는 일제를 찬양하고 조선을 비하하는 내용이 들어가도록 하는 것. 일본에서 뿐만 아니라 조선에서도 사람들이 듣고 부르게 하는 것.


이를 문화통치라고 할 수 있는데, 압록강, 백두산에 관한 노래를 통해 교묘하게 조선의 산하를 칭송하는 듯하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일제의 대륙 침략을 옹호하고, 또 자신들의 발전 상을 드러내며, 조선의 낙후성을 보여주어 사람들의 의식 속에 그러한 이념이 스며들게 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처음에는 드러내놓고 선전을 하지 않았지만 1930년대 후반으로 가면 '압록강, 백두산'을 소재로 한 사진엽서에서도 노골적으로 대륙 침략, 일황을 위해 전쟁터로 나가라는 내용을 드러내고 있으니, 노래를 통해 제국주의 전쟁을 미화하고, 독려하고 있음을 저자는 여러 자료를 통해 잘 보여주고 있다.


교묘한 식민권력, 제국주의가 무력으로만 지배한다면 식민지 사람들이 저항하기도 쉬운데,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방법으로 교묘하게 사람들의 의식을 지배하려 한다면, 그 본질을 깨닫고 저항하기는 쉽지 않다. 바로 그러한 방법을 일제가 사진엽서를 통해서, 또 노래를 통해서 쓰고 있음을 여러 자료를 통해 잘 보여주고 있는 책이다.


일제가 이러한 사진엽서 또는 노래를 통해서 - 이것은 나중에 국민학교(일제시대 용어다. 지금 초등학교에 해당한다) 음악 책에 실은 노래들을 통해 더 노골적이 되는데 - 자신들의 식민지배를 정당화하려 했음을, 그래서 겉으로 보이는 모습만 파악해서는 안 됨을 이 책을 통해 알 수 있다.


참 많은 사진엽서들이 만들어졌고, 사람들에게 전해졌구나, 이것들 그대로 받아들였다면 사람들이 쉽게 세뇌당했을 수도 있겠구나 하는 생각. 이것을 역으로 이용한 것이 독립운동을 하는 사람들의 방법이었을 수도 있겠구나 하는 생각도 하게 된다.


지금은 이러한 사진엽서, 노래를 통하지 않고 쉽게 보고 들을 수 있는 '유튜브'를 통해서 사람들에게 접근하고 있으니... 이 책을 읽으면 많은 '유튜브'들도 보이는 것이 전부가 아님을, 그래서 비판적 읽기/듣기/보기가 중요함을 잊지 않을 것이다.


이 책에 실린 사진엽서 한 장을 보라. 이런 노골적인 내용이 일제말기에 사람들에게 다가갔으니, 처음에 의도를 숨긴 엽서들이 나중에는 의도를 적나라하게 드러내고 있음을, 이런 적나라한 홍보를 통해 처음의 의도들을 유추할 수 있다.



<출전:최현식, 일제 사진엽서, 식민지 조선을 노래하다, 성균관대출판부. 2023년. 352쪽>


참고로 절(節)은 일본어로 '부시'라 하고, 이 '부시'는 일본 전통 민요를 칭하는 말이라고 한다. (307쪽)


가사는 다음과 같다. 

'나랏님 위해 피어난 꽃이여 / 나라에 폭풍우가 몰아치는 가을에는 / 아- 산화하시라 그대여 용감하게'


그리고 왼쪽에 있는 작은 글자들은

'몹시도 어여쁜 야마토의 아기도 총후 보국의 마음은 단단하니, 나의 쓸쓸한 마음은 아기의 건강함에 기대어 그대가 보다 순결하고 보다 강해지기를 기도한다'라고 한다.' (352-253쪽)


참 노골적이다. 이렇게 노골적이라니, 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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