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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와 사회 - 시각문화로 읽는 현대 중국
탕샤오빙 지음, 이현정 외 옮김 / 돌베개 / 2020년 3월
평점 :
절판
중국의 현대 예술에 대해서 알려주고 있는 책. 현대 예술이라고 하지만 미술에서도 유화나 수채화 또는 추상화보다는 주로 판화에 관한 내용이 많고, 영화에 대한 설명이 있는 장이 있다. 즉 중국의 현대 예술, 특히 미술과 영화를 중국 역사와 관련지어 설명해주고 있는 책이다.
이 책의 장점은 중국에 대해서 단일한 관점에서 보지 않도록 해주고 있다는 데 있다. 중국이라는 나라가 단일체제라고 하고, 이를 비판적인 시각으로만 보면 중국의 다양성을 보지 못하게 된다는 것. 중국도 다른 나라와 마찬가지로 특히 이 책의 저자가 살고 있는 미국과 같이 다양성이 존재하는 나라임을 명심하라고 저자는 말하고 있다.
예술을 하나의 관점으로 해석한다면 그것은 편협한 이해에 빠지기 쉽고 또 예술을 독단의 늪에 빠뜨리는 격이 될 것이다. 서양의 미술에 대해서는 이렇게 하나의 관점으로 보는 것을 경계하면서도 유독 중국의 미술에 대해서는 또 중국의 영화에 대해서는 하나의 관점으로 해석하는 경향이 많았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그것이 왜 문제인지, 그렇게 되면 무엇을 놓치게 되는지를 구체적인 작품과 작가를 통해서 설명해주고 있다.
따라서 이 책을 읽으면 중국 현대 미술과 영화에 대해서 어느 정도 지식을 얻게 되며, 예술가들이 어떠한 고민을 하면서 작품 활동을 했는지를 엿볼 수 있게 된다.
그들의 작품 활동은 당대 사회를 관찰하고 당대 사회와 영향을 주고받으면서 예술이라는 특수성을 살리려는 노력이었다는 점. 그래서 그들의 작품을 하나의 틀에 가두는 것은 문제라는 점을 저자는 계속 강조하고 있다.
많은 작품들이 소개되고 있어 그 작품들을 보는 즐거움을 주기도 하고, 그 작품들이 창작되게 된 시대적 상황에 대한 설명을 통해 중국 역사와 문화를 어느 정도 알 수 있게 해주는 책이다.
무엇보다 이 책을 읽으면 중국을 바라보는 서양의 시각을 알 수 있게 되는데, 그들이 중국을 보는 시각이 고정되어 있음을, 그리고 그러한 서양의 시각을 받아들이게 되면 중국의 다양성을 놓치게 되어 중국의 문화를 제대로 볼 수 없음을 저자는 강조하고 있다.
'이 책의 궁극적인 주장은, 당대 중국 시각문화의 역사적 특수성과 보편적 의의를 만들어낸 열망들과 변화들을 진정으로 이해할 때,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세계에서 점점 더 비중 있는 역할을 하고 있는 한 사회를 좀 더 의미 있는 방식으로 바라볼 수 있다는 것이다.'(402쪽)라고 저자가 말하고 있으니...
이 책을 찬찬히 읽어보면 그동안 중국 문화에 대해서 지니고 있던 자신의 시각을 인식하고 그 시각에 대해서 한번 더 생각하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문화대혁명을 바라보는 시각이 다른 사람들의 관점과 다르다고 할 수 있는데, 부정적인 평가를 받는 문화대혁명을 저자는 어느 정도까지는 긍정적인 시선으로 다루고 있다. 그 문화대혁명이 미술에 끼친 영향을 설명하면서, 예술의 대중화에 기여한 점은 인정해야 한다고... 그리고 그 관점을 여전히 잇는 예술가들이 있음을 보여주고 있으니... 그렇다고 문화대혁명이 끼친 부정적인 영향을 무시하진 않는다. 어느 한쪽에 치우친 시각을 경계하고 있을 뿐이다.
저자의 관점에 동의하든 동의하지 않든 이 책은 다양한 중국 시각문화를 소개하고 있다는 데 큰 의의가 있으니, 이 책에 수록된 작품들을 주욱 훑어보는 것만으로도 이 책을 읽는 즐거움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