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즈의 마법사 1 : 위대한 마법사 오즈 - 완역본 오즈의 마법사 시리즈 1
L. 프랭크 바움 지음, W.W. 덴슬로우 그림, 최인자 옮김 / 문학세계사 / 201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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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로 보았던가? 애니메이션으로 보았던가, 아니면 짧게 요약한 요약본으로 읽었던가? 오즈의 마법사는 분명 아는 내용이다. 적어도 이 1권은.


허리케인으로 오즈로 온 도로시가 허수아비, 양철나무꾼, 사자를 만나 여행을 하고, 결국 각자 자신들이 원하는 바를 얻는다는 모험 이야기.


줄거리야 워낙 유명하니까 더 말할 필요도 없다. 동화답게 우연적인 요소도 많이 등장하고, 현실과 맞지 않는 이야기도 있지만, 그것이 동화의 매력이기도 하다.


어린 시절, 우리는 합리와는 거리가 먼 상상 속에 빠지길 좋아하니까. 그런 상상 속에서 자신의 앞으로 살아갈 힘을, 방법을 은연중에 깨우치게 되는지도 모른다. 동화란 그런 것이다. 직접적으로 이야기하는 경우가 많지만, 이 직접적인 말이 환상 속에 펼쳐짐으로써 강요로 느껴지지 않는다.


재미있게 읽으면서 그냥 동화 속 인물들과 함께 모험을 한다. 그뿐인 것 같다. 하지만 알게모르게 무언가가 자신을 채우게 된다. 


오즈의 마법사 역시 마찬가지다. 허수아비는 뇌를 갖고 싶어하고, 양철나무꾼은 심장을 갖고 싶어하며, 사자는 용기를 갖고 싶어한다. 이들은 자신에게 이것들이 부족하다고 여기고 있지만, 모험을 하는 과정을 보면 허수아비는 충분히 지혜롭고, 양철나무꾼은 사랑이 넘치며, 사자는 불굴의 용기를 지니고 있다.


오즈의 마법사는 이미 있는 것을 있지 않다고 여기는 이들에게 그것이라고 여겨지는 것을 선물할 뿐이다. 이미 자신이 지니고 있는 것을 실제로 지니고 있다고 여기게 하는 것, 그것이 바로 오즈의 마법사가 준 선물이다. 이렇게 오즈의 마법사라고 해서 오즈의 마법사가 큰 역할을 할 것 같지만, 그 역시 서커스단원일 뿐이다. 우리와 같은 평범한 인물.


그렇다면 지혜, 사랑, 용기는 어디에서 오는가? 그것은 외부에서 오지 않는다. 이미 자신에게 있다. 그것을 자각하고 발현하려고 노력하기만 하면 된다.


아마도 이 동화를 읽으면서 그 점을 무의식 중에 깨달을 수 있으리라. 여기에 지혜, 사랑, 용기는 서로 떨어져 있는 것이 아니라 함께해야만 진정한 힘을 발휘할 수 있음을 허수아비, 양철나무꾼, 사자를 통해서 보여주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이 셋을 아우르는 존재가 바로 도로시다. 순수함을 지닌 존재. 이러한 순수함을 지닌 존재는 외양으로 남을 판단하지 않는다. 우선 상대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인다. 그들을 그대로 인정한다. 도로시가 지닌 그러한 태도 때문에 허수아비, 양철나무꾼, 사자 역시 자신들의 자리에 머물 수 있음에도 도로시가 고향으로 떠날 때까지 함께 한다.


이는 나만의 목적 달성이 곧 행복이라고 할 수 없음을 보여준다. 내 목적만 달성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함께하는 사람들의 목적이 모두 달성되었을 때에야 비로소 행복이 올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하여 위대한 마법사는 따로 존재하지 않는다. 그런 위대한 마법사는 바로 자신이다. 자신이 그것을 깨닫기만 한다면.


이제 오즈의 마법사 시리즈를 다 읽기로 했다. 그냥 대충 아는 것이 아니라 차근차근 끝까지 읽어야겠다는 생각. 다음 편엔 널리 알려진 1권의 내용과는 달라지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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