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집 폭격
배명훈 지음 / 북하우스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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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설을 어떻게 정의해야 하나? 제목이 맛집 폭격이라 경쾌하게 진행이 되는 소설이고, 음식과 관련이 있는 소설이라고 생각했는데, 읽으면서 그건 아니다라는 생각. 오히려 사회소설이라고 해야 하지 않을까? 지금 우리 사회가 직면하고 있는 문제를 맛집과 폭격을 연결지어서 생각하게 하는 소설.


전면적인 전쟁까지는 가지 않았다. 서로 미사일을 쏘아 폭격하고 있는 수준이다. 서로가 감당할 수 있는 수준에. 이런 대응을 고민하는 조직으로 에스컬레이션 이원회가 있다.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올라가듯이 폭격도 이런 수준의 대응을 하는 조직. 한번에 비약하지 않고 서로가 용납할 수 있는 수준까지 벌이는 폭격들.


그런데 이상한 점이 발견된다. 맛집들이 폭격된다. 폭격 목표로는 별로 쓸모가 없는 곳인데, 그냥 무작위 폭격이었고, 거기에 우연히 맛집들이 속했다고 하면 될 일인데 무언가 이상하다.


주인공 민소의 사적인 경험과 얽힌 맛집들이 폭격 당한 것. 그렇다면 무언가가 있다. 그 무언가를 찾아야 한다. 이렇게 소설은 민소가 폭격의 진실을 알아가는 과정과 그와 같이 합류한 윤희나를 중심으로 이야기가 펼쳐진다.


결말까지 도대체 왜 그런 일이 일어났는지는 알려주지 않는다. 아니, 폭격으로 이익을 보는 집단이 있고, 그런 집단이 권력을 쥐고 있다는 것 정도는 알 수 있다. 그들에 의해서 폭격은 멈추지 않는다. 자신들의 이권이 걸려 있기 때문에. 


하지만 에스컬레이트로만 폭격이 이루어지지는 않는다. 어느 순간 더 강한 폭격이 일어날 수 있다. 그때면 전쟁이다. 이제는 작은 일에서 시작한 것이 전쟁으로 번진다. 국민들의 안위, 그것은 안중에 없다. 자신들의 권력을 유지하면 될 뿐.


이상하게 낯익은 이야기 아닌가? 죽어나가는 것은 국민들이지만 위에 있는 힘 있는 자들은 오히려 이익을 챙길 수 있는... 거기다 별것 아닌 아주 사소한 갈등이 전면적인 전쟁으로까지 치달을 수 있다는 현실이...


그런 과정을 소설은 맛집 폭격을 통해서 보여주고 있다. 민소와 윤희나가 진실에 접근하는 과정을 우리에게 순차적으로 보여줌으로써. 그럼에도 결말은 보여주지 않는다. 무언가 더 큰일이 일어났다는 것만 짐작하게 할 뿐이다.


결국 작은 일에서 시작한 폭격이 더 큰 전쟁으로 이어지고, 이렇게 되면 걷잡을 수 없게 된다는 사실. 파국으로 치닫게 하지 않기 위해서 필요한 것이 바로 정부고, 정부가 제대로 역할을 하지 못하게 되면 국민들은 살 터전을 잃게 된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세계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는 폭격을 작가가 예상하고 있지는 못했겠지만, 이 소설을 읽으면서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이나 레바논에 미사일을 날리고, 반대로 하마스나 헤즈볼라가 이스라엘을 향해 미사일을 날리는 장면이 떠올랐다.


이런 모습은 정부(헤즈볼라나 하마스도 일종의 정부라고 보면)가 어느 정도 통제를 하고 있어서 부분적인 폭격으로 끝나고 있지만, 그럼에도 수많은 사람들이 삶의 터전을 잃거나 목숨을 잃는 일이 일어나고 있는데, 정부는 끄떡도 하지 않고 있으니, 이 소설에 나오는 정부와 같다고 할 수 있다.


전쟁으로까지 확대하지 말고도 이 소설은 작은 일이 큰일이 되는 과정을 우리 정치에 비춰보면 된다. 이 소설에 거울상이 나오는데, 이는 같은 존재라는 말이다. 즉 너는 나의 거울이다라고 할 수 있는데, 이들은 힘과 속도를 조절해서 대응을 해야 한다. 에스컬레이션 위원회처럼 어느 정도 대응을 할 수 있는 방안을 실천해야 하는데... 


어느 순간 단계를 훌쩍 뛰어넘어 강력한 대응을 하면 걷잡을 수 없는 상황으로 바뀌고 만다. 그렇게 되면 파국이다. 되돌릴 수 없다. 이런 일이 생기지 않게 하기 위해 존재하는 조직이 소설에서는 에스컬레이션 위원회지만 이 위원회가 소설 속에서 과연 어떤 힘을 지니고 있는지 알 수 없다.


이들도 정부의 조직 중 하나에 불과하다. 결국 결정은 권력자가 내리니 말이다. 하지만 이러한 합리적인 의견을 제시할 수 있는 조직의 의견을 무시하다가는 소설에서처럼 파국이 일어날 수 있다. 그 점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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