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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의 인문학 - 천재들의 놀이터, 2023 우수출판콘텐츠 선정작
박중환 지음 / 한길사 / 2023년 11월
평점 :
숲의 인문학이라고 어렵게 생각하지 말자. 그냥 우리 삶에 숲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알려주는 책이라고 보면 된다.
그래도 인문학이라는 말에 어려움을 느끼는 사람이 있을테니, 이 책은 그런 어려움보다는 호기심을 자극하기 위해서 숲이 사람의 능력에 미친 영향을 살핀다.
즉 천재라고 불린 사람들에게 숲이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했는지를 살펴보고 있다. 그것도 어린 시절이나 또는 성인이 되어서도 숲과 자주 접한 사람이 자신의 업적을 이루는데 많은 도움을 받았다는 것을 인물의 사례를 통해 보여주고 있다.
이 책에서는 천재가 되는 지름길을 4+2로 제시하고 있다. 네 가지에다가 두 가지가 더해지면 천재성이 발현될 수 있다는 것이다.
호기심, 관찰력, 탐구력, 천착근성이 4에 해당하는데, 이에 대해서는 다른 의견이 없을 것이다. 뛰어난 업적을 이루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지녀야 할 자세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2에 해당하는 것은 무엇일까?
바로 숲과 책이다. (187쪽 참조) 책은 앞의 네 가지가 모두 작동하는 요소라고 한다면, 숲은 무엇일까? 숲에 대해서는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이 많다. 그러나 숲은 사람들로 하여금 집중하게 하고, 또 생각지도 못한 발견을 하게 하기도 한다. 산책을 통해서 많은 것들을 생각하고 정리하기도 하니까 말이다.
다양한 인물들을 제시하면서 숲과 천재의 관련성을 설명한 다음에 우리나라 교육은 어떤가를 살피고 있다. 과연 우리나라는 천재를 기를 수 있는 교육환경을 지니고 있는가?
답은 부정적이다. 왜냐하면 숲이 있는 학교가 거의 없기 때문이다. 학교는 덩그러니 건물과 운동장이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런 상황에서 천재를 길러낸다고 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영국의 대안학교인 서머힐 스쿨을 예로 들어 설명하고 있다.
이 부분을 읽으면서 예전에 간디학교를 지리산 자락에 지을 때 학교 건물과 기숙사 건물을 멀리 떨어지게 지었다는 이야기가 생각났다. 기숙사에서 교실로 이동을 하면서 자연을 느끼고, 계절의 변화를 몸으로 느끼게 하기 위해서 그랬다는 것.
단지 몸으로 자연을 느끼는 것이 아니라 긴 산책 시간을 통해서 자신의 생각을 가다듬을 수 있는 기회를 자연스레 갖게 되었으리라. 그러니 학교 교육을 생각할 때 환경, 특히 숲에 관한 고려를 해야 한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고 한다.
여기에 이제 숲이 우리 지구에 어떤 역할을 하는지도 설명하고 있다. 숲이 우리들의 삶에, 단순히 지능만이 아니라 우리들 생활에 대해서도 중요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음을... 지구온난화부터, 공기 정화까지 숲의 다양한 역할을 살피고 있다.
숲의 중요성... 그러나 조심해야 할 것도 있다. 숲이 도심에 커다랗게 조성이 되면 야생동물들과 사람들의 거리가 가까워지고, 그동안 감염되지 않았던 인수공통감염병에 감염이 될 수 있다는 사실도 잊지 말아야 한다.
자연스레 숲과 가까워질 수 있는 것은 도시농부의 길을 마련하는 것이라는 점도 이 책에서 주장하는 것이고...
이렇게 이 책은 숲이 우리들 삶에서 얼마나 중요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지를 다양한 사례들을 통해 보여주고 있으니, 난개발로 사라지는 숲, 또는 잘못된 숲 조성 사업들을 다시 살펴보게 하고 있다. (이 책에서 말하는 잘못된 숲 조성 사업에 관해서는 논란이 있으니, 여러 자료들을 찾아보는 것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