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동산이 현대사 1 : 일상ㆍ생활 - 전우용의 근현대 한국 박물지 잡동산이 현대사 1
전우용 지음 / 돌베개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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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물건들 없이 살아갈 수 없다. 인간이 지구에 존재한 이래, 생명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반드시 다른 존재들이 필요했다.


먹을거리를 마련하기 위해서도 도구가 필요했으며, 추위나 더위를 이겨내기 위해서도 다른 물건들이 필요했다. 살기 위해서 필요한 물건들이 있는데, 그런 물건들이 어떻게 변해왔는가를 살펴보면 우리들의 생활 변화를 알 수 있게 된다.


이 책은 한국 근현대사를 전공한 전우용이 여러 물건(존재)들을 통해서 우리 사회가 어떻게 변해왔는가가 실려 있다.


우리들에게 지금은 없어서는 안 될 물건들이 어떻게 우리 곁에 왔는지, 또 한때 우리 삶에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했던 물건들이 어떻게 해서 사라지게 됐는지를 살피고 있다.


많은 물건들을 다루고 있는데, 물건들이라고 하기에는 아파트와 같이 커다란 존재들도 있으니 물건(존재)라고 하면 좋겠다. 


많은 존재들이 있는데, 그동안 생각지도 않았던 사실을 깨우치게 된 것도 이 책이 내게 준 유익함이라면 유익함인데... 


그런 존재 중에 하나가 '혼인신고서'다. 지금까지도 우리는 혼인신고를 하니, 이것이 마치 오래 전부터 당연히 있었다고 생각하기 쉬운데, 혼인신고서는 일제시대에 생겼다고 한다. 


'혼인은 국가의 공인이 필요 없는 가문과 가문 사이의 사적 결합으로서, 혼례식이라는 의례를 통해 혈연 공동체와 지역 공동체에 '선포'만 하면 되는 일이었다. 혼인을 취소하는 행위, 즉 이혼도 유교적 가부장제가 지배하기 전에는 그리 어렵지 않았다.'(343쪽)고 한다.


이런 사적인 일이 공적인 일이 되고, 법에 의해서 혼인과 이혼이 결정이 되게 된 것은 근대 이후의 일이라고 하니, 참...


이런 내용에 더해서 초대 대통령인 이승만에 관한 이야기가 나온다. 이승만 부인하면 프란체스카라고만 알고 있었는데, 왜 그가 조혼을 했으리라는 생각을 하지 못했을까?


당연히 일찍 미국으로 건너갔고, 그곳에서 주로 생활했기에 조선에 부인이 있으리라는 생각은 하지 못했다. 하지만 그는 분명 혼인을 했고, 그의 부인은 조선에서 시부모를 봉양했다고 한다. 그것도 남편이 칭찬받을 수 있게 좋은 일도 많이 했다고... 하지만 그녀에게 돌아온 것은 문전박대뿐이었다고 하니... 이런 사람이 우리나라 초대 대통령이라니...


'1945년 가을에 이승만의 본처 박승선도 같은 일을 겪었다. 남편이 귀국했다는 소식을 듣고 그의 거처로 찾아갔으나, 이승만의 비서들에게 쫓겨났다. 본처는 법에 호소할 수도 없었다.'(351쪽)


왜냐하면 이승만이 법적으로 정리를 했기 때문이라나 뭐라나. 법은 아는 자가 이용할 수 있는 수단이 되기도 하니, 이것 참.


<함께 참조할 만한 글 : 사라진 이승만 호적 미스터리 (daum.net)>


이런 사실들과 더불어 우리 일상생활에 들어온 많은 물건(존재)들을 소개하고 알려주고 있어서 제목과 같이 '잡동산이'들을 통해 우리들의 삶을 알 수 있게 된다.


'잡동산이'는 잡동사니라고 할 수 있으며, 조선시대 안정복이 쓴 책 제목도 '잡동산이'라고 하니, 우리들의 삶과 물건들이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임을 알 수 있다.


다양한 물건들, 그리고 우리가 살아왔던 근현대의 모습들. 우리 일상이 얼마나 달라졌는지를 살펴볼 수 있게 해주는 책이다.


한꼭지 한꼭지씩 읽어도 흥미롭게 읽을 수 있다. 총 세 권으로 되어 있는데, 다른 책들에서는 다른 분야를 다루고 있으니, 천천히 읽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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