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호를 읽으면서는 '자립'에 대해 생각한다. [빅이슈]가 자립을 위해 존재하는 잡지이기도 하지만, 사람은 누구나 자립을 꿈꾸지 않나.
그런데 자립이 무엇일까? 홀로 살아가는 것만을 자립이라고 할 수 없을텐데... 남에게 의존하지 않고 살아가는 것을 자립이라고 한다면, 글쎄 과연 그런 사람이 있을까?
사람은 누구나 다른 사람들과 함께 살아갈 수밖에 없지 않나. 사람만이 아니라 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존재들과 함께 살아갈 수밖에 없으니, 자립이라는 말을 의존이라는 말과 대립되는 것으로만 해석해서는 안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런 생각을 하게 된 것은 이번 호에 실린 최서윤의 '자립의 기둥들'이란 글을 통해서다. 이 글에 나온 내용.
'자립은 어디에도 의존하지 않는 상태가 아니라, 기댈 수 있는 곳을 여러 군데로 늘려 각각의 의존도를 낮추는 것이라는 해석을 최근 접했다. 자신을 지탱하는 기둥 하나에 의존 말고 여러 개의 기둥을 만들라는 뜻일 테다. 취미, 인간관계 등 각각의 기둥의 균형을 유지하는 것' (61쪽)
이것이구나. 자립이란 이렇게 다양한 관계를 맺으며 살아가는 것이구나. 그러니 [빅이슈] 또한 이런 관계를 만들어가고 있으니 자립이라는 말을 당당하게 할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
그래서 이번 호에는 빅판 코디네이터와 한 대담이 실리기도 했다. 빅판들에게 코디네이터는 의존하게만 하는 존재가 아니라 빅판들이 자립할 수 있게 하는 기둥이 될 수 있음을. 또한 그렇게 기둥이 되어 왔음을.
사람들이 자신이 기댈 수 있는 많은 기둥들을 만들고 또한 자신도 기둥이 되어주는 그런 삶을 살아야 함을 '자립'이라는 말을 통해서 생각하게 된다.
이렇게 많은 기둥들을 [빅이슈]에서 만날 수 있다. 이번 호에서 언급하고 있는 '디지털 디톡스'에 관한 글들도 역시 우리 삶의 기둥, 즉 자립에 대한 말일 테다.
지나치게 디지털에 의존하는, 특히 손 안의 컴퓨터에 자신의 많은 시간을 쓰는 삶은 기둥을 줄이는 행동일 수밖에 없음을. 그래서 자신은 자립한 삶을 살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그것이 오히려 의존하는 삶이 됨을.
디지털뿐만이 아니라 다양한 관계를 만들어가야 '자립'의 삶을 살 수 있음을 생각하게 해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