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건 부당합니다 - Z세대 공정의 기준에 대한 탐구
임홍택 지음 / 와이즈베리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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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이라는 말이 사회의 중심이 되었다. 이건 지금 시대뿐만이 아니라 어느 시대라도 공정이 중심이 되어야 한다. 그런데도 특히 '공정'이라는 말이 젊은 세대의 주장인 듯이 나오는 이유가 무엇일까?


어느 사회든 공정하지 않다고 느끼면 항의를 하고 개선을 하려고 하지 않았던가. 그래서 공정하지 않음을 공정함으로 바꿔가는 변화를 이루었는데...


이 책의 저자는 '공정'을 정의하려고 하지 않는다. 철학, 윤리적 정의가 이 책에서 필요하지도 않다. 저자는 우리 사회에서 왜 '공정'이 강하게 대두되었는지를 살피고, 그것을 청년세대들의 특징으로 이야기하는데, 그건 문제가 있다고 한다.


공정하지 않음이라는 말보다는 부당함이라는 말을 사용하고 있는데, 부당이라는 말에는 적당으로 고쳐야 한다는 개선의 욕구가 담겨 있기 때문이다. 젊은 세대들이 말하는 공정하지 않다는 말은 부당하는 말이고, 이는 사회에서 고쳐야 할 문제라고 저자는 주장한다.


이렇게 공정이라는 말 대신에 부당함이라는 말로 바꾸니, 어느 특정한 세대에게만 해당하지 않고 모든 사람들에게 해당하는 말이 된다. 부당한 것은 누구에게도 부당하기 때문이다. 즉, 부당함은 고쳐야만 할 문제이다. 그것도 한 세대만이 아니라 모두가 함께.


이 점에서 이 책의 장점이 나타난다. 젊은 세대가 느끼는 부당함이 과연 그들만의 불만인가라는 질문을 하고, 아니라고, 그 부당함은 누구에게나 부당함이라고 한다. 즉 부당함을 고치려는 쪽으로 행동을 해야 한다.


사회가 변했기 때문에 전에 부당했음에도 아무 말 하지 못하고 넘어갔던 일들을 공론화할 수 있게 되었다. 예전에는 부당하지 않았던 문제가 지금 부당해진 것이 아니라, 그전에도 부당했던 문제이기 때문에, 요즘 젊은 세대는 왜 그래? 할 필요가 없다고 주장한다.


오히려 왜?나 무엇을?보다는 어떻게?에 중점을 두자고 한다. 어떻게 그 부당함을 고칠 것인가에 중점을 두면 세대 갈등이나 젠더 갈등이 문제가 아니라는 사실을 인식하게 된다. 부당함은 세대를 막론하고, 젠더를 막론하고 부당하기 때문이다. 함께 고쳐나가야 할 문제이기 때문이다.


육아 문제로 아이를 낳지 않는 경향이 심화되고 있는데, 이것이 어찌 여성들에게만 해당하는 문제겠는가? 육아 문제는 모든 성들에게 해당하는 문제고, 성만이 아니라 모든 세대에게도 해당하는 문제다. 그러니 경제적 지원으로만 해결하려고 하면 출생률이 낮아지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육아 문제에서 여성들에게 부당한 것은 남성들을 비롯한 다른 성들에게도 부당한 것이고, 그 부담은 모두가 지게 된다. 이는 결국 사회의 부담으로까지 전가되니, 이런 육아 문제들처럼 함께 고쳐나가야 하는 문제들이 많다. 저자는 그런 문제들을 부당함으로 이야기해주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절대적 평등을 이야기하지는 않는다. 절대적 평등이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해서 부당하다고, 공정하지 않다고 하지 않는다. 그럴 수는 없다. 어느 사회도 절대적 평등을 이룰 수는 없다.


그렇다면 어떤 사회를 원하는가? 맺음말에서 저자는 이렇게 말하고 있다.


'스포츠 경기의 공정한 규칙은 간단하다. 첫 번째, '평등한 출발'이 보장돼야 한다. 두 번째, '반칙 없는 경쟁 과정'이 진행돼야 한다. ... 나는 스포츠에 경기에 적용되는 기본적인 수준의 공정을 우리 사회에 접목시키려 노력하는 것이 효율적이라고 본다. 여기서 핵심은 두 가지다. 첫 번째, '반칙이 없는 경쟁 과정'을 만들어야 한다. 두 번째, 계속 변화해나가야 한다.'(351쪽)


젊은 세대만이 지닌 특징이 '공정 추구'라고 해서는 안 된다. 부당함을 부당하다고 소리내는 목소리가 있음을, 그들은 이미 변한 사회에서 그것이 부당함을 온몸으로 겪고 있는 것이다. 그러니 고쳐야 한다고 외치는 것이다.


단지 젊은 세대만이 아니라 이는 모두에게 해당하는 일이다. 공정이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어떻게 하면 부당함이 없는 사회를 만들 것인가라는 질문으로 바꾸어야 한다. 그리고 그 '어떻게'에 해당하는 내용을 채워나가야 한다. 


저자가 두 번째로 주장한 '계속 변화해나가야 한다'는 말, 그 말이 정답이다. 시대는 고정되지 않는다. 그리고 시대의 변화에 따라 규칙도 달라져야 한다. 참고할 만한 내용이 많은 글이었다.


덧글


이 글을 읽다가 국가 예산이 이렇게 쓰여도 되나 하는 생각을 했다. 물론 통일을 대비한다고 할 수도 있고,(그런데 저자의 말대로 통일부가 있는데, 굳이?) 또 헌법에 명시되어 있는 영토를 관할한다는 의미도 있지만, 아무래도 이건 예산 낭비라는 생각이 든다. 바로 이북5도 도지사라는 직책이 있다는 사실.(황해도, 평안남북도, 함경남북도) 이렇게 쓰여 있다. 


현재 분단 상황인 만큼 우리나라는 이북5도를 실효 지배하지 않는다. 하지만 통일이 될 경우 헌법에 따라 이북5도를 관리하는 것으로 정해져 있다. 게다가 이북5도지사와 같은 미래의 관리자로는 평양지사를 추가하고, 도 이하 군/시/읍/면 동/리를 포함하게 되므로 군수,시장, 읍,면,동장까지 포함해(2020년 기준) 총 1,013명의 북한 관리자가 존재한다. ... 대부분의 업무가 통일부에서 진행하고 있는 업무와 겹친다. ...지난 10년간 이북5도 관지라 인건비로 들어간 비용이 834억 원에 달한다(191-192쪽)


이런 비경제적인 부처부터 정리해야 하지 않나? 한 해에 약 83억 원이 들어간다는 얘긴데... 이건 부당함이지 않을까? 예술원 회원제도의 부당함을 이야기하면서 이북5도 도지사 이야기도 언급하고 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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