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검찰을 떠난 이유 - 검찰 부패를 국민에게 고발하다
이연주 지음, 김미옥 해설 / 포르체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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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복마전이 있을까? 책을 읽으면 분통이 터진다. 이들에게 분노하지만, 어떻게 할 수 없으므로. 내부 개혁은 불가능하고, 외부 개혁은 저항에 부딪혀 좌절되고... 그렇게 예전이나 지금이나 또 앞으로나 같은 모습을 지닐 것이라는 예감.


슬픈 예감은 틀린 적이 없나라는 노래 가사도 있는데, 검찰의 모습은 예언이 아니라 그냥 그렇게 될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을 읽으면.


우선 이들에게는 너무 막강한 권력이 주어졌다. 자신들의 입맛에 따라서 한 사람의 운명을 좌우할 수 있다. 죄가 있고 없고를 떠나서.


통제받지 않는 권력은 절대권력이 되고, 절대권력은 부패할 수밖에 없다. 자신은 부패한지도 모르면서 지내는 상황. 그렇다. 오물을 뒤집어쓰고 지내는 사람에게는 그 오물 냄새가 나지 않는다. 이미 오물 냄새에 익숙해져 있기 때문이다.


절대권력은 자신의 부패를 알지 못한다. 그냥 부패한 자들만 주변에 있기 때문이다. 부패하지 않는 자들이 배제되고 어떤 비판도 용납하지 못하게 된다. 자기들만의 사회. 밀어주고 끌어주고.


이런 막강한 권력은 반성을 하지 않는다. 반성이란 잘못을 인정했을 때 나오는데, 잘못을 인정하지 않는다. 서로 감싸주는 경우도 있지만, 이 책을 읽으니, 이들은 정말 자신들이 잘못했다는 생각을 추호도 하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었다.


잘못인 줄 모르고 있으니, 인정할 일이 없고, 인정하지 않으니 사과를 하고 반성을 할 일이 없다. 그냥 그때는 그랬어라고 하면 끝이다.


지금 많은 재판 결과들이 뒤집어지고 있는데, 과거의 판결에 대해서 사과하는 경우는 가뭄에 콩 나듯한다.


그것도 형식적으로. 누구도 책임을 지지 않는다. 우리가 일본에게 요구하는 것도 바로 진정한 반성과 사과를 동반한 배상임에도 일본은 형식적인 사과 -그마저도 부정하는 경우가 더 많지만-에 그치고 있다.


검찰 역시 마찬가지다. 이러니, 이들이 절대권력일 수밖에.


절대권력은 내부비판이 거의 불가능하다. 인의 장막에 가려져 있기 때문에... 인의 장막을 뚫으려는 사람을 내치기 때문에.


조직을 해치는 자. 소위 엘리트라고 하는 자들이 모인 집단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보면 학교폭력은 별것 아니라고 여길 수밖에 없다.


학교폭력으로 인생이 망가진 피해자들이 많은데, 그것에는 엄단 운운하면서 자신들 조직에서 이보다 더 심한 폭력을 저지르면서도 그들은 수사를, 기소를 하지 않는다.


책임을 지지 않는다. 법을 집행한다는 자들이 행하는 많은 범법 행위들을 보라. 그냥 그들에게는 그것이 범법이 아닐 뿐이다. 자신들이 하면 합법 또는 적어도 불법은 아닌, 비법이 되고, 남들이 하면, 그것도 자신들에게 영향을 끼치기 힘든 약한 사람들이라면 관용없이 무조건 불법이 되게 한다.


모든 검사들이 그렇지는 않겠지만, 그 속에 있으면 같은 취급을 받게 된다. 당연한 일이다. 개인이 아니라 조직이 문제인데, 조직에서 나는 안 그래 한다고 조직이 변하고, 다른 대우를 받지는 않으니까.


그러니 내부개혁을 해야 하는데, 내부개혁 목소리를 내면 배제시켜버리는, 아이들 용어로 왕따 시켜버리는 일이 비일비재하니, 자신의 모든 것을 걸고 내부비판을 하기도 힘들다. 


소수 검사가 내부비판 목소리를 냈을 때 동조하기보다는 관망하거나 또는 비판하는 경우가 많게 되는데 이런 조직 우선의 사고방식 때문이라고 한다.


이밖에 이 책을 읽으면 검찰은 복마전이구나 하는 일들을 만나게 된다. 왜 이들이 그렇게 지내는지 알게 된다. 검찰의 내부개혁이 거의 불가능함을. 그래서 검찰 개혁은 외부에서 시작되어야 함을.


외부개혁을 통해 이 복마전을 없앨 수 있는 방법은 그들의 실체를 명확히 아는 데서 출발해야한다. 실체를 알아야 대책을 세울 수 있다. 그리고 그런 그들의 실체가 이 책에 잘 드러나 있다.


검찰의 실체를 알고 싶은 사람, 이 책을 읽어보기 바란다. 아마, 복마전도 이런 복마전이 없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될 것이다. 검찰 개혁을 제대로 하지 못하면 검찰공화국이 될 것이다. 민주공화국이 아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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