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호는 표지가 A형과 B형이 있다. 내가 읽은 것은 B형. 친근한 디자인으로 우리 곁에 다가온 오이뮤라는 브랜드다.


  두 형 모두 내용은 같지만, 표지가 다르니, 그것도 보는 묘미가 있다고 할 수 있다.


  다양성. 어느 하나로 몰아가지 않고 다양함을 보여주는 잡지. 그래서 [빅이슈]에서는 다양한 내용들이 서로 상충되지 않고 조화를 이루며 실려 있다.


  이 점이 [빅이슈]를 많은 사람들이 보는 이유이기도 하겠다. 단지 특정한 어느 집단만이 아니라.


이번 호에서는 두 개의 글이 마음이 와 닿았다. 물론 그렇다고 다른 글들이 마음에 와 닿지 않았다는 말은 아니다.

  여성 노숙인에 대한 글도 짠하고, 겉표지에 대한 글들도 좋았다.


  그렇지만 무엇보다도 더 생각할거리를 제공해주는 글들이 바로 '인간다운 한끼를 위해'라는 밥퍼 공동체에 관한 글과'힐튼호텔 철거와 상실을 대하는 태도'라는 글이다.


  먼저 '밥퍼 공동체'는 사람들에게, 특히 노인들이 많지만 한끼 밥을 제공하는 공동체다.


  정확히 기억은 나지 않지만 서울시가, 또 동대문구청이 건물을 불법 증축했다는 이유로 밥퍼 공동체에 철거하든지, 과태료를 내라고 했다는 기사를 읽은 적이 있다.


  좋은 일을 하는데도 불법이라는 잣대를 들이대서 하지 못하게 하는구나 하는 생각을 했었는데...


그에 대한 글이다. 서울시와의 문제는 해결됐다고 한다. 건물을 기부채납하는 조건으로. 그런데 이번에는 동대문구청이 고발했다고 한다. 게다가 동대문구청은 서울시에도 5400만 원의 건축이행강제금을 부과했고, 서울시는 이의신청을 제기했다고(51쪽) 하는데... 그 이후의 일은 아직 잘 모르겠다.


밥퍼 공동체가 하는 일은 단지 밥을 주는 일이 아니다. 외로운 사람들이 만나 이야기를 할, 외로움을 달랠 공간을 제공해주는 일이다. 밥을 통한 만남. 


많은 사람이 와서 그들이 만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기 위해서 건물을 증축했다고 하는데, 그것도 그냥 한 것이 아니라 동대문구청과 논의한 후 한 공사(49쪽)라고 하는데...


이러한 밥퍼 공동체도 혐오시설이 되나? 우리 동네에 있으면 집값이 떨어지는 시설인가? 어려운 사람들, 외로운 사람들 함께 지내는 시설이 문제가 되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밥퍼 공동체에서는 아침 밥도 제공하기로 했단다. 이제는 한끼가 아니라 두끼가 된다. 그렇게 힘들고 외로운 사람들, 그나마 기댈 수 있는 장소를 마련해주려 한다.


이 글의 마지막에 헌법을 인용하면서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가지며, 행복을 추구할 권리를 가진다'(51쪽)라고 말하고 있다. 이것은 우리 누구나 누려야 할 권리다. 그런 권리를 보장해야 한다.


더불어 힐튼호텔이 철거될 예정이라고 한다. 아마도 재개발이 되겟지. 그런데 이 호텔건물이 역사, 문화적으로 가치가 있다고 철거 반대 여론이 있다고 한다.


건축학자를 중심을 특히 더. 발전이 된다고 해서 과거의 것들을 무조건 없애는 일은 삼가야 한다. 그것은 당연한 일이다. 많이 고려하고 의견을 묻고 시행해야 할 일이다. 


그러나 이 글에서는 한 발 더 나아간다. 우리가 보지 못했던 것을 보여준다. 힐튼호텔이 들어서기 전에 과연 그곳에 누가 살았는지 생각해 보았는가 하고.


힐튼호텔이 들어서기 전 그곳은 양동마을이었단다. 전국에서 상경한 사람들이 모여들던 곳(58쪽)이었다고 한다. 소위 말하는 판자촌이라고 봐도 된다.


이런 곳에서 살고 있던 사람들이 개발이라는 이름으로 어디론가 쫓겨났다고 하는데, 과연 그들의 삶에 관심을 가진 적이 있냐고 이 글은 묻고 있다.


눈에 확 들어오는 거대한 건물이 해체된다는 소식에는 발끈하면서 보존 운운하는 사람들이 과연 보이지 않는 곳에서 아등바등 살아가는 사람들의 주거지가 철거되는 일에 관심을 가진 적이 있는가 하고.


그들의 삶을 기억하고 기록하고는 있는가 하고, 그들의 사라짐을 아쉬워한 적은 있는가 하고 묻고 있다.


얼마 전에 서울 구룡마을에서 화재가 나 많은 사람들이 삶의 터전을 잃었다. 며칠 동안은 언론에서 구룡마을을 다뤘지만, 지금은...


그런 사람들의 주거환경에도 관심을 가져야 함을 보여주는 글이었는데... 벌써 2월이다. 입춘도 지났다. 이제 봄이 온다.


춥고 힘든 시간을 보내는 사람들이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가지며, 행복을 추구할' 수 있는 모두에게 봄이 왔으면 좋겠다. 


지금 튀르키예(터키)와 시리아에서는 지진으로 수많은 사람이 사망하고, 부상당하고, 집을 잃게 되었다. 그들의 피해가 최소화 되기를, 그리고 빨리 복구될 수 있기를... 우리나라뿐이 아니라 전세계 사람들이 모두 행복을 추구할 권리를 누릴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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