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농담으로 과학을 말한다 - 무심코 읽었다가 쓸데없이 똑똑해지는 책
오후 지음 / 웨일북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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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담'이라고 했지만, 결코 농담이 아니다. 비유적인 표현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왜냐하면 농담은 '실없는 또는 진실이 아닌'이라는 의미를 지니고 있지만, 이 책에서는 사실이 아닌 내용은 없다고 - 자료에 바탕하고 있으니, 그렇게 믿자. 물론 어떤 자료를 선택했느냐에 따라 저자의 주장이 다르게 해석될 수는 있다 - 할 있느니, 제목에 '농담'이라는 말을 쓴 이유는 쉽게, 편하게 읽으라는 말로 받아들이면 된다. 


(글 중간 중간 괄호를 통해서 저자의 생각을 쓰고 있는데, 그 부분을 통해서 가벼운 농담처럼 미소를 짓게 된다.)


그만큼 이 책은 쉽게 쓰여졌다. 어려운 용어가 나오지만, 그런 용어는 건너뛰어도 된다고, 이해하는데 별 지장이 없다고 저자는 말한다. 그렇게 전체 맥락을 이해하면 되니, 맥락을 이해한 다음에 더 깊게 공부할 사람은 하면 된다.


총 7개 분야를 다루고 있는데, 질소, 단위, 플라스틱, 성별, 우주 개발, 빅데이터, 날씨를 다루고 있다. 과학이 우리 생활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음을 다루고 있는 분야를 통해 보여주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니 과학은 농담처럼 쉽게 우리에게 다가와야 한다. 우리 삶과 떨어질 수 없으니.


첫장에서 다루는 질소는 과학의 양면을 보여준다, 과학의 양면? 또는 과학자의 양면? 어떤 방면으로 쓰이느냐 따라 긍정과 부정, 양면을 모두 포함하고 있는 그런 과학(기술)


따라서 과학에는 책임이 따른다. 윤리를 생각하지 않는 과학은 인류를 파멸로 이끌 수도 있다. 질소와 플라스틱, 빅데이터, 날씨(특히 인공강우)가 그렇다. 좋게도 안 좋게도 쓰일 수 있는 과학이다.


인구 증가로 인해 굶주림에 시달리게 될 미래, 그 미래를 기우로 바꾸어버린 것이 바로 질소를 고정시킬 수 있는 과학이다. 질소비료다. 식량생산을 엄청나게 증대시킨 질소비료. 식량난을 해소할 수 있게 해준 질소비료. 이 질소비료를 만들어내는데 가장 큰 공헌을 한 하버라는 사람.


그런데 이 하버라는 사람은 질소비료를 통해 인류를 식량난에서 구해냈을지 몰라도 독가스 개발로 인류를 대량살상의 길로 이끈 사람이기도 했다는 사실.


이렇게 양면을 지닌 과학, 플라스틱으로 인해 인류는 편리한 생활을 하게 됐지만, 플라스틱 쓰레기문제로 고심하게 되었고, 빅데이터로 수많은 자료들을 관리, 이용하게 되었지만, 그만큼 위험한 지경에 빠지게도 되었으니... 플라스틱이든 빅데이터든 결국 피해를 보는 사람들은 힘없는 사람들, 어렵게 살아가는 사람들이니...


단위가 왜 과학일까 하는 의문이 들기도 하지만, 학교 다닐 때 무슨 무슨 왕의 업적이라고 외웠던 '도량형 통일'이 바로 단위이고, 이는 사회의 안정 뿐만이 아니라 과학기술의 발전을 알려주기도 한다는 사실.


언어는 같지만 단위가 다르면 엄청난 혼란이 일어남을 이 장을 시작하면서 보여주고 있고, 지금 별 생각없이 쓰는 단위가 사실은 오랜 세월을 거쳐 확정되어 왔다는 사실을 이 책은 잘 보여준다. 그러니 이 단위 이야기에서 진시황과 프랑스혁명이 연결이 되니, 역사와 과학을 연결시켜서 이야기해주고 있으니, 과학이 다른 분야와 연결되어 있음도 보여주고 있다.


여기에 더해서 최근 우리는 다누리호를 통해 다시 달탐사를 시작한다는 뉴스를 들었는데, 소련과 우주의 우주경쟁에 대한 이야기. 우주 개발에 관한 이야기 중에 특히 구 소련에서 한 일들이 이 책에 흥미진진하게 펼쳐지고 있다.


예산이 별로 없어서 투자를 잘하지 못한 소련이 오히려 우주비행사들의 능력을 끌어올리는 역설을 발휘했다는 것. 그렇다. 우주비행사들은 우주에서 살아남아야 한다. 그런데 지원이 별로 없다면? 자신들의 힘으로 살아남아야 한다. 그러니 그들은 우주에서 살아남기 위해서 기술을 익히고 정교하게 만들 수밖에 없었다.


요듬은 냉전시대라고 할 수 없으니 (여전히 평화시대는 아니고, 러시아와 미국의 갈등, 중국과 미국의 갈등 등, 세계는 많은 갈등들이 해결되지 않고 있지만) 서로 협력해서 우주로 나아갈 수 있는데, 그 전에 이루어진 우주 개발의 역사를 발판으로 삼는다면, 더 나은 우주 시대가 개척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한 장이다.


날씨와 기후에 대한 장도 마찬가지다. 이 장에서는 특히 인공강우에 대해서 다루고 있는데, 인공강우의 장단점을 생각하게 한다. 과학의 양면, 신중하게 고려하고 실행해야 함을 더 생각하게 해준다.


성별에 관한 장. 아마도 이 책은 성소수자에 대해서 부정적인 생각을 지닌 사람들이 읽으면 놀랄 것이다. 놀랄 수밖에 없다. 이 책의 저자는 성소수자에 대해서 명확한 관점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세상에는 두 성별만이 존재한 적은 없다는 것. 성에도 다양한 스펙트럼이 있고, 그것이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한다. 또한 성전환 수술 역사도 꽤 오래되었다는 점 등등. 


최근에 성소수자에 대한 인식이 나아지지고 있지만 아직도 그들을 배척하는 분위기가 사라지지는 않았다. 이 책에 쓰인 성별에 관한 이야기 '우리는 어디에나 있다'는 과학을 통해서 그런 배타적인 태도가 잘못되었음을 보여주고 있다.


이렇듯 다양한 분야를 다루고 있는데, 우선 이 책은 재미 있다. 그리고 그 재미를 통해서 생각을 한 단계 나아가게 된다. 과학이라고 과학에만 머물지 않고 우리 생활 전반과 연관이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그래서 농담처럼 우리 생활에 과학이 있음을 알려주고 있으니, 과학은 몇몇 과학자들만의 분야라는 생각을 깨는데 도움이 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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