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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 글쓰기 레시피 - 맛있게 쓸 수 있는 미술 글쓰기 노하우
정민영 지음 / 아트북스 / 2021년 5월
평점 :
글을 잘 쓰는 방법이 무엇일까? 예전에는 아주 단순하게 삼다(三多)라고 했다. 참 추상적인 말인데, 일리는 있다. 많이 읽고(다독), 많이 쓰고(다작), 많이 생각하라(다상량).
'삼다'는 단순하다. 특별한 기법을 알려주지 않는다. 글쓰기의 원론을 말하고 있다고 보면 된다.특정한 장르의 글쓰기가 아니라 모든 글쓰기에 통용되는 방법이다.
일반론, 이는 옳은 말이고, 좋은 말이지만, 구체적인 방법에서는 통용되지 않는다. '삼다'를 한다고 해도, 과연 글을 잘 쓸 수 있을까 고민이 된다. '삼다'는 글쓰기의 기본, 즉 기초를 알려주는 말이라고 보아야 한다.
기초 없이는 무엇을 할 수 없으니, 이 '삼다'는 모든 글쓰기의 기본이다. 많이 읽어야 알고, 많이 써봐야 어떻게 쓸지 감을 잡을 수 있으며, 많이 생각해 봐야 자신의 사고를 정리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구체적인 글쓰기 방법을 알려주는 책들은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야 한다.
글 종류에 따라서 글쓰기 방법이 달라져야 하니, 구체적인 방법을 알려주는 글쓰기 책들이 필요하다. 이 책은 그런 필요에 의해서 나왔다. 미술에 관한 글쓰기를 알려주는 책.
다른 종류의 글쓰기가 아니라 미술과 관련된 글쓰기를 어떻게 하면 잘할 수 있느냐를 알려주는 책. 미술에 관한 책을 많이 읽고, 전시회나 다른 미술관련 행사에 자주 참여하여 미술 작품들을 많이 감상하고, 그에 대한 글을 써보고, 미술에 관해서 많이 생각해 봐라... '삼다'면 이렇게 이야기할 수도 있다.
이렇게만 하면 스스로 노력하는 사람에게는 미술에 관한 글을 잘 쓸 수 있는 능력이 생길지도 모른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에게는 이 말은 추상적인 말이다. 하나마나한 소리가 될 가능성이 많다.
막상 글을 쓰려면 막막해지기 때문이다. 이때 구체적인 방법을 알려주는 책이 필요하다. 음식을 만들 때 재료부터 조리과정까지 구체적인 방법을 알려주는 레시피가 필요하듯이, 미술에 관해서 글을 쓸 때도 이런 식으로 쓸 수 있다고 알려주는 책. 이 책은 바로 그런 역할을 한다.
그래서 이 책은 처음부터 어렵고 추상적인 내용은 빼고 있다. 미술 작품을 관람하는데 열이면 열, 백이면 백 모두 자기만의 감상법이 있다는 사실을 알려주는 데서 시작한다. 전문가의 감상펼이 무조건 맞다는, 내 감상은 그에 비하면 턱없이 부족하다는 생각부터 버리라고 한다.
미술을 보는 눈에 자신감을 가지라는 말... 그래, 정답이 없는데 굳이 정답이 있다고 믿고 그 정답을 찾으려 하는 모습을 많이 보이지 않았던가. 소위 전문가라는 사람들의 말이 정답이라고 생각하는 어리석음을 범하지 않았던가. 그게 아니다. 작가조차도 자신의 작품에 대해서 정답을 말할 수 없다. 그렇게 여겨야 한다.
우리가 알 수 없는 무의식의 세계는 무궁하다. 그러니 작가의 말이 작품을 온존히 드러내준다고 할 수 없다. 전문가들도 마찬가지다. 그러니 내 감상을 밀고 나가자. 다만 내 감상에 구체적인 이유를 부여해주면 된다. 묻고 답하기... 작품 앞에서 묻고 답하는 과정을 거치면, 자연스레 나만의 감상이 생긴다. 이런 과정이 바로 '다상량'이다. 많이 생각하라!
그리고 그 감상을 글로 쓰면 된다. 쓸 때 전체적인 구성을 생각해야 한다고, 그 방법을 2장에서 알려주고 있다. 전체 틀이 생겼으면 이제 구체적으로 써나가면 된다. 3장에서는 쓰기 위해서 알아야 할 것들(작품 묘사, 작가 정보, 시대, 에피소드 등)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4장에서는 무엇으로 쓸까 해서 '글감에 관해 알아야 할 것들'을 알려준다.
알아야 할 것들이 한둘이 아니다. 많이 알면 알수록 고를 수가 있다. 글을 더 흥미롭게 만들 수 있다. 많이 읽어야 한다. '다독'이다!
이제 글을 쓴다면 5장을 참조하면 된다. 이렇게 하자고, '쓰면서 알아야 할 것들'을 알려주고 있다. 이렇듯 미술에 관한 글쓰기로 책 한 권을 채웠다. 자꾸 쓰고 쓰고, 고치고 고치라고 한다. 여러 번 고쳐야 더 좋은 글이 된다고 한다. 이 과정에서 뺄 것은 빼고 더할 것은 더하게 된다. 문장들을 다듬어서 연결관계도 좋게 만들 수 있고... '다작'이다! 역시 많이 써봐야 한다.
그만큼 할 이야기가 많다는 뜻이겠다. '삼다'라면 몇 줄로 끝날 글쓰기 방법이 책 한 권이 되었다. 자, '삼다'에 관한 내용을 차곡차곡 채워서 책 한 권이 된 것. 그만큼 구체적인 방법을 알려주고 있다고 보면 된다.
이렇게 글쓰기에 관해서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책이기도 하지만, 읽으면서 미술 작품들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나오니, 자연스레 작품에 대한 이해, 작가에 대한 이해도 할 수 있는 책이다. 역시 큰틀은 '삼다'다.
'삼다'는 모든 글쓰기의 토대다. 토대를 탄탄하게 다져야 한다. 그래야 그 위에 건물을 세울 수 있다. 무너지지 않는 건물. 아름다운 건물.
저자는 이 '삼다'를 기반으로 튼튼하고 아름답고 실용적인 건물을 지을 수 있는 구체적인 방법을 우리에게 알려주고 있다. 미술에 관한 글을 쓰려는 사람에게...
하지만 이 책은 미술에 관한 글쓰기를 알려주는 책으로 미술에 관한 다양한 이야기가 실려 있기 때문에, 미술에 관한 글을 쓰려는 사람만이 아니라 미술에 흥미가 있는 사람도 읽으면 좋을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