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느 세월호 생존자 이야기
김홍모 지음 / 창비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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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삼풍 생존자입니다]를 읽으면서 느꼈던 먹먹함이 이 책을 보면서 다시 밀려왔다. 아직도 진실이 밝혀지지 않은 사건.

 

왜 그들이 차가운 물 속에서 죽어가야 했는지, 7년이 지나가는 데도 여전히 진실은 미궁 속에 있다. 미궁을 빠져나올 생각을 못하고 있다. 세월호 사건에 대한 아리아드네의 실이 있지만, 그 실을 일부러 끊어버리지는 않았는지, 도무지 미궁 속에서 나오지 않고 있으니...

 

정권이 바뀌고 다시 또다른 정부를 구성하기까지 얼마 남지 않은 시간, 세 정부를 거치면서 세월호 사건이 점차 잊혀져 가고 진실은 그렇게 어둠 속에 묻혀버리고 말지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는 안되는데... 정말로 그래서는 안되는데... 어째서 제대로 진실을 규명하지 않을까? 그렇게 죽어간 사람들이 영문도 모르고 죽어갔는데, 말을 잘 들었다는 이유로 죽었는데, 정작 그들이 억울함을 풀어줄 국가는 손을 놓고 있다는 생각이 드니...

 

세월호 사건에서 살아남은 사람들, 생존자들, 그들이 엄청난 고통을 받고 있다는 이야기는 들은 적이 있는데, 그 아픔이 얼마나 심한지를 이 책을 통해서 느낄 수 있다.

 

[저는 삼풍 생존자입니다]를 읽을 때와 비슷하지만, 그때와는 다르게 더 먹먹하게 다가오는데, 그 이유는 진상 규명이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이고, 생존자들에 대해서도 나라에서 제대로 해주고 있단 생각이 들지 않았기 때문이다.

 

제주도 생존자를 인터뷰해서 만화로 표현해 낸 이 책은, 세월호 생존자들이 겪는 고통을 잘 보여준다. 생존자 당사자만이 아니라 생존자의 가족들도 엄청난 고통을 받고 있음을 생존자, 딸 안나, 딸 나연, 부인 이렇게 네 명의 시각으로 내용을 전개함으로써 잘 보여주고 있다.

 

한 사람의 고통으로 끝나지 않고 가족 모두의 고통이 되는데, 이를 치유하는 첫단계는 진실 규명이다. 진실을 밝히고 그에 대한 치유를 시행해야 하는데, 첫단계가 이루어지지 않았기에 생존자들과 그 가족, 그리고 희생자들의 가족들이 여전히 고통받고 있는 현실.

 

이 책과 더불어 김탁환이 쓴 [거짓말이다]를 읽으면 좋다. 두 책 모두 세월호에서 사람들을 구하기 위해 온몸을 바친 사람들이 보람보다는 더 많은 고통 속에 빠져들어 있음을 느끼게 한다.

 

세월호 사건을 해결하는 아리아드네의 실은 있다. 이 만화를 보면 그 실을 찾아야만 한다는 생각이 든다. 반드시 찾아야 한다. 그래서 이 고통이 사그러들게 해야 한다. 더 이상의 시간이 가기 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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