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처한 미술 이야기 4 - 중세 문명과 미술 : 지상에 천국을 훔쳐오다 난생 처음 한번 공부하는 미술 이야기 4
양정무 지음 / 사회평론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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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4권은 중세 시대 미술이다. 미술이라고 해도 주로 성당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중세를 아우르는 종교는 기독교이고, 성당을 중심으로 미술이 이루어졌기 때문이다.

 

이 책은 이 시기를 세 부분으로 나눈다. 로마네스크 미술, 노르만 미술, 고딕 미술이다. 로마네스크라는 말에서 알 수 있듯이 로마 미술을 따라하려 했던 미술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그것은 그리스-로마 미술이 워낙 압도적인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던 데에 기인하기도 한다.

 

또한 이 때 유럽은 지금 우리가 생각하는 것만큼 발달된 지역이 아니다. 오히려 변방이라고 하는 편이 좋겠다. 이런 유럽이 서서히 미술에서도 중심으로 떠오르는 때가 바로 중세시대인 것이다.

 

로마네스크 미술에서 우리가 주목해야 할 것은 성지 순례다. 성지 순례 길을 중심으로 성당이 건축되었으며, 그 성당을 중심으로 마을이 만들어졌다는 것. 특히 스페인의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 지금 우리가 알고 있는 '산티아고 길'은 이때부터 유행했다고 한다.

 

이슬람 세력이 확장되는 가운데, 이런 성지 순례를 통해서 자신들의 영역을 지키고자 하는 모습이 나타난 것이라고 한다.

 

여기에 황제와 교황의 권력 투쟁으로 인해 서로가 더 웅장한 성당을 지으려고 했던 것에서도 성당 건축이 활발해진다고 한다.

 

이 시대가 지나면서 북쪽에 있던 바이킹들이 내려와 노르만족으로 정착하면서 유럽에 자신들의 미술을 만들어가기 시작하는 시대가 된다. 게다가 십자군 전쟁으로 인해 동방의 뛰어난 문화를 받아들이게 되고, 상업이 발전하기 시작하면서 미술 역시 새로운 면모를 띠게 된다고 한다.

 

그것을 노르만 미술로 정리하고, 이어서 고딕 미술로 정착이 된다. 지금도 고딕 성당하면 웅장함이 먼저 떠오르는데, 두 가지 면에서 고딕은 웅장하다고 한다. 우선 규모가 웅장하고, 성당 안의 색채의 화려함이 뛰어나다고 하는데, 여기에 소리의 웅장함까지 담보하고 있다고 한다.

 

고딕하면 그런 웅장함, 또는 뾰족뾰족함을 연상하는데, 고딕이 되는 조건이 세 가지라고 한다.

첨두 아치(뾰족한 아치), 늑골 궁륭(갈비뼈 구조의 둥근 천장). 플라잉 버트레스(공중 부벽)을 갖춰야 고딕 건축이라고 한다고 한다.

 

이 세 가지 조건은 모두 건물을 높이 올리는 데 도움이 된다. 첨두 아치로 인해 가해지는 압력에 더 잘 견딜 수 있었으며, 늑골 궁륭과 공중 부벽때문에 벽체에 가해지는 하중을 견뎌 건물을 더 높이 올릴 수 있었다는 것.

 

이렇게 시대가 흘러가면서 건축 양식도 변모했다고 한다. 그 점을 잘 보여주는 4권인데, 유럽의 성당이 어떤 형태로 변모해 왔는가를 유럽 역사와 더불어 잘 알게 해주고 있다.

 

이런 성당 건축에 함께 들어가는 스테인드글래스와 기둥이나 입구에 새겨진 조각들도 나름의 의미가 있음을 이 책을 통해서 알게 되었다.

 

권이 거듭할수록 아쉬운 점은 동양 미술이나 이슬람 미술에 대해서 서양 미술과 관련이 있는 것만 짧게 언급하고 있는 것이다.

 

이 시대에 동양 미술도 화려하게 꽃피웠을 텐데... 조금 방대하더라도 함께 다뤄줬으면 더 좋았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곰브리치 서양 미술사를 통해서 미술을 늘 서양 중심으로 공부하는데, 우리나라 사람이 쓴 미술 이야기 책에서도 거의 대부분을 서양 미술사에 대한 언급만 있으니 좀 씁쓸하다. 1권에서는 그래도 균형이 이루어졌다고 생각했는데...

 

하지만 이런 점에도 불구하고 서양 미술에 대해서는 자세히, 그것도 쉽고도 흥미롭게 알아가는 재미가 있는 책이다. 그 점만으로도 이 책은 훌륭하다. 제 역할을 다하고 있다.

 

동양 미술사나 이슬람 미술사에 대해서는 다른 책을 통해서 알아가기로 하고... 다음은 5권이다. 르네상스 시대로 넘어간다. 우리가 르네상스는 워낙 많이 들어보지 않았던가. 이제 5권에서 그 르네상스 시기 미술을 만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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