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남자고, 페미니스트입니다
최승범 지음 / 생각의힘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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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별로 무슨 주의자를 구분할 수 있을까? 성별에 따라서 주의자들이 분류되는가? 아니다. 만약 사회주의자라고 하면 사회주의를 신념으로 삼고 행동하는 사람을 말하지 남자와 여자를 구분하지 않는다. 마찬가지로 자유주의자도 그렇다. 자유주의자면 자유주의자지 남성이나 여성으로 구분하지 않는다.

 

그렇게 자신의 사상이나 행동으로 사람을 어느 쪽으로 분류하지 단지 성별로 구분하지는 않는다. 그런데 좀 이상한 구분을 하는 경우의 신념이 있다. 페미니즘이다. 페미니즘 하면 즉각적으로 여성을 떠올린다.

 

페미니스트라고 하면 먼저 성별을 떠올린다. 왜 그럴까? 오랜 세월 동안 차별 받아온 여성들이 자신들의 권리를 주장하는 운동이 페미니즘이라서 그런가? 아니면, 여전히 여성만으로 국한된 운동이 있을 수 있다고 여겨서 그런가?

 

그래서는 안된다. 페미니즘은 남성이나 여성 또는 성소수자로 구별되어서는 안된다. 페미니즘은 약자라서 위협을 받고 그 두려움 속에서 지내는 존재들이 있어서는 안 된다는, 어떤 차별에도 반대한다는 운동이다. 이런 운동에 왜 성별을 연결지으려 할까?

 

그것은 자신들이 지니고 있는 기득권을 잃지 않으려는 몸부림이고, 자신들의 이익을 지키기 위해 다른 존재들을 틀지우는 행동이다. 모두에게 해당하는 운동이 아니라 소수에게만 해당하는 운동이라고 규정지으면, 그 운동의 파급력을 낮출 수가 있다. 이런 전략이다. 이 전략들이 교묘하게 먹혀들어가는 것은 또다른 약자들에게 더 약한 약자들 위에 군림하게 하는 것이다.

 

약자로 더한 약자를 억압하게 하는 것. 이것이 페미니즘 운동이 겪어왔던 역사 아니던가. 그러니 지금도 페미니즘 하면 여성들에게만 해당하는 운동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제법 있는 것이다. 아주 잘못된 생각이다.

 

이 책은 그러한 점을 명확하게 보여주고 있다. 제목부터 그렇지 않은가? '저는 남자고, 페미니스트입니다'

 

남자와 페미니스트가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으니 이런 제목이 눈길을 끈다. 남자가 페미니스트가 되면 안 되는가? 아니 남자라서 페미니스트여야 한다. 그동안 남자로서 누려왔던 것이 많으니.. 이 책에도 나오지만 조금만 집안일을 도와도 좋은 아들, 좋은 남편, 좋은 아빠 소리를 듣는다. 똑같은 일을 여성이 하면 그런 말을 하지 않으면서.

 

자연스레 남자라는 것에 틀지워져 다른 생각을 하지 못하고 자라왔을 수 있다. 그것을 '맨박스'라고 한다. 그 틀에 갇혀 있다는 것. 그것은 남자에게도 비극이다. 그 틀을 벗어던져야 한다. 틀을 벗어던질 수 있는 열쇠, 페미니즘에 있다.

 

왜 좋은 아들, 좋은 남편, 좋은 아빠 소리가 문제가 되는지 인식하게 되는 순간, 세상을 다른 눈으로 볼 수 있다. 자신에게는 너무도 당연했던 것이 또다른 사람에게는 당연하지 않았다는 것을 깨달을 수 있게 된다. 그 눈을 뜨게 해주는 것, 그것이 바로 페미니즘이다.

 

저자 최승범은 자신이 살아온 과정을 통해서 페미니즘에 대해서 이야기 한다. 자신의 엄마가 겪어 왔던 일들을 우리에게 들려줌으로써 그것이 여성이 당연히 겪는 일이라는 생각에 균열을 준다. 그것이 아님을... 평생토록 미안하다는 말을 달고 살 수밖에 없었던 여성의 삶을 되돌아보게 한다.

 

그렇게 자신의 주변에서 일어났던 부조리한 일들을 깨닫게 되면서 그는 자연스레 페미니스트가 된다. 그리고 교사가 되었다. 그래, 붙이기 싫지만 '남성-교사'가 되었다. 은연 중에 '여성-교사'보다는 권력을 지닌 존재. 그가 남학생들을 대상으로 페미니즘을 교육한다고 한다.

 

무작정? 아니다. 교육과정에 따라서 관련 있는 내용이 나오면 그에 맞춰 페미니즘에 대해서 또 여러 차별에 대해서 관련 자료를 통해 교육한다고 한다. 처음엔 반발도 있었지만, 어느 정도는 학생들 또한 차별을 인식하고 그것을 반대하게 되었다고 한다. 모두가 그럴 수는 없지만, 늘고 있는 상태다.

 

한번에 변하지는 않겠지만 이렇게 꾸준히 교육함으로써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다. 그가 하는 일이 바로 이것이다. 하여 이 책을 읽으면 페미니즘에 성별이 필요없다는 생각보다는 남성들이 페미니즘을 공부하고 행동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될 것이다.

 

이처럼 페미니즘은 여성들만의 운동이 아니라 남성들도 행복해지기 위해서는 해야만 운동이라는 것을 이 책을 통해 알 수 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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