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제7회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
김금희 외 지음 / 문학동네 / 201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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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라딘 중고서점에서 구입한 책. 눈에 띄는 대로 구입하고 있는 중. 제7회 작품집이다. 한편 한편 읽어가면서 이 작품들이 발표될 때를 생각한다.

 

소설이 시대의 분위기를 반영한다고 할 때, 이 작품집에서도 2016년의 상황이 반영되어 있을 거라는 생각. 2016년이면 현재라고 해도 되지 않을까? 물론 코로나19 때문에 급격하게 변화된 세상에 살고는 있지만, 전체적인 것은 변하지 않았다고 봐도 무방할 것이다.

 

소설을 읽는다는 것은 소설 속 현실과 내가 살고 있는 현실을 비교할 수 있다는 것, 소설 속 인물과 나를 비교할 수 있다는 것.

 

이 중에 쉽게 마음에 다가온 소설이 장강명의 '알바생 자르기'와 정용준의 '선릉 산책'이다. 소위 사회적 약자를 등장시킨 소설인데... (장강명의 '알바생 자르기'는 그의 소설집 '산 자들'에도 수록되어 있다. 다른 작품들도 어딘가에 수록되어 있을텐데, 내가 읽은 것은 장강명 소설집 뿐이라서)

 

알바생. 아마도 우리나라 노동 인구 중에서 최하층에 속하는 집단일 것이다. 비정규직이라는 이름도 달지 못하고 아르바이트라는 긴 이름도 호사스러워 알바생이라는 짤막한 언어로 불리는 이들. 최저임금을 간신히 받거나 또는 그보다 낮은 금액을 받는 사람들. 여기에 언제 해고될지 모르는 불안정한 상태.

 

하지만 장강명의 소설은 알바생의 관점에서가 아니라 알바생과 함께 일하는 직장 상사의 관점에서 소설이 전개된다. 그렇다. 알바생의 관점에서 전개되면 우리는 그저 그렇다는 생각만 하게 될 수 있다.

 

알바생들의 애환이야 다들 생각하고 있는 것 아닌가. 그걸 소설로 표현할 때 다른 장치가 필요하다. 장강명은 그 장치를 알바생과 함께 일하는 상사의 입장으로 설정했다. 잘 어울리지 못하고, 그렇다고 성실하지도 않고, 일도 잘하는 편이 아닌 알바생을 결국 해고하기로 결정. 여기까지만 보면 참 일을 못하는 알바생을 많이도 감싸주었구나 하는 생각을 하지만.

 

하지만 아니다. 과연 그것이 알바생을 감싸주고 도와준 것이었을까? 자기보다 못한 사람에 대해서 지니고 있는 허위의식 아니었을까? 소설은 뒷부분에서 주인공이 지니고 있는 허위의식을 적나라하게 드러내 보여준다. 그리고 알바생이 계속 그 상태에 머물 수밖에 없는 현실도. 소설 속 현실만이 아니라 지금 우리 현실도 그러하므로.

 

'선릉 산책'은 장애인을 하루 돌보는 아르바이트를 하는 사람이 주인공이다. 그래, 돌봄이라는 말에는 이미 위계가 존재한다. 누군가에게 필요한 무엇인가를 해준다는 의미. 여기에는 평등한 관계가 이루어지기 쉽지 않다.

 

소설은 주인공이 돌봄 대상과 어느 정도 교감을 이루었다는 장면에서 반전을 이룬다. 그것이 자신이 우월한 위치에서 베푼 것일 뿐. 정작 장애인의 처지에서 생각하지는 못했다는 것. 다른 사람의 관점에서 판단할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다.

 

약자의 관점에서 바라볼 수 있는 그러한 공감능력이 많이 상실된 세상에 살고 있다는 생각이 드는데, 간혹 약자에게 시혜를 베푼다는 도덕적 우월감으로 만족감을 느끼며 살고 있지는 않은가 하는 생각을 하게 하는 소설이다.

 

여전히 우리 사회에는 약자들이 많다. 특히 팬데믹이 일어난 전세계적 재앙 앞에서 약자들은 더 힘든 삶을 살아갈 수밖에 없다. 이때 강자의 눈이 아닌 약자의 눈으로 세상을 보는 자세를 지녀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한다.

 

나머지 작품들도 여러가지로 생각할 거리를 제공해주긴 하지만...두 작품에서 강한 인상을 받은 작품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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