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문화유산답사기 중국편 1 : 돈황과 하서주랑 - 명사산 명불허전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유홍준 지음 / 창비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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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가 코로나19라는 감염병으로 인해 몸살을 앓고 있다. 세계화가 되었기 때문에 한 나라에 감염병이 생기면 전세계로 퍼져 나갈 수밖에 없다.

 

질병의 세계화라고 해야 하나? 이동이 이제는 전지구적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어느 한 곳의 질병으로만 국한되지는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특히 감염병의 경우는 너무도 급속도로 퍼지기 때문에 여행이 제한되기도 한다.

 

지금이 바로 그런 때다. 격리를 2주 동안 해야 하는데, 그런 기간을 감수하고 여행을 할 수 있을 만큼 여유가 있는 사람들은 드물다.

 

전세계에 우리나라 관광객들이 넘실댈 때가 엊그제 같은데 지금은 그것이 힘들다. 중국 여행도 마찬가지다. 많은 사람들이 이미 다녀온 중국 여행. 하지만 대다수 사람들은 중국에서도 관광지로 많이 알려진 곳을 다녀왔을 뿐, 이 책에 나온 실크로드를 따라 하는 여행은 많지 않았을 것이다.

 

예전 문명의 길이라고 하는 실크로드. 비단길. 그곳에는 수많은 문화유산들이 있을 것이고, 우리 조상들의 삶이 있을 것이다. 특히 우리는 혜초의 '왕오천축국전'을 학교에서 배웠지 않은가. 그렇기 때문에 비단길은 우리와도 무관하지 않은 문명길인 것이다.

 

그럼에도 잘 가보지 않았던 곳. 수많은 불교 유적들뿐만 아니라 고대 역사가 깃들어 있는 그곳을 유홍준의 답사기를 통해 간접적으로 가보게 되었다.

 

지금처럼 직접 가보지 못하는 곳을 책을 통해서 갈 수 있으니, 책이란 이렇게도 고마운 존재인지도 모른다.

 

여기에 유홍준 특유의 글발이 있어서 쉽고도 재미있게 읽히는데, 그렇게 읽으면서 알게 되는 지식의 양이 만만치 않기에 이 답사기는 더 의미가 있다.

 

또 유홍준이 중국 답사기를 쓸 때 그냥 아무 곳이나 선정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나라 문화와 관련이 있는 곳을 중심으로 선정하니 이 책을 읽으면 우리 역사, 우리 문화를 더 잘 알게 되는 효과도 얻게 된다.

 

1권은 명사산까지 가는 길이다. 서안에서 출발해서 명사산까지. 중국이란 나라가 워낙 큰 나라라서 여기까지 가는 데도 오랜 시간이 걸린다. 그러니 아주 자세하게 시간을 오래 들여 볼 수 있지는 못하지만, 그만큼 자료 조사를 하고 간 유홍준 덕분에 책을 통해서는 더 많은 시간을 그곳에 머무른다는 느낌을 받고, 더 자세하게 그곳에 대해서 알 수 있게 된다.

 

중국에 석굴이 많은 이유는 그들의 토양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 곡괭이만 있어도 토굴을 쉽게 팔 수 있는 바위들이라서 그들은 쉽게 석굴을 만들지만, 우리는 단단한 화강암이 많아서 그것이 여의치 않다는 것.

 

따라서 중국에는 이토록 많은 석굴이 있는데 우리는 뭔가 하기보다는 우리는 우리의 토양에 맞게 산에 절들이 많다는 것. 그 절들의 아름다움은 중국 석굴에 못지 않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어서, 문화란 어느 하나가 다른 것들을 압도하는 것이 아니라 그 지역에 맞게 형성되는 것임을 다시 생각하게 해주고 있다.

 

하여 이 답사기 1권에서는 돈황까지 가는 길에 만나는 석굴들과, 돈황에 있는 명사산과 월아천을 소개하면서 끝난다. 그 과정에 중국 역사와 불교 문화, 그리고 우리나라와의 관련성을 알려주고 있다.

 

유홍준의 답사기를 읽으면 늘 이 답사기에 나온 곳을 꼭 가보고 싶단 생각이 든다. 책을 통해서 만난 그 곳을 내 눈으로 직접 보고 싶은 것. 이런 생각이 들게 하는 답사기가 잘쓴 답사기일 것이다.

 

세계 여행을 자제해야 하는 지금, 유홍준을 따라서 중국, 그것도 비단길을 함께 가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1권, 중국에서 서쪽 국경지방에 이르는 그 여정에서 만난 많은 석굴들, 부처, 보살상들을 통해서 위안을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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