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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문화유산답사기 일본편 2 - 아스카.나라 아스카 들판에 백제꽃이 피었습니다 ㅣ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유홍준 지음 / 창비 / 2013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이번에는 아스카, 나라 답사기다. 가보지 않았지만, 언젠가는 가봐야지 하는 곳. 이곳에는 우리나라 백제 사람들의 흔적이 많이 남아 있다고 하는데, 그를 도래인 문화라고 한단다.
넘어온 사람들, 그 사람들이 이룩한 문화. 문화라는 것이 한 나라에만 고정되어 있지 않는다. 사람을 통해 문화는 옮겨간다. 교류가 일어난다. 문화의 우열을 따지는 것이 아니라, 문화는 그렇게 흐름이고 변화다. 그런 변화를 읽어낼 수 있는 것, 답사의 즐거움일 것이다.
아직도 내게는 문화유산을 읽을 능력이 없다. 더 엄밀히 말한다면 볼 능력이 없다고 할 수 있다. 눈에 보이는 것이 보는 것은 아니다. 보인다는 것과 본다는 것은 수동이냐 능동이냐를 넘어서 내가 얼마나 그 문화유산에 다가가느냐에 달려 있다.
알면 알수록 더 잘 볼 수 있을 텐데, 보는 경지를 넘어 즐기는 경지까지 가기 위해서는 얼마나 많은 문화유산을 보고, 또 공부해야 할까? 하지만 공부라면 벌써 어떤 장벽이 생긴다는 느낌을 받으니, 공부를 제쳐주고, 자주 보아야 한다. 자꾸 보아야 한다. 자꾸 보다보면 그동안 보이지 않았던 것을 볼 수 있는 눈이 생긴다.
책도 마찬가지 아니던가. 한번 읽었을 때 이해되지 않았던 내용이 두번, 세번 읽다보면 어느 새 내용이 머리 속에 들어오지 않던가. 문화유산도 그렇다. 자꾸, 자주, 그리고 오래동안 보아야 한다.
그런데 외국여행을 하면 자꾸, 자주, 오래동안 보기가 힘들다. 요즘은 한 도시에 한 달 머무는 여행도 많이들 한다지만, 그것은 시간을 낼 수 있는 사람들 이야기고, 대다수는 며칠만에 한 도시를 여행한다. 그러니 문화유산도 그야말로 일별할 뿐.
일본 아스카 지방이나 나라에 가본 적이 없는 나에게 이 책은 이 지역을 여행한다는 느낌을 준다. 답사기라기보다는 여행기로 읽는다. 그것도 일본의 고대사를 어느 정도 알게 되는 여행기. 그러니까 이 책은 내가 일본 여행, 나라, 아스카를 답사하는 답사기로 읽기보다는 나중에 그곳에 갈 때 어느 정도 배경지식이 되는 여행기로 읽는다. 그러니 이 책은 나에게 일본 문화를 자꾸, 자주, 오래동안 볼 수 있는 시발점이 된다.
재미있다. 일본과 우리나라가 사이가 매우 안 좋아졌지만, 그것이 언제까지고 지속되어서는 안 된다. 또한 우리나라에도 일본 문화가 존재하듯이, 일본에서도 우리 문화가 존재한다. 그러한 우리 문화에 대해서 유홍준은 민족적 선입견 없이 소개하고 있다.
가보고 싶은 마음이 들게 답사기를 쓰고 있다. 이 답사기에는 주로 절을 중심으로 내용이 전개된다. 하긴 동아시아 고대 문화에서 불교를 빼놓고는 이야기를 할 수 없을 테니. 사찰이야말로 고대 문화가 응집된 결정체 아니겠는가. 하여 많은 절들이 언급되는데, 그 중에 우리가 역사 시간에 배운 절도 나온다.
법륭사. 흥덕사, 동대사, 약사사, 당초제사가 주로 다루고 있는 절이고, 이 절들의 건축, 절에 있는 문화재들을 소개하고 있다. 그것들이 도래인 문화에서 당나라 문화를 받아들이고, 일본 고유의 문화로 정착해 가는 과정을 설명해 주고 있다.
일본 절은 우리나라와는 다르게 시내에 있다. 평지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만큼 사람들 삶과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다. 물론 일본 절도 메이지 유신 때 벌어진 폐불훼석 사건으로 많이 파괴되었다고 하는데, 이데올로기에 의해 문화재를 파괴하는 일들이 역사에서 반복되고 있고, 그것이 얼마나 우리가 이룩한 문화를 파괴하는지를 잘 보여주고 있다.
이 책에는 이러한 아스카, 나라 시대의 문화유산에 대해서, 또 사람들에 대해서 잘 설명해주고 있어서 일본 여행을 할 때 어느 정도 배경지식을 쌓을 수 있다.
아마도 아스카, 나라에 간다면 이 책을 읽고 간 것과 읽지 않고 간 것이 큰 차이를 보일 거라는 생각이 든다. 그것도 눈 앞에 보이는 거대한 건물만 보고 다 봤다고 나오는 어리석은 행동을 저지르지 않도록 동대사 부분에서 삼월당을 설명할 때 절절하게 강조하고 있다.
3권은 교토다. 우리나라도 치면 경주에 해당하는 교토. 유홍준과 함께 다음에는 그곳으로 간다.
덧글
잘 이해가 안 되는 부분. 쇼토쿠 태자의 태자당에 대한 이야기 중에
태자당이라고도 불리는 현재의 성령전은 1603년 도요토미 히데요시(豊臣秀吉)의 지시로 복원된 것이다. (33쪽)
이렇게 되어 있는데, 도요토미 히데요시는 1598년에 죽었는데, 어떻게 1603년에 지시를 내리지? 이 부분에 대한 이해가 되지 않는다. 혹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아니라 그 아들인 도요토미 히데요리 아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