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가장 쉬운 양자역학 수업 - 마윈의 과학 스승 리먀오 교수의 재미있는 양자역학 이야기
리먀오 지음, 고보혜 옮김 / 더숲 / 201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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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말하면 과학은 어렵다. 과학이라고 뭉뚱그려 말하지만, 특히 물리학은 어렵다. 수포자(수학포기자)가 많은 우리나라에서 고도의 수학 능력을 지니고 있어야 제대로 이해할 수 있다는 물리학은 더 어렵게 느껴진다. 그런데 이 책을 읽다가 위안을 받았다. 물리학자들이 다 수학을 잘한 것은 아니라는 것.

 

특히 불확정성의 원리를 주장한 하이젠베르크는 수학을 다른 물리학자만큼 하지 못했다고 한다. 그런데 그는 수학 계산을 하지 않고 자신의 직감으로 결과를 도출해내기도 했다고 하니, 수학을 못한다고 꼭 과학을 못한다는 법은 없나 보다.

 

유명한 물리학자들은 대부분 수학을 잘했지만 그는 수학을 잘하지 못했다. 하이젠베르크는 박사 시절 급류에 대해 연구했다. 센 강물이 소용돌이치는 현상 말이다. 급류를 연구하려면 매우 복잡한 방정식 하나를 풀어야 했는데, 수학을 잘 못했던 하이젠베르크는 이 문제를 풀 수가 없어 하마터면 졸업도 못할 뻔했다. 다행히 그에게는 물리적 직감이 매우 뛰어나다는 장점이 있었다. 중간 과정은 잘 이해하지 못하더라도 과정을 뛰어넘어 최종 결과를 잘 찾아냈다. 하이젠베르크는 이 방정식의 근삿값을 추측해내 박사학위를 받았다. 결과적으로는 졸업을 위해 추측해낸 답이었지만 수학자들이 증명해보니 놀랍게도 정답이었다. (70쪽)

 

물론 그가 수학을 못했다고 하더라도 그것은 상대적인 것이다. 다른 뛰어난(?) 물리학자에 비해서 그렇다는 얘기다. 그래도 그의 이런 이야기는 수학과 과학을 일대일로 연결시키는 사람들에게 그게 아닐 수도 있음을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

 

이 책은 이런 이야기들이 많다. 양자역학에 대해서 쉽게 설명하고 있다. 어려운 수식은 하나도 나오지 않는다. 양자역학이 과학자들의 실험실이나 뇌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이것이 우리 실생활에 얼마나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는지를 보여준다.

 

고전물리학(뉴턴을 중심으로 하는)에서 양자역학(아인슈타인을 비롯한 현대 과학자들)으로 나아가는 과정과 양자역학이 지금 우리에게 어떤 의미가 있는지를 물리학자들을 중심으로, 그들의 삶에 대한 이야기를 섞어 가면서 들려주고 있다.

 

그래서 과학에, 그것도 어렵다는 양자역학에 관심을 갖게 한다. 그렇다. 모든 것은 호기심에서 시작한다. 흥미를 지녀야 그 세계로 들어갈 수 있다. 불확정성의 원리를 학문하는 세계에 적용하면, 누구나 학문의 세계에 들어설 수도 있고, 들어서지 않을 수도 있다. 확률은 반반이다. 열려 있기도 하고 닫혀 있기도 한다. 그러니 경우의 수는 엄청나게 많다.

 

그것을 몇가지만으로 국한해서 제한하면 양자역학의 시대에 역행하는 것이다. 총 4부로 구성되어 있는데, 물리학에 무지한 사람들도 읽으면 야, 물리학이 재미있을 수도 있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한다.

 

우리 삶에서 과학이 나왔음을 다시 생각하게 한다. 과학에 관한 몇몇 이론을 배우는 것보다 먼저 이렇게 과학이 우리 삶에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음을, 또 21세기에 양자역학은 양자컴퓨터의 세계로 우리를 이끌어갈 수도 있음을, 지금보다 더 비약적으로 발전할 수 있음을 이 책에서 저자인 리먀오는 잘 보여주고 있다.

 

양자역학이 더 발전하면 소설 속에서 나오는 것처럼 우리들 뇌를 전이시켜 영생할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하게 한다.저자 리먀오는 그 점에 대해서는 열어놓고 있다. 앞으로 어떠한 발전이 이루어질지 그것은 누구도 단정할 수 없다. 우리들 삶 역시 불확정성의 세계에 있으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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