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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자와 생쥐가 한 번도 생각 못 한 것들
전김해 지음 / 지식과감성# / 2020년 4월
평점 :
절판
동화라고도 할 수 있고, 우화라고도 할 수 있는 책인데, 두 가지 이야기를 합쳐서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고 있다.
세상에 호기심을 느끼는 나이를 지나 이미 어른이 된 사람들에게 당신들이 한번도 생각하지 못한 일들이 있다는 것을 알려주기라도 하듯이.
이솝우화에 나오는 사자와 생쥐 이야기와 우리나라 전래동화인 나무꾼과 선녀가 합쳐져서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 간다.
각자 살아온 존재들이 생각도 못했던 새로운 것을 만나는 계기가 바로 결혼이다. 낯선 존재가 만나 서로에게 익숙해지기까지 얼마나 새로운 것들이, 생각도 못한 일들이 일어나는지. 그러나 그러한 일들은 우리가 인생에서 겪을 수밖에 없는 일이고, 그런 일들을 겪지 않으려 피하려 해도 피할 수 없음을, 이 책에 나오는 큰선녀 이야기를 통해서 알 수 있게 된다.
결국 이 책은 서로 다른 존재들이 함께 어울려 살아가는 방법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것이다. 우선 사자가 생쥐를 만난다. 이솝우화를 읽은 사자다. 생쥐가 자신을 구해준다는 것을 아는. 그런 사자는 자신의 강함, 우월함을 생쥐에게 내세우지 않는다. 자신에게 꼭 필요한 존재가 생쥐라고 이야기한다.
이것이 다른 존재를 만났을 때 지녀야 할 태도다. 사자의 이런 태도는 생쥐의 마음을 움직인다. 생쥐와 사자가 함께 지내게 된다. 함께 지내는 이들이 낯선 세계로 여행을 떠난다. 그렇다. 함께 지낸다는 것, 그건 바로 미지의 세계로 함께 떠나는 것이다.
미지의 세계로 가는 여행이 편할 수만은 없다. 전혀 생각하지 못했던 일들이 일어난다. 바다사자를 만나는 것. 생각했던 것과는 전혀 다른 존재인 바다사자는 둘만의 세계에 들어와 또다른 일들을 일으키게 된다.
셋이 여행을 떠나다 나무꾼을 만난다. 여기서부터 나무꾼과 선녀와 비슷한 이야기가 펼쳐지지만 결론은 다르다. 나무꾼이 다시 하늘로 올라갈 수 있는 길. 그것은 백만 송이의 꽃을 피우는 것. 꽃은 좋은 행동과 좋은 말의 씨앗들이 뿌려져 (162쪽) 피어난다고 한다.
결국 나무꾼은 다시 천상으로 올라가게 된다. 지상계에서 천상계로 오르는 길은 지상의 세계에 충실한 것, 다른 존재들에게 좋은 행동을 하는 것이다.
이 또한 한번도 생각 못한 것들에 해당한다. 지상에서 천상으로 올라갈 수 있다는 것, 다른 방법이 아니고 지상에서 다른 존재들에게 도움이 되는 삶을 살면 그것이 곧 천상으로 올라가는 길이라는 것을 이 책에서 생각하게 한다.
어렵게 사는 존재와 함께 하지 못할 때 천상에서도 있지 못함을 큰선녀를 통해서 알 수 있게 되는데, 천상의 행복한 생활에 안주하는 큰선녀에게 주어진 과제는 다른 존재들과 희노애락을 함께 하는 것이다. 그것이 제대로 이루어졌을 때 큰선녀 역시 천상으로 다시 올 수 있게 된다는 것.
이렇게 이솝우화와 나무꾼과 선녀를 합쳐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내고 있다. 물론 사자와 생쥐와 바다사자는 또다른 세계를 향해서 나아간다. 이들에게 세상은 한 번도 생각 못한 것들로 가득한 세상이니까.
이런 세상을 함께 살아가야 함을 생각하게 한다. 호기심을 잃고 현실에 안주하면서 그것이 삶의 전부인양 생각하는 어른들에게 다시 생각하게 하는, 무엇을 놓치고 있었을까를 생각하게 하는 책이다.
어른을 위한 동화라는 생각. 알라딘 이웃이 이벤트를 벌이는 것을 보고 신청해서 읽은 책이다. 덕분에 기존 동화를 통해 다른 이야기로 나아갈 수 있음을 알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