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인해 많은 일들에 제약이 있다.

 

   전국에서 벌어지는 꽃축제들도 취소가 되었고, 식목일 행사도 예전처럼 할 수 없게 되었다.

 

  여기에 하나 더, 4.3제주민중항쟁에 대한 행사 역시 할 수 없게 되었다. 그만큼 우리 역사에서 아픈 상처로 남은 일이 감염병으로 인해 주목을 받지 않고 넘어가게 되었다.

 

  그렇게 잊혀져 가는 일들이 얼마나 많을까? 하지만 잊혀져서는 안 될 일들이 또 얼마나 많은가? 우리 역사에서 제주 4.3은 잊혀져서는 안 될 일이다. 반드시 기억해야 하고, 반복되게 해서는 안 된다.

 

아주 오래 전에 [녹두서평]이라는 무크지에 실렸던 시가 '한라산'이다. 그 때 읽고 큰 충격을 받았다. 잘 모르고 있던 일이었고, 감춰진 진실이라고 해야 하나, 이를 시 형식으로 알게 되었을 때의 충격.

 

여기에 노래로도 불렸다. 소위 민중가요라고 하는 '잠들지 않는 남도'(지금 검색해 보면 안치환이 작사작곡했고, 당시에는 노래를 찾는 사람들이 불렀다)가 있었다. 지금은 공식적으로 기념식도 하지만, 한때 제주 4.3을 문학작품으로 표현해도 잡혀가는 시절이 있었다.

 

현기영이 '순이 삼촌'이란 소설을 쓰고 겪은 고통은 잘 알려져 있는데, 그보다 덜 알려져 있지만 이산하 역시 많은 고통을 겪었다. 그가 겪은 고통의 강도는 현기영이 겪은 것과 다르지 않은데, 다만 그가 좀 덜 알려진 시인이라는 것에서 차이가 날 뿐이다.

 

시를 읽으면 4.3을 개관할 수 있다. 서사시의 장점이 바로 그것 아니겠는가. 줄거리가 있고, 사건이 있고, 인물이 있는 것. 그러니 시집을 읽으면 되는데...

 

이 개정판 시집에는 꼭 읽어야 할 글이 있다. 시뿐만 아니라 '저자 후기'를 읽는 것이 중요하다. 그것도 이번 국회의원 선거 전에 읽으면 더 좋을 글이 있다. 아주 유명한 사람이 나오기 때문이다.

 

지금 국가에서도 인정하는 공식 행사가 된 4.3을 어떻게 해서든 용공으로 엮어 처벌하려고 했던 사람들... 그런 국가기관.

 

그들만이 아니다. 당시 지식인들이 어떻게 행동했는지도 이 시집 뒤에 잘 나와 있다. 씁쓸하다. 그렇지만 똑바로 대면해야 한다. 그런 부끄러운 일들이 있었음을.

 

시인 이산하가 겪어야 했던 고통은 국가보안법으로 감옥에 간 일만이 아니다. 오히려 믿었던 사람들에 대한 실망감이 더 큰 고통으로 다가왔으리라.

 

다시는 그런 고통을 사람들이 겪지 않았으면 하는데... 저자 후기 제목이 '언제나 진실만 말해야 하는 고통'이다.

 

진실을 말하는 것은 참 고통스런 일이다. 왜냐하면 믿었던 사람을 비판하게 되는 경우도 있고, 그래서 주변 사람들로부터 따가운 눈총을 받아야 할 경우도 생기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진실을 말하지 않아서는 안 된다.

 

시인 이산하는 그래서 저자 후기에서 '한라산' 시에 얽힌 이야기를 풀어놓는다. 이 글을 읽는 것이 시를 읽는 것 못지 않게 중요하다. 4.3과 비슷한 진실이 여기에 담겨져 있으니.

 

4.3과 관련된 책과 영화가 있다. 한번쯤 읽고 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사회적 거리 두기를 하라는 요즘. 소설과 시를 읽고 영화를 보면서 역사를 인식하는 마음의 거리 좁히기를 하는 것도 좋을 듯하다.

 

(시) 이산하, 한라산  

(소설) 현기영, 순이 삼촌, 지상에 숟가락 하나, 다랑쉬 오름의 슬픈 노래

(그림) 강요배, 동백꽃 지다

(영화) 지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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