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적 상상력 - 보이는 것 너머를 보는 힘
오종우 지음 / 어크로스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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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도로 과학기술이 발전해 갈수록 더욱 필요해 지는 것은 예술적 상상력이다. 이 책에서도 자주 언급되는 말이지만 예술과 기술은 하나에서 출발했다. art라는 말을 기술이라는 말로도, 예술이라는 말로도 번역을 하니 말이다.

 

그러니 과학기술이 발전하면 할수록 예술에 대한 필요성 역시 커간다고 생각하는 것이 맞다. 과학기술과 예술을 대립하는 것으로 보고 어느 하나만 중시해서는 안 된다. 이 책을 읽으면 그것을 더욱 느끼게 된다.

 

왜냐 예술은 바로 '보이는 것 너머를 보는 힘'을 키워주기 때문이다. 기술 역시 마찬가지다. 지금에 속한 것들을 다음으로 넘어가게 해준다. 지금 없는 것을 있는 것으로 만들어준다. 상상이 현실이 되게 한다. 예술 역시 마찬가지다. 눈에 보이지 않던 것들을 보여준다. 보이는 것 너머에 있는 것을 우리에게 가져다 준다.

 

4차 산업혁명 운운하는 시대에 더 필요한 것은 예술이다. 예술적 상상력이다. 그런 상상력이 고갈되면 우리들 삶은 황폐해진다.

 

이 책에서 딱 한 구절만 인용하라면 아인슈타인이 했다는 이 말을 인용하겠다.

 

Imagination is more important than knowledge.

(상상-또는 상상력-은 지식보다 중요하다) -241쪽.

 

얼핏 보면 지식과 상상을 대비된다고 생각하기 쉽다. 그러니 지식에 집중하지 말고 상상력을 키울 수 있는 교육을 하라는 말이 나오지. 하지만 저자는 그렇지 않다고 한다. 아인슈타인도 그랬을 것이라고.

 

상상은 지식과 상반되지 않는다. 둘은 밀접한 관련이 있다. 마치 고등학교 때 윤리 시간에 배운 , 그러나 절대로 이해하지 못했던, 지금도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칸트의 말을 떠올리면 될 것이다.

 

내용 없는 사상은 공허하고, 개념이 없는 직관은 맹목이다.  그러므로 개념을 감성적인 것이 되게 하는 것(즉, 직관 안에서 개념에 그 대상을 부여하는 것)과 직관을 오성적인 것이 되게 하는 것(즉, 직관을 개념 속에 가져오는 것)은 다 같이 필요한 것이다.  - 칸트, 순수이성 비판, 전원배 역. 삼성출판사. 1985년. 102쪽.

 

이 말처럼 상상과 지식은 함께 간다. 곧 지식의 축적 없는 상상은 맹목이고, 상상 없는 지식은 건조하다고 할 수 있다.

 

저자인 오종우는 이를 '상상력은 폭발의 이미지를 가지고 있다. 지식은 축적의 이미지다. 축적되어야 폭발한다. 즉 상상력과 지식은 대립하지 않는다. 상상력은 지식이 쌓이면 폭발하듯 나온다는 뜻이다(242쪽)'고 말한다. 

 

이 말을 증명하기라도 하듯 오종우는 미술과 음악과 문학을 넘나들며 내용을 전개하고 있다. 지식의 축적이다. 그런 축적을 통해 그동안 생각하지 못했던 것들을 생각하게 한다. 우리들에게 보이는 것 너머를 보여주고 있다. 우리도 그렇게 할 수 있다고.

 

그래서 이 책을 읽어가면 재미도 있지만 여러 예술 장르에 걸쳐 다양한 지식도 얻을 수 있다. 그리고 그 지식을 통해 한 걸음 더 나아가는 사고를 할 수도 있고.

 

예술적 상상력은 현실과 동떨어진 것이 아니다. 오히려 현실을 이끌어가는 역할을 한다. 기존 통념을 뒤엎어 새로운 세상을 보여주고, 그런 세상을 경험하게 한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새로운 세계로 우리를 나아가게 한다.

 

기존의 틀에만 얽매여 있는 것은 상상이 결핍된 지식의 감옥에 갇혀 있는 것이다. 지식이 쌓이고 쌓여 폭발해 다른 세상을 열어젖힐 수 있게 하는 촉매제, 그것이 바로 예술적 상상력이다. 그리고 그런 예술적 상상력은 기술을 인도하기도 한다.

 

다양한 작품들을 통해 저자 오종우는 그렇게 예술의 세계와 기술의 세계가 융합되는, 그리고 기존의 틀 너머를 볼 수 있는 눈을 가져야 함을 우리에게 알려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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