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을 읽는 변호사 - 1만 명 의뢰인의 삶을 분석한 결과
니시나카 쓰토무 지음, 최서희 옮김 / 알투스 / 2017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니시나카 쓰토무라는 일본 변호사가 쓴 글이다. 운을 읽는다기보다는 어떻게 해야 운이 좋은 삶을 살 수 있을지, 그런 운이 좋은 삶이 얼마나 풍요로운지를 이야기하고 있는 책이다.

 

표지 그림이 유명하다. 카유보트가 그린 창가의 남자. 이 남자를 니시나카 변호사라고 생각하자. 책에도 나오는데 그는 창가에서 길가 사람들을 바라보다, 그 사람들이 자신의 건물로 들어올지 다른 건물로 갈지를 맞추기 시작한다. 나중에는 거의 정확하게 맞추는데, 사람들의 표정을 보고 맞추는 것이다.

 

  사람 나이 40이면 얼굴에 책임을 져야 한다는 오래 된 말을 떠올릴 필요도 없이 얼굴 표정에서 그 사람의 상태가 어느 정도 드러난다고 할 수 있다.

 

  변호사로서 사람들을 많이 만나본 그의 경험에 의하면 그렇다. 변호사가 얼굴 표정으로 사람을 판단한다, 좀 말이 안 되는 것 같지만, 그에게 오는 사람들은 뭔가 문제가 있어서 오는 사람들이니 무언가 공통적인 면을 지니고 있었으리라.

 

반면 다른 건물로 들어가는 사람들은 표정이 밝았다고 한다. 그 건물이 어떤가 했더니 자원봉사하는 사람들이 일하는 그런 건물이기도 했다는 것. 그래서 니시나카 변호사는 말한다. 운이라는 것은 그냥 주어진 것이 아니라 자신이 어떻게 살았느냐에 따라 따라오는 것이라고.

 

결국 운이 좋다는 말은 성실하게 남을 배려하면서 착하게 살았다는 얘기가 된다. 그런 삶에서 운이 따르지 않을 수가 없다. 그래서 이 책은 그런 이야기를 한다. 나만을 위해 살지 말아라. 함께 사는 곳이다. 그러므로 함께 살 수 있어야 한다.

 

이 글에서 이야기한 것 중에 세 가지가 머리 속에 남아 있다. 우선 하나는 마트에 가서 물건을 살 때 유통기한이 가장 적게 남은 물건을 사는 사람 이야기. 보통 우리는 유통기한이 많이 남은 것을 고르고 골라 사는데, 이 사람은 반대로 유통기한이 가장 짧게 남은 것을 고르고 골라 산다는 것이다.

 

왜 이리 손해보는 일을 할까? 아니라는 것. 유통기한이 짧은 것을 살수록 마트는 순환이 잘 되고, 그래서 버려지는 물건이 적어지며 따라서 가격을 올리지 않고 좋은 물건을 계속 팔 수 있게 되니, 소비자도 역시 좋은 물건을 계속 살 수 있게 된다는 것. 그렇다. 이런 작은 행동 하나하나가 함께 살아가는 데 도움이 된다. 이것이 결국 운으로 자신에게 돌아오게 되고.

 

두번째는 그가 속해 있던 법률사무소에서 사람을 뽑을 때의 일화. 심혈을 기울여 뽑은 사람이 못 오겠다고 했을 때, 그 난감한 상황에서 창업자인 변호사가 지원서 중 아무 것이나 뽑아들고 그 사람에게 연락을 하라고 했던 장면.

 

도대체 지원서 내력도 보지 않고, 면접도 보지 않고 그렇게 결정한 이유는, 바로 자신의 사무소를 지원했다는 것. 즉 자신의 사무소에서 일하고 싶은 마음을 지닌 사람이니 누구를 뽑아도 오히려 고마워해야 한다는 것. 이 장면을 보면서 정치를 한다는 지원자 가운데 제비뽑기로 아무나 뽑아서 임기 내에 정치를 하게 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도 했다.

 

자신은 정치를 하고 싶어하고 그런데도 제비뽑기로 뽑히니 선거운동으로 수많은 시간과 돈을 낭비할 필요없고, 다른 사람에게도 소음을 제공하지 않아도 되고 그게 그거인 공약을 가지고 고민하지도 않게 하니... 한번 시도해 볼 만하지 않을까 하는 상상을 해보는 시간을 갖기도 했고.

 

세번째는 우리나라 교육과 관련지어서 봉사활동에 대가가 따르면 제로에 해당한다는 말. (마찬가지로 자신이 한 일에 어떤 대가가 따르면 그건 봉사가 아니라고 한다) 세상에 학생들 봉사활동에 점수를 주어 입시에 참고자료로 쓰고 있으니, 그게 무슨 봉사활동인가? 입시활동이지. 왼손이 하는 일을 오른손이 모르게 하고, 오른손이 하는 일을 왼손이 모르게 해야 하는데, 우리는 내가 하는 일을 모두가 알게 기록해서 점수로 남겨야 하니, 하지 않은 일도 했다고 기록하게 하는 일들이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지 않은가.

 

그건 운을 살리는 봉사활동이 아니라 운을 죽이는 봉사활동이다. 이런 일은 지양해야 한다. 봉사활동에 무슨 점수? 그 발상 자체가 우습지만 무섭다.

 

이렇게 이 책은 운에 대해서 이야기하기보다는 그 운이라는 것이 자신이 어떻게 행동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는 것을 이야기하는 책이다.

 

청소년들이 읽으면 좋을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누구든 잘살고 싶을 테니까. 그런 사람들에게 자기계발서보다 더 좋은 책이 바로 이런 책이다.

 

운칠기삼(運七技三)이라고 하는데, 바로 그 운이 자신의 삶이다. 삶에 따라 자연스레 따라오는 것이 운이다. 그런 운이 우리 삶에서 70%를 차지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 당연함을 수많은 사람을 만나본 변호사가 자신의 경험을 통해 우리에게 들려주고 있다. 읽어 볼 만하다. 무겁지 않게... 그러나 많은 생각을 하면서, 자신의 삶을 되돌아 보면서.


,
댓글(2) 먼댓글(0) 좋아요(1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삼복사온 2022-07-19 08:5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운칠기삼을 깊이 생각 못했는데 운이라는 것을 살아온 삶에 따라 자연스레 따라오는 것이라고 생각하니 아주 자연스러운 거 같습니다. 잘 읽고 갑니다

kinye91 2022-07-19 09:4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