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 어원사전 - 알아두면 잘난 척하기 딱 좋은 잘난 척 인문학
이재운 지음 / 노마드 / 2018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알아두면 잘난척 하기 딱 좋은 우리말 어원사전'이라고 했지만, 몇 가지를 이야기하고 싶다. 우선 '알아두면'이라고 했는데, 우리말에 그런 조건을 달아야 할지 의문이다. '알아두면'이 아니라 '알아야'라고 해야 한다.

 

영어를 아주 어린아이 때부터 가르치면서 영어, 영어 하면서도 우리말에 대해서는 무지하게도 그냥 내버려 두는 경우가 있었다. 하다못해 국어보다는 영어가 더 우위에 서는 경우도 많으니, '알아두면'이 아니라 '꼭 알아야'라는 말로 제목을 달아야 한다.

 

다음 '잘난 척 하기'가 아니다. 우리말에 대해서 알고 있고 그것을 이야기하는 것이 어째서 '잘난 척'인가. 그것은 잘난 척이 아니라 그냥 '잘난'것이다. 아니, '잘난'이 아니라 '당연한'이 되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다. 오히려 잘 모르는 것이 부끄러워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현실이 안타깝다.

 

이게 우리나라 국어교육의 현실이다. 1920-30년대 소설은 말할 것도 없고, 1950-70년대 소설도 읽지 못하는 어휘력을 지니고 있는 우리나라 청소년들이다. 이런 청소년들이 이상하게도 어려운 책들을 읽고 논술을 한다. 독서토론을 한다. 거참 이상하다.

 

소설도 제대로 읽지 못하는데, 읽지 않고, 그래서 우리말에 대한 실력을 쌓지도 않고 고등학교에, 대학교에 진학하는데, 나중에 보면 이들은 엄청나게 많은 책을 읽었다고 한다. 언제? 어디서? 책을 읽을 시간이 분명 없었을 텐데. 물어보면 제대로 읽은 소설이 없던데... 거참 괴이한 일이다. 이러니 우리말에 대해서 안다는 것은 '잘난 척'이 되기 쉽다. 그냥 '당연'이 '특별'이 되는 세상이다.

 

'어원 사전'이라고 했는데, '어원'이라는 말보다는 '유래'라는 말이 더 잘 어울린다는 생각이 든다. 그 말이 어떻게 생겨났는지에 대한 언어학적 분석보다는, 우리나라에 그 말이 언제 쓰이기 시작했는지를 알려주는 책이기 때문이다.

 

어원보다는 유래, 그리고 그 말이 들어오게 된 시기, 문화 등을 알려주고 있기에 시대의 흐름에 따라 우리말에 어떤 어휘들이 첨가되었는지를 알 수 있게 해주고 있다.

 

그 점에서 많은 도움이 될 수 있다. 단지 낱말이 아니라 우리나라 역사, 문화를 알 수 있기 때문이다. 가령 우리가 흔히 쓰는 '옛날 옛적 호랑이 담배 피던 시절에~'라는 말에서 문제가 되는 낱말이 바로 '담배'라는 말임을 이 책을 보면 알 수 있다.

 

담배는 광해군 때 우리나라에 들어왔다고 하니, 그 전에는 담배라는 것에 대해서 알지도 못하고 지냈던 것이다. 겨우 500년 된 담배가 우리나라 사람들 생활에 너무도 깊숙히 들어와 있다. 김치도 마찬가지다. 우리가 김치하면 빨간 김치를 떠올리는데, 고추 역시 조선시대 임진왜란 이후에나 전해진 것이다.

 

이렇듯 우리는 아주 오래 전부터 우리나라 것으로 알고 있는 말들이 그리 오래 되지 않았음을 이 책을 통해서 알 수 있다. 고구마 역시 마찬가지고.

 

낱말을 시대 순으로 정리해서 그 시대에 어떤 낱말들이 생겨났는지를 알려주고 있기에, 낱말을 통해서 우리나라 말들의 역사, 우리나라 문화의 흐름을 알 수 있게 된다. 낱말 하나하나를 시간 나는 대로 들여다 볼 수 있기에, 버스나 전철과 같은 대중 교통을 이용할 때 틈틈이 들여다 보면 좋다는 생각이 든다.

 

무엇보다 영어 단어 외우기를 강조하면서 우리말에 대해서는 소홀했던 우리들의 모습을 반성하게 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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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2-11 12:23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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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2-11 17:33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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