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화와 과학이 만나다 1 - 이인식의 세계 신화 과학 여행
이인식 지음 / 생각의나무 / 201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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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신화에서 과학을 생각하지 마라. 신화를 과학적으로 설명하려고 하지 마라. 이렇게 말하고는 한다. 신화는 과학과는 거리가 먼, 상상 속 이야기일 뿐이라고.

 

하지만 과연 그럴까? 물론 신화에서처럼 달에 항아가 살고 있지는 않지만, 중국이 달의 뒷면에 착륙하는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우주선 이름이 '창어' 아니던가. 창어는 우리 말로 하면 항아(姮娥 또는 상아嫦娥라고도 함)이고 달에 살고 있다는 여신 이름이니 신화가 과학과 전혀 관련이 없는 것은 아니다.

 

과학이 신화에서 동기를 얻어 많은 일들을 추진하니 말이다. 가령 신화에서 태초에는 혼돈이 있었다고 하는데, 이를 카오스 이론으로 설명이 가능하며, 거인족이 등장하는 것은 인류의 역사 초기에는 지금보다 큰 인류가 존재했다는 과학적 사실로 설명이 될 수 있다고 한다. 그냥 거인족들이 등장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 ('오늘날 인류는 인류 진화의 역사에서 조상들에 비해 키가 가장 작은 셈이다'고 이 책에 나와 있다- 44쪽)

 

이렇게 이 책에서는 신화와 과학을 연관짓고 있다. 아니 인류 역사에서 신화는 과학 발전의 지렛대로 작용했음을 보여주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죽음과 부활이라는 신화에서 과거 사람들은 미라(미이라)를 만들었지만, 지금 인간들은 냉동인간을 만들어 후세에 살리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것. 신화가 신화에만 머물지 않고 과학의 세계로 나아가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1권에서는 16개의 신화와 과학이 이야기되고 있는데, 서양과 동양 신화에서 나타나는 비슷한 점과 지금 과학으로 우리가 이룬 발전이 서술되고 있다.

 

신화가 과학으로 충분히 나아갈 수 있음을, 또 과학적으로 설명될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는데... 델포이 신전에 관한 이야기가 한 예가 될 수 있다.

 

신탁은 애매모호해야 한다. 그래야 해석을 할 수 있는데, 신탁을 전하는 사제가 맨정신에 말을 한다면 신탁의 애매모호함은 사라질 것이다. 그래서 델포이에 있는 아폴론 신전에서 신탁을 전하는 퓌티아(피티아)는 무아의 경지에서 신탁을 말한다고 하는데...

 

이것이 최근 과학의 발전으로 사제들이 땅 속에서 나오는 기체에 의해 일종의 환각 상태에 빠지게 되었음을 밝혔다고 한다. 과학이 신화를 설명하고 있는 것이다.

 

약간 다르게 동성애에 대해서 다루고 있는데... 신화에서 동성애가 죄악시되지 않고 있다. 성경에 이르러서야 동성애는 죄악이 되는데... 의학계에서 동성애는 질병이 아니라는 판정을 했고, 동성애든 이성애든 동등하게 대하는 것이 추세라고 하니, 신화 속에 나오는 모습이 현재에 다시 인정되고 있다고도 할 수 있다.

 

데메테르와 페르세포네 이야기만 해도 그렇다. 계절의 바뀜을 설명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만들어낸 이야기가 이들 이야기 아닌가. 페르세포네의 납치. 그로 인한 데메테르의 슬픔. 이 신화를 보아도 사람들은 신화를 통해 자연 현상을 설명하고 싶은 욕구를 관철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이렇듯 이 책에서는 다양한 신화를 다루고 있는데, 과학과 연결지어 설명하고 있어서 어쩌면 상상이 현실이 되게 하는데 도움이 된다고 할 수 있다.

 

신화를 상상의 세계에만 머무르게 하는 것이 아니라 현실의 세계로 끌어들이는 것, 그것이 신화와 과학의 만남이라고 할 수 있고, 이 책은 그것이 허황된 것만은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2권에서도 다양한 신화와 과학의 관계가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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