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교육을 담당하는 각 시도교육청에 '민주시민교육과'라는 것이 생겼다고 한다. 학교 교육 목표에 빠지지 않는 것이 민주시민을 양성하는 것이라고 하던데... 그것을 더 잘 이루기 위해서 민주시민교육과라는 것을 만들었나 보다,

 

  그런데 민주시민이 학교 교육으로 양성이 될까? 가장 민주적이지 않은 곳에서 민주시민을 길러내라고 하는 것이 얼마나 모순인지 알고나 있는지.

 

  민주시민은 교과서로 만들 수 없다. 교과서는 시험이 지나면 쓰레기통으로 들어가버리고 마는, 시간을 때우기 위한 도구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민주시민을 어떻게 양성할 것인가? 아니 민주시민을 양성한다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 민주시민은 민주주의 사회에서 자연스레 형성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사회가 민주화 되어 있다면 자연스레 민주시민들이 살아갈 수 있다. 이미 삶 자체가 민주적이기 때문이다. 그렇게 사회를 바꾸려 하지 않고, 학교에서 민주주의를 교육하라고 한다. 그것도 가장 비민주적인 방법으로.

 

교육내용에 관해서 학생들 의견을 들어본 적도 없으면서, 지금 청소년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알려고 하지도 않으면서 학생을 위한다, 청소년들을 위한답시고 여러 말들을 쏟아내는데... 공허한 말놀음에 불과할 때가 많다.

 

이번 호에서 말하고 있는 것도 그것이다. 기획 제목이 '오늘을 바꾸는 청소년 시민'이고 표지에 있는 그림에는 '오월은 푸르구나 우리들은 시위한다'고 되어 있으며, 표지 그림 안에는 '어린 것들 해방만세!'라는 글이 들어 있다.

 

'어린 것들 해방 만세!'부터 시작하면 해방은 외부에서 오지 않는다. 스스로 쟁취해야 한다. 그래서 '우리들은 시위한다'고 외치는 거다. 이렇게 외치기 시작하면서 '오늘을 바꾸는 청소년 시민'들이 나타난다.

 

'청소년 시민'들이 나타나는 것은 그만큼 청소년들이 이제는 배우기만 하는 존재, 수동적인 존재가 아니라 스스로 생각하고 행동할 수 있는 주체적인 존재임을 보여주는 것이다. 그들을 객체가 아닌 주체로 인식해야 하는 숙제는 이제 어른들의 몫이다.

 

이미 청소년들은 시민으로 이 사회에 등장했다. 그런데도 청소년들을 시민으로 인정하지 않으려는 기성세대들이 있다. 이들에게 가하는 일침, 그것이 [민들레 123]호다.

 

'학생인권조례가 왜 두렵습니까?(권리모)'라는 글을 보면 여전히 청소년들을 미숙한 존재, 가르쳐야만 하는 존재로 여기고 싶어하는 기성세대들의 모습을 엿볼 수가 있다. 세상에 청소년들의 권리를 나타내는 학생인권조례조차 통과되지 못하고 있는 지자체가 있다는 사실. 여전히 청소년들에게는 갈 길이 멀다는 것을 알려주고 있다.

 

갈 길이 멀어도 가야 할 길이기에 가는 청소년들이 있다. 이들의 발걸음이 길을 조금씩 넓혀가고 있는지도 모른다. '나는 교문 밖에서 민주시민이 되었다(서한울)'라는 글을 보면 학교가 얼마나 보수적인지, 또는 학생들이 민주시민이 되는데 장애물로 작용하는지를 알 수 있다. 지행불일치, 철저한 지행불일치, 바로 학교의 모습 아닌가. 그러니 학교에서 어떻게 민주시민을 길러낼 수 있단 말인가.

 

타산지석으로? 나는 저렇게 되지 말아야지, 나는 저렇게 하지 말아야지 하는 마음을 먹게 하는 곳이 학교? 그렇다면 반어적으로 민주시민을 양성하는 가장 좋은 곳이 학교라는 생각도 든다. 

 

이러니 청소년들이 '바뀌어야 할 것은 우리가 아니라 사회다(이새해)'라고 주장하기도 하지. 정작 바뀌어야 할 것은 놓아두고 청소년들에게 바뀌라고 하다니... 하다못해 미래 세대가 살 세상을 미세먼지가 가득한, 기후변화로 살기 힘들어진 세상을 만들어놓고도 자기들이 살아갈 세상이 아니라고 모르쇠로 일관하는 기성세대를 보면서...

 

청소년들은 학교 밖으로 나오기 시작했다. 자신들의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청소년들이 다시 쓰는 기후변화 시나리오(여러 명의 간담회)' '청소년 참여가 정치 생태계를 바꾼다(하승우)'라는 글을 읽어보면 이미 시민이 된 청소년들을 만날 수 있다.

 

만18세 선거권을 놓고도 자기들의 이익을 따지는 기득권 세력들을 보면서 청소년들은 가만히, 학교 안에만 있으면 안 된다는 자각을 했는지도 모른다. 이제는 가만히 있는 세대가 아니라, 가만히 있지 못하는 세대가 등장한 것이다. 그리고 그들은 가만히 있어서는 안 된다. 그들이 살아갈 세상이 어찌될지 눈에 뻔히 보이기 때문에...

 

민들레가 다룬 이번 기획 글들을 보면서...청소년과 시민에 대해서 생각한다. 시민을 나이로 구분할 수 있을까 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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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6-12 09:46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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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6-12 10:44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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