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인 이야기 11 - 종말의 시작 로마인 이야기 시리즈 11
시오노 나나미 지음, 김석희 옮김 / 한길사 / 2003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종말의 시작'이다. 종말이 시작되는 때는 바로 정점에 이르렀을 때다. 오현제 시대에 로마가 안정기에 접어들고, 전성기를 이루었다는 이야기는 곧 로마는 쇠퇴기에 접어든다는 말이 된다.

 

오현제의 마지막 황제,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우리에게 명상록을 쓴 사람으로 유명한 그 황제. 그리고 그 아들은 영화 글래디에이터로 유명해진 콤모두스다.

 

아들 대에 이르러 쇠퇴기로 접어드는 내리막길을 달리기 시작하는데...

 

아우렐리우스가 왜 폭군이라 일컬어지는 자기 아들에게 왕위를 물려주었을까 의문이었는데... 그것도 철학자 황제, 오현제 중의 한 사람이라고 불리는 사람이 말이다. 이 책을 읽으며 시오노 나나미의 해석에 동의할 수밖에 없었다.

 

아우렐리우스에게는 선택지가 없었다. 그것도 그가 현명했기 때문에 아들을 황제로 삼을 수밖에 없었다는 것.

 

결국 혈통이 중요하지 않게 되면 실력 우선이 되는데, 아주 강력한 실력자가 나타나지 않고 고만고만한 실력자들이 몰려 있으면 이들끼리 피비린내 나는 전쟁이 일어날 수밖에 없다는 것. 여기에 실력있는 후계자를 양자로 맞아 황제로 삼더라도, 그 아들이 살아있는 한 권력을 추구하는 인간들에 의해 내전이 일어날 수밖에 없다는 것을 현명한 황제는 알았다는 것.

 

게다가 아우렐리우스가 죽을 때까지 콤모두스가 잘못을 하려야 할 수가 없는 상황. 그는 어린 나이였다. 또 아우렐리우스는 전쟁을 치르느라 전력을 그쪽에 두고 있었다는 것.

 

그는 최선을 다해서 정치를 했지만, 당시 로마의 상황은 전쟁을 피할 수 없었으며, 그는 그런 상황 속에서도 군대의 지지, 시민, 원로원의 지지를 얻었다는 것.

 

앞선 오현제들 중 네 명은 다행히(?) 아들이 없어서 양자를 들여 후계자를 양성했다는 복이 있었다는 것.

 

이래서 아우렐리우스는 내치와 외치라는 격무에 시달리면서도 자신의 생각을 정리한 책, 명상록을 썼으니, 그가 훌륭한 것은 인정해야 한다. 다만, 이 때 들어서 로마 황제들의 수명이 그다지 길지 않았다는 점.

 

이들 중에 70까지 살아가는 사람은 별로 없다. 따라서 통치 기간도 20년이 채 안 되는 경우가 많았다. 아들이 적절한 나이가 될 때까지 황제가 살지 못하는 것이다. 적어도 아들이 40이 되어서 완숙기에 접어든 다음에 물려주어야 하는데... 아우렐리우스는 그렇지 못했다.

 

로마 안정기, 전성기에 접어들게 한 오현제 시대. 다섯 황제가 로마를 반석에 올려 놓았지만, 내려오는 길은 멀지 않았다.

 

정점은 곧 하락의 시작이기 때문이다. 콤모두스. 그에 대한 평가는 대체로 일치한다고 한다. 폭군. 정치를 제대로 하지 못한 황제.

 

하지만 어쩌랴. 황제가 되고 나서 몇 년이 지나지 않아 암살당할 위기에 처하니... 그것도 자기 친누나에게. 그가 변하게 되는 계기라고 할 수 있다.

 

의심이 많아진다는 것은 결국 측근 정치로 간다는 것이고, 측근 정치는 많은 폐해를 낳을 수밖에 없다. 로마가 쇠퇴해지는 지점이다.

 

그가 암살당하고, 군사령관들이 황제를 지칭하고, 다시 내전에 돌입한다. 이 내전에서 승리한 사람이 세베루스. 그가 황제가 되고 나서 로마의 내전은 끝났지만, 이젠 실력이 있으면 황제를 꿈꿀 수 있는 시대가 되었다.

 

정국이 불안정해졌다는 얘기다. 그렇게 로마는 이제 서서히 쇠락의 길로 접어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9)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